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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부터 심문까지 활용되는 '감정 읽는 앱', 사생활 침해 및 오남용 우려

앱피타이저 기자 ㅣ appetizer@chosun.com
등록 2015.01.29 13:33

미국의 IT 기업들이 최근 얼굴 표정으로 내재된 감정을 읽을 수 있는 첨단 기술을 선보이면서 프라이버시 침해와 오남용 우려가 커지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국의 '이모션트'와 '어펙티바', '아이리스' IT 창업 기업 3인방은 최근 인간의 표정을 통해 감정을 읽을 수 있는 기업용 앱을 속속 출시했다.

'이모션트'는 고객들이 제품을 보면서 느끼는 감정을 탐지하는 기업용 앱을 출시하고 혼다자동차 및 프록터앤갬블과 시험 운용을 하고 있다. '어펙티바'는 코카콜라와 유니레버 등의 광고를 고객들에게 노출해 이들이 광고에 반응하는 얼굴 표정을 웹 카메라로 찍은 뒤 분석하는 소프트웨어를 내놓았다. 또 '아이리스'는 얼굴 표정을 통해 감정을 읽을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연방 수사기관에 판매해 심문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들은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여 명의 얼굴 표정을 카메라로 찍은 뒤 이들의 표정에서 기쁨·분노·슬픔·놀람·공포 등의 내적 감정을 일일이 범주화하고 분석해 데이터베이스화했다.

'이모션트'는 다인종 다민족 수백만 명을 마케팅 리서치에 참여시켜 반응하는 얼굴 표정을 방대한 규모로 축적했으며, '어펙티바'는 80개국에서 240만 명을 대상으로 70억 개에 이르는 감정 반응을 측정했다. 실제로 이들의 기술은 수사기관이 범인을 심문할 때, 교실에서 학생들의 수업을 숙지하고 있는지를 판별할 때, 레스토랑이나 쇼핑몰에서 고객들의 만족 상태를 파악하는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하지만, 개인의 사생활 침해와 오남용 가능성을 우려하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이들이 개발한 기술과 응용 과정에서 프라이버시 방지 규제가 전무하기 때문이다.

'이모션트'나 '어펙티바'는 얼굴 표정 사진을 찍은 후 곧바로 삭제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제3자가 이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면서 이를 데이터베이스로 재축적하는 것에 대해서는 제재를 가할 방법이 없다.

이들의 기술 개발에 영감을 준 비언어 의사소통 전문가이자 '얼굴 심리학'의 대가인 폴 에크먼 캘리포니아대 명예교수도 개인의 사생활 침해와 오남용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적정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에크먼 박사는 "정부가 개입해 사생활 침해를 막을 수 있도록 규제해야 한다"라며 "적어도 쇼핑몰과 같은 공공장소에서는 고객들에 최소한 자신의 감정선이 읽히고 있다는 사실을 공지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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