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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스토어에서 살아남기 1편 - 앱스토어 골드러시?

워터베어소프트 기자 ㅣ appetizer@chosun.com
등록 2011.10.04 11:26 / 수정 2011.10.04 12:07

1.1 아이폰 출시 2년, 개인개발자들의 흥망성쇠를 보다

나는 올해 갓 서른을 넘긴 젊은 벤처기업 CEO이다. 모바일 교육 애플리케이션 개발 전문기업 워터베어소프트를 창업해 창업멤버들과 함께 키워가고 있다.

<앱스토어 교육 카테고리  Waterbear 상위권 석권>

이번 창업이 처음은 아니다. 10년전 인터넷 벤처 창업 열풍이 대한민국을 휩쓸고 갈 때 서울대학교 벤처동아리에서 활동하면서 “이투스”라는 인터넷 교육 벤처 기업의 창업 멤버로서 선배님들과 함께 벤처기업을 세우고 성장시키는 과정을 경험해 보았고 열심히 노력한 보람이 있었는지 “이투스”는 규모있는 회사로서 성장하게 되었다.

이후에 이투스가 SK커뮤니케이션즈에 인수되면서 모바일 싸이월드 팀에서 근무하게 되었고 이후 2010년, 대한민국의 스마트폰의 붐이 일기 직전에 창업을 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창업을 하겠다는 결심보다는 회사 업무 특성상 해외에서의 아이폰 열풍도 먼저 보게 되었고 스마트폰이 무엇인지, 앱스토어가 무엇인지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열심히 들여다 보다가 점점 창업의 길로 들어서게 된 케이스이다.

물론 창업이 있기까진 새로운 비젼을 심어준 스티브잡스의 영향력도 무시할 수는 없다.

우리 워터베어소프트는 앱스토어 전체 1위를 4차례나 차지한 업다운 시리즈를 시작으로 국내외 30여개 파트너와 함께 200여종의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였다.

2011년 연매출 3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소위? 잘 나가는 애플리케이션 개발사이다. 하지만 최근에 앱스토어 모습을 보면 아이폰 출시가 되었던 2009년처럼 누구나 황금을 캘 수 있을 것 같은 모습은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유료 애플리케이션의 평균 단가는 계속해서 내려가고 있고 $0.99~$2.99 정도 선에 머무르고 있다. 또한 새롭게 출시되는 앱의 수도 많고 앱 개발사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하다. 또한 상호 비방과 공격성 악플로 대변되는 문제 또한 심각한 수준이다. 앱스토어의 규모 또한 드라마틱한 성장곡선을 그리기보단 완만한 소폭 상승 그래프를 그리고 있고 스마트폰을 처음 쥐었을 때 10여개 유료 애플리케이션을 선뜻 구매했던 유저들조차 다양한 이유로 재구매를 꺼리고 있다.

회사를 경영하고 있는 나 또한 회사의 성장과 관련하여 많은 고민에 빠져있다. 최근에는 신규 애플리케이션을 기획하기 보단 회사의 방향 설정을 위한 사색에 시간을 더 많이 보내는 편이다.

2010년 초 신문 기사들을 우연히 검색해보았다. 다운로드 순위 5위를 기록한 '해비메크'의 변해준, 북미 유료 애플리케이션 1위 '카툰워즈'의 최강우 그리고 '어썸노트'.

 고교생이 개발한 '서울버스' 앱이 대박이 났다는 기사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하지만 2011년 더 이상 이러한 장밋빛 기사는 찾기 힘들다. 개인 개발자로서 수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주었던 변해준씨는 위메이드크리에이티브에 직원으로서 새롭게 둥지를 틀었다.

모바일 앱 분석업체 플러리가 지난 7월 내놓은 보고서를 보면 ‘안드로이드 플랫폼 기반으로 새로운 앱을 개발할 계획을 갖고 있다’라고 대답한 개발자가 전체에서 28%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1년 1분기 36% 응답자가 ‘안드로이드 앱 개발 계획을 갖고 있다’라고 답한 것과 비교해 8%나 떨어진 수치다.

안드로이드뿐만 아니라 iOS 개발 열의도 예전만 못하다. 앱 개발 열풍에 몰려들었던 국내 개발자들의 모습에서, 서부로 금을 캐러 떠나던 노동자들의 뒷모습을 봤다는 의견도 들려온다.

앱 개발자들이 바라는 만큼 수익도 따라올까. 결론은 아니다. 국내사례를 예로 들면, 작년 2010년 KT 내부조사를 보면 아이폰 기준 국내 1100명 개발자 중 100만원 이상 수익을 내는 사람은 60명에 불과했다. 해외도 이와 비슷하다.

노키아 임원이었던 IT컨설던트 토미어호넨은 ‘앱 스토어 분석’ 자료를 블로그에 올렸다. 이에 따르면, 유료 앱은 연간 매출 평균은 700달러였는데, 앱 개발 비용은 15000~50,000달러, 개발자는 1인당 연간 3050달러(약366만원)의 수익을 올렸고, 최저 개발 비용 대비 평균 투자 비용 회수(손익분기점) 기간은 22년이 걸렸다. 통계 수치로만 보면 앱 개발로 원하는 만큼의 돈을 벌 확률은 희박하다.

필자가 이번 칼럼을 연재하게 된 이유 역시, 일련의 위와 같은 현상 때문이다. 희망을 보고 시작했고 진행되는 과정 속에서 좌절도 겪고 있지만 아직 희망이 남아있고 꼭 우리가 지켜가야 할 산업 분야라는 확신을 갖고 있어서이다. '앱스토어에서 살아남기'라는 다소 절박하면서도 진지한 제목으로 칼럼을 시작해보고자 한다.

1.2 골드러시는 정말 끝난 것일까?

하지만 여전히 앱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는 지표는 여럿 있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2012년 앱 시장은 전세계 17조원 규모로, 연간 13조원 시장인 CD 시장보다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2015년까지 연간 앱 내려받기 횟수가 1,827억건에 달할 것이라는 조사 결과도 앱 개발자들에겐 좋은 소식이다.
 
국내 스마트폰 보급률은 올 3월 기준으로 1,000만대를 넘었다. 그리고 올해 말까지 스마트폰이 아닌 일반 휴대폰을 사용하고 있으면서 2년 약정기간이 끝나는 사람이 1,000만이 넘는다.

스마트폰 2,000만명 시대가 곧 올 듯하다. 전문가들은 저가 스마트폰까지 출시되면 내년까지 2,500만명을 넘어설 확률도 있다고 말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휴대폰 사용자는 4,700만 인구보다 많은 5,000만에 육박한다. 1년 안에 스마트폰이 이 중 50% 정도를 차지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100만 이상이 사용하면 패션, 500만 이상이 사용하면 트렌드, 1,000만 이상이 사용하면 문화라고 한다. 스마트폰은 이제 문화가 되었다. 실생활에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이는 사람을 쉽게 주위에서 찾아볼 수 있다.

또한 한국 아이폰 사용자들이 애플 앱스토어에서 전세계 세 번째로 무료 앱을 많이 내려받는 것으로 조사된 결과도 볼 수 있다.

앱스토어 분석기관 디스티모에 따르면, 지난 7월 한국 이용자들은 앱스토어에서 하루평균 100만건의 무료 앱 다운로드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영국을 제치고 국가별 다운로드 순위에서 3위로 올라선 것이다.

1위는 하루평균 400만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한 미국이었으며, 인구 대국 중국이 하루평균 150만건으로 2위를 기록했다.

1, 2위를 차지한 미국(인구 약 3억1300만명), 중국(인구 약 13억명)과 비교해 인구가 훨씬 적음에도 불구하고 만만치 않은 다운로드 횟수를 기록한 것이다.

물론, 디스티모가 밝힌 것처럼 한국이 무료 다운로드 수치는 높지만 유료 앱 구매는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은 문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한국 뿐만 아니라 아시아 지역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경향”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에 맞는 전략을 수립한다면 분명히 열정적이고 적극적인 한국의 스마트폰 유저들을 대상으로 한 비즈니스도 활성화 될 수 있을 것이다.

다음 칼럼부터는 실질적으로 “앱스토어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나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제시해보고자 한다.




필자는 대학교 재학중에 벤처기업 이투스의 창업멤버로서 근무했으며 이후 SK커뮤니케이션즈 재직중에 스티브잡스의 'Stay Hungry, Stay Foolish'라는 졸업식 연설문에 크게 감동받아 "워터베어소프트"를 창업하여 혁신적인 모바일 교육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고 있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당사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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