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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하고 싶은 것에 직접 부딪혀라' 라스게임즈 김지훈 대표

앱피타이저 기자 ㅣ appetizer@chosun.com
등록 2016.12.07 10:05

애니팡이 일으켰던 전국적인 모바일 게임 열풍은 이제 다양한 장르로 바뀌어 일상 속에 녹아든 지 오래다. 간단하고 아기자기한 퍼즐 게임에서 시작한 유행은 디자인과 캐릭터, 그리고 스토리가 중시되는 RPG 장르로 변모했다. 2016년 상반기 구글플레이를 중심으로 조사한 결과, 20%의 RPG가 54%의 매출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2016게임결산보고서, IGAWorks) 다른 장르와 압도적으로 차이나는 매출 기여도는 RPG 유저들의 충성도를 확인할 수 있게 한다.

충성도 높은 RPG 유저들 덕분에 국내 게임 개발사들의 역량도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가운데, 지자체에서도 각 지역의 우수한 개발사들을 지원하고 나섰다. 그 중 라스게임즈(Lath Games Inc.)는 중소기업청이 주관하는 2016 부산스마트벤처창업학교 사업에 선정되어 주관기관인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의 경영, 기술, 마케팅 등의 지원을 받고 있다. 라스게임즈의 김지훈 대표와 함께 그의 창업 스토리부터 대표작 '전설의 여관'까지 이야기를 나눴다.

Q. 라스게임즈는 언제 설립되었으며 어떤 철학으로 시작한 회사인가

2014년 가을에 설립되었다. 많은 조그만 팀들이 그렇듯이 다 같이 즐겁게 만들 수 있는 환경을 꿈꾸며 사람들이 모였다. 솔직히 말하면 이 목표는 절반도 달성하지 못했고, 실패한 부분도 많다. 또 이런 철학이 회사에 큰 사건을 안겨주기도 했다.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고 난 지금도 여전히 같은 목적을 가지고 있지만, 조금은 온건해 진 것 같다. 실패를 인정하고, 실현 가능한 것 위주로 단계별로 진행 중이다.

Q. 김지훈 대표의 경력이 궁금하다

포항공대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서울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밟다가 개인적인 이유로 석사만 끝내고 게임 업계로 오게 되었다. 다른 분들과는 달리 상당히 늦게 참여하게 된 셈이다. 처음 입사한 회사는 넥슨이었고 데브켓의 마비노기2 프로젝트에서 6년동안 개발에 참여했다. 많은 분들이 알고 있겠지만 2014년 초에 프로젝트가 중단되고 그 때쯤 창업 준비를 시작했다. 경력 중 유일한 직장 생활이 넥슨이라서 그런지 마음 속의 고향 같은 느낌이 많이 든다. 게임에 관해 많은 것을 배운 곳이라고 할 수 있다.

라스게임즈 김지훈 대표

Q. 창업을 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대학원을 그만두고 게임 업계로 옮길 때부터 창업을 하려고 했다. 어렸을 때부터 게임을 좋아했고 언젠가는 내가 재미있어 하는 게임을 많은 유저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학업을 중단할 때는 게임 제작이라는 시스템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었다. 사실 무턱대고 시작할 수도 있었겠지만 커다란 시스템 속에서 직접 경험해 보고 싶었던 이유가 가장 컸던 것 같다.

Q. 사업 시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모든 것이 어려웠다. 인력을 충원하는 것, 필요한 자금을 마련 하는 것, 모인 개발자들을 하나의 조직으로 만드는 것, 창업 멤버들과의 관계 정리, 이런 일들을 하면서 초기에 구상했던 게임의 내용을 구체화하는 것까지 병행하려니 몸이 남아나질 않았다. 창업하기 전에 선배가 이런 질문을 했었다. "넌 사장이 되고 싶은 것이냐, 게임을 만들고 싶은 것이냐?" 당시에도 깊이 고민을 했지만 명확히 이해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지금은 알 것 같다. 게임 회사를 만들어 사업을 한다는 것은 게임 제작만이 아니라 수 많은 다른 일들, 내가 알지 못했거나 알고 싶어하지 않았던 일들이 많다는 점이라는 것을.

라스게임즈의 대표작인 '전설의 여관' 게임 이미지

Q. '전설의 여관'이라는 게임명의 유래에 대해 궁금하다

게임의 최초 컨셉이 판타지 소설에서 흔히 등장하는 '여관'이었다. 보통 판타지 소설 속에서는 여관에서 동료들이 모이고, 새로운 모험과 이야기가 시작되곤 한다. 그래서 게임 제목에 '여관'이 들어가야 했다. 팀원들이 모여서 어떤 여관이어야 할 것인지 오랜 시간 고민했지만 결과는 단순하고 고풍스러운 '전설의 여관'이었다. 이야기 하는 도중에 '모텔'이라든가 '장미의 여관'이라든가 하는 이름들이 나오긴 했지만.

Q. RPG 장르의 홍수라고 할 만큼 많은 게임이 등장하고 있는데, RPG 게임 개발을 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이 질문은 오랫동안 여러 번 들었고, 질문을 받을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 '전설의 여관'의 최초 컨셉은 롤플레잉 장르가 아니었다. 순수 시뮬레이션 장르였지만 내 능력이 부족했는지 종이 몇 장으로는 팀원들에게 이해시키기 어려웠나 보다. 각자 여러 이유가 있었겠지만 팀원들은 롤플레잉으로 가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당시 회사의 철학은 같이 재미있게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 크게 부각되어 있었고 결국 롤플레잉 장르로 수정을 하게 됐다. 하지만 롤플레잉 장르로 새롭게 태어난 '전설의 여관'도 충분히 재미있다.

Q. 여타 롤플레잉 게임과의 차별점과 강점은 무엇인가

'전설의 여관'의 많은 부분이 다른 모바일 RPG와 동일한 방향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그런 세부 사항을 모아놓은 그릇은 다른 롤플레잉 게임과는 다른 접근을 취하고 있다. 언제든지 접근 가능한 3 화면의 컨텐츠, 유저가 수집한 캐릭터들이 움직이며 여러가지 행동을 하는 메인 로비 화면, 아이템을 제작하거나 재료 아이템을 수집하기 위해서 쉬고 있는 영웅을 보낸 다음 기다려야 한다던가 하는 점들이다. 이런 각각의 차이점들은 기존 롤플레잉 게임에서 제가 느꼈던 불합리함과 불편함을 해소하는 장치다. 왜 영웅을 그렇게 모아놓아도 4~5의 파티원만 성장 시키고 나머지는 그냥 방치되는가? 왜 내 파티원들이 로비에서 멍하니 서있기만 하는가? 99%의 전투는 아이템 수집을 위해 반복해서 하는 전투인데, 이 것을 자동전투를 돌리며 시간을 써야 하는가? 이런 점들을 나름의 방법으로 해결해보려고 노력했다. 그래도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Q. 후속작으로 준비 중인 ‘타워 컨보이’에 대해 소개해달라

라스게임즈라는 회사를 만들 때 생각한 게임이 두 개가 있었다. 그 중 하나가 '전설의 여관'이고 다른 게임이 '타워 컨보이(Tower Convoy)'다. 장르는 'Game of War', 'Clash of Kings', 'Mobile Strike'를 따르는 전략 땅따먹기 게임이다. 이 게임들은 충분히 재미있고 훌륭한 게임들이지만 너무 오래된 시스템을 계속해서 사용하고 있다고 생각해서 디자인하기 시작했다. 아직 시스템의 컨셉을 디자인하는 중이지만 몇 달 내로 완성될 예정이다. 유저간의 의사 소통과 상호작용을 극대화 하고 어떤 불안정한 통신 환경에서도 완전하게 동작하며 심지어 오프라인 모드까지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라스게임즈 임직원

Q. 모바일 게임 개발을 꿈꾸는 예비 창업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난 몇 년간 게임 개발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4대악', '게임 중독' 같은 이야기가 많이 돌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 개발사를 만들고 싶어하는 예비 창업자들에게 뜻을 굽히지 않고 끝까지 도전하라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나 역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그 또한 모든 창업의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힘이 날 것이라 생각한다. 또 해외에도 수많은 게임 개발사와 퍼블리셔가 있으니 직접 만나보고 이야기를 나눠보기 바란다. 언제 어디서 좋은 인연이 생길 지 모르기 때문에 열심히 의견을 나눠보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더 말하고 싶다. 또 다른 선배로부터 들었던 충고이자 항상 마음에 품고 있는 말이다. "니가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들어"

※ '전설의 여관' 구글플레이 다운로드 바로가기 / iOS 다운로드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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