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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내비게이션 10년 한 우물…실력과 자신감으로 성공" 록앤올 박종환 대표

오은영 기자 기자 ㅣ appetizer@chosun.com
등록 2014.10.13 14:33 / 수정 2014.10.13 17:10

'벌집 모양'의 독특한 메인 화면을 톡톡 터치하니 목적지까지의 길 안내가 한눈에 펼쳐진다. 실시간 교통 정보가 반영되어 막히는 길에 들어설 염려도 없다. 지역별 맛집 정보부터 음성 안내까지 제공하고, 길안내와 블랙박스 기능을 동시에 지원하는데 이 모든 게 '무료'다. 이 신통방통한 앱은 바로 2011년 출시 이후 3년 만에 800만 다운로드 수를 기록한 '국민 내비 김기사'다. '국민 내비 김기사'는 거대한 이동통신사와의 경쟁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며 스마트폰 내비게이션의 새 역사를 쓰고 있다.

하지만 오늘날 '국민 내비 김기사'의 성공은 우연히 하늘에서 떨어진 게 아니다. 그 뒤에는 10여 년간 내비게이션 하나만을 바라보며 달려온 박종환 대표와 실력과 자신감을 두루 갖춘 동료 개발자들이 있었다. 직원 30여명에 불과한 스타트업의 앱이 쟁쟁한 경쟁사들이 자리잡은 레드오션에서 '국민 내비'로 떠오를 수 있던 배경엔 무엇이 있을까. 내비게이션은 언제나 함께하는 '친구'와 같은 존재라 말하는 록앤올 박종환 대표를 만나 '국민 내비 김기사'의 어제와 오늘, 내일에 대해 들어봤다.

Q. 2011년 '국민 내비 김기사'가 첫 선을 보인 이후 8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는 등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 '국민 내비 김기사' 개발은 스마트폰에서 음악을 듣듯이 내비게이션도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는 없을까 하는 고민에서 출발했다. 100% 스마트폰을 타깃으로 만든 앱이다. 사용자 기반의 실시간 교통 정보를 바탕으로 정확한 길을 안내한다는 입소문이 나서 별다른 마케팅 없이 출시 3년 만에 800만 가입자를 확보했다.

Q. 벌집 모양의 메인 화면이 눈에 띈다. 벌집UI(사용자 환경)에 대해 설명해 달라.

- 벌이 꽃에서 꿀을 찾고 벌집으로 돌아갈 때 최단경로로 길을 찾아가는데 이를 'Beeline'이라고 한다. 이러한 기본 콘셉트를 내비게이션에 적용하여 북마크 장소 기반의 벌집UI를 기획하게 됐다. 벌집 모양의 메인 화면 각 칸마다 목적지를 등록해 놓으면 앱을 실행할 때마다 도착지와 출발지를 입력하는 번거로운 과정 없이 바로 길을 안내받을 수 있다.

Q. 박 대표는 포인트아이(위치기반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 근무 시절부터 내비게이션 개발을 해왔다. 내비게이션의 어떤 매력이 10여 년간 한 길을 걷게 했나?

- 2004년 휴대폰 일체형 내비게이션 서비스인 KT의 K-Ways 개발 이후로 지금까지 내비게이션을 개발해오고 있다. 과거 피처폰 시절엔 내비게이션 사업이 통신 사업자만의 독점적 비즈니스 영역이어서 용역 중심의 비즈니스를 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2009년 국내에 아이폰이 도입되면서 독자적인 서비스를 직접 개발하고 싶었고, 공동 창업자들과 회사를 창업하게 되었다. 내비게이션 서비스는 유행을 타지 않고 생활에 꼭 필요한 서비스인 데다가 가장 자신감 있는 분야이기에 과감히 뛰어들게 되었다.

'국민내비 김기사'만의 특징인 벌집 모양 UI.

Q. '국민내비 김기사'가 진짜 국민 내비가 되기까지 험난한 여정이었을 것 같다. 가장 위기였던 적은 언제였나?

- 강력한 인지도를 가진 내비게이션 전문 기업들, 무료 서비스 제공에 단말기 기본 탑재까지 하는 이동통신사들 틈에서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는 주위의 우려 때문에 사업 초기부터 어려움이 많았다. 사업 시작 후엔 내비게이션 사업 특성상 콘텐츠 비용이나 장비, 네트워크 비용 등 고정적인 비용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항상 자금이 부족했다. 하지만 국내 유수의 투자사들로부터 투자를 유치하고 다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Q. 지난 추석 때 사용량이 급증해 앱이 4시간가량 다운된 적이 있는데?

- 추석임을 감안해 평소 주말 대비 2배 이상 서버를 증설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예상을 훨씬 넘는 사용자 접속으로 인해 서버가 다운되면서 기자들과 가족, 친구들에게 많은 연락을 받았다. 장애를 처리하기 위해 많은 회사 직원들이 명절 당일 회사로 출근해 4시간 만에 서비스가 복구 되었지만 많은 사용자들에게 불편을 끼치고 말았다. 이를 통해 '국민내비 김기사'가 가지고 있는 무거운 공익적 책임을 느끼게 되었고 더 큰 사명감을 가지고 서비스를 운영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Q. 록앤올이 레드오션인 내비게이션 사업에 뛰어들어 경쟁사들을 제치고 스타 벤처기업이 될 수 있었던 비결은?

- 내비게이션 사업은 국내에선 이동통신사들, 해외에선 구글과 같은 거대 인터넷 기업들이 뛰어든 매우 경쟁이 치열한 분야다. 이동통신사들과 인터넷 기업들은 연간 수백억~수천억의 비용을 들여서 서비스를 개발하고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우리가 직접 하면 이들의 1/10, 1/20의 비용만으로도 승산이 있을 거라 확신했다. 10여년 이상 관련 서비스를 개발하고 운영한 경험과 노하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축적된 경험과 기술을 바탕으로 혁신적인 기술을 선보인 것이 통한 것 같다.

'국민내비 김기사'의 주행 안내 화면.

Q. 현재 '국민내비 김기사'의 시장적 위치에서 보는 기회와 위기가 있다면 무엇인가?

-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은 벤처기업 입장에서는 부정적인 면보다 긍정적인 면이 더 많다고 본다. 다만, 이러한 경쟁사회에서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이동통신사들과 단말 제조사들이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누리던 불공정 요소들이 자연스럽게 사라졌지만 아직도 많이 남아있다. 특히 이동통신사들은 출시 단계에서 자사 또는 자회사의 주요 앱들을 단말기에 기본 탑재하여 시장에 출시하고 있다. 이러한 독점적 지위를 활용한 관행들은 조속히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정한 환경에서 치열한 경쟁이 이루어져야만 혁신적인 기술과 스타트업이 나올 수 있다.

Q. 내년에 일본 진출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또 하나의 레드오션을 뚫을 '국민내비 김기사'의 한방이 있다면?

- 일본도 한국만큼 내비게이션 서비스가 발달 되어있고 기존 사업자들의 입지가 굳건한 나라다. 록앤올은 지금처럼 '국민내비 김기사'만의 강점인 실시간 교통 정보를 활용한 정확한 길 안내 서비스와 사용자들과 소통하는 소셜 내비게이션로서 일본 국민들과 소통하면서 시장에 진입할 생각이다.

Q. 앞으로 내비게이션 업계는 어떤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는가?

- 자동차 제조사에서 내비게이션을 임의로 설치하여 비싼 가격에 판매하던 BM(Before Market) 시장에 구글과 애플이 뛰어들면서 스마트폰 기반의 내비게이션 시장과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자동차 안의 내비게이션 서비스에 대한 선택권이 자동차 제조사에서 사용자에게로 자연스럽게 이동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Q. '국민내비 김기사' 사용자들이 꼭 이용해봤으면 하는 기능이 있다면?

- 사용자들이 이외로 잘 모르는 기능들이 많다. 우선 벌집 화면에서 두 손가락을 이용하여 첫 번째 선택한 목적지가 출발지가 되고, 두 번째 선택한 목적지가 도착지가 되는 편리한 기능이 있다. 이외에도 스마트폰 카메라를 이용한 증강현실 기반의 내비게이션(AR), 차량 유리창에 길 안내 화면을 반사시켜 볼 수 있는 HUD(Head Up Display), 블랙박스, 스마트폰에 저장된 사진의 위치정보를 활용한 사진검색 기능들은 꼭 사용해 보길 권한다.

Q. '국민내비 김기사'를 애용하는 사용자들에게 한마디.

- '국민내비 김기사'는 사용자들에게 유용한 서비스를 사용자들과 함께 만들고 혁신하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혁신적인 서비스를 만들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이용 부탁드린다.

Q. 박 대표에게 내비게이션이란 [      ]다.
내비게이션이란 가족들과 나들이를 갈 때, 출근할 때 언제나 나와 함께 하는 '친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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