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틀조선TV 유튜브 바로가기

4년만에 선보인 소니 MDR 시리즈의 최고 인기작, 어떻게 달라졌나

리뷰조선 안병수 기자 기자 ㅣ absdizzo@chosun.com
등록 2018.03.26 23:39

[리뷰] 소니 MDR-1AM2

소니 MDR 시리즈는 지금의 소니 헤드폰 인기를 견인한 1등 공신이다. 특히 2014년에 출시한 MDR-1A는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며 소니 헤드폰의 브랜드 이미지 자체를 구축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MDR-1A의 후속 기종 MDR-1AM2가 4년만에 선보였다. 그간 1A를 기반으로 여러 변형 모델이 출시되긴 했지만 공식적인 후속 기종은 출시되지 않았다. 인기 모델의 후속 기종이 나오는 데 이렇게 오래 걸리는 건 음향기기의 특성과 관련이 있다. 헤드폰의 핵심 중 핵심인 소리, 혹은 음질이라 부르는 요소가 객관적인과 동시에 매우 주관적 영역에 속해서 다양한 사용자를 만족 시키기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1A가 그만큼 뛰어난 모델이었고 1A를 뛰어넘을 만한 모델을 개발하기 쉽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MDR-1AM2는 1A의 '룩'만 차용했지 아예 다른 헤드폰이라 봐도 무방하다. 시리즈 플래그십다운 완성도 높은 디자인은 소재와 색상 등 전체적인 통일감을 줌으로써 아주 고급스러워졌다. 기존 모델이 더 전 세대 헤드폰에서 모티베이션을 따왔다고 한다면 1AM2은 신도시에 새로 지은 고급 호텔처럼 단순하지만 우아하고 세련됐다.

우아함의 또 다른 이유는 이어패드에 있다. 봉제선 없이 매끄러운 이어패드는 착용해 보지 않고도 편안함이 느껴질 정도다. 표면의 합성피혁은 2way 스트레치 구조로 쉽게 늘어나는 소재이고, 내부 소재인 우레탄은 반발력이 적은 신소재를 사용했다. 이렇게 함으로써 귀에 닿는 촉감도 좋아졌고 얼굴 형태에 맞춰 변형된다. 또 흡방습성이 뛰어나서 습기가 차지 않아 장시간 편안하게 착용할 수 있다.

소니 개발진은 하우징과 귀의 거리가 음질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우레탄의 두께를 1mm 단위로 조정해 적절한 소리가 나오도록 측압을 계산했다고 한다. 또 편안한 착용감이 나면서 소리가 샐만한 빈틈이 생기지 않게 해서 저음을 귀까지 제대로 전달할 수 있게 했다.

실제로도 1AM2의 차음력은 상당한 수준이다. 갤럭시S8+의 볼륨을 70% 정도만으로 높여도 버스나 지하철의 소음은 거의 전달되지 않으면서 편안하게 음악을 즐길 수 있었다.

MDR-1AM2와 MDR-1A의 결정적인 차이는 크기에도 있다. 훨씬 작게 만들어 휴대성을 높였고 무게까지 가벼워졌다. 전작이 225g이었는데 1AM2는 187g으로 200g도 채 되지 않는다. 38g정도 무게를 줄인 것인데 같은 크기의 드라이버를 더 작은 하우징 안에 넣은 것이다.

멋진 디자인과 가벼운 무게, 작아진 크기도 음질 앞에서는 그렇게 중요한 요소가 아닐 수 있다. MDR-1AM2은 외관 뿐 아니라 음질도 아예 달라졌다. 1A가 소니 특유의 벙벙대는 저음을 그대로 간직한, 팝이나 힙합 편향적인 모델이었다고 한다면 1AM2는 고음부를 개선함으로써 플래그십 모델다운 균형잡힌 소리를 들려주는 데 성공했다. 30만원대 포터블 헤드폰이 이정도 소리를 들려준다는 데 있어서 상당한 놀라움을 느꼈다. 이렇게 작고 가벼운데 말이다.

소니 MDR-1AM2. 모노톤으로 촬영한 사진.

소니 MDR-1AM2 음질 향상을 위해 드라이버 크기 외에 모든 부분을 새로 설계했다. 1세대 MDR-1R(1A 이전 버전)의 진동판은 액정 폴리머 필름을, 2세대인 MDR-1A는 액정 폴리머 필름에 알루미늄 코팅을 더해 고음을 더 선명하게 만들었다. MDR-1AM2의 진동판 소재는 1A와 같은 알루미늄 코팅 LCP를 사용하지만, 중앙부 돔을 크게 개선했다.

드라이버 유닛의 구조도 바꿨다. 2016년 출시한 소니 플래그십 헤드폰 MDR-Z1R에서 채용한 프로텍터인 ‘피보나치 패턴 그릴’을 채용했다. 프로텍터는 진동판을 지키는 것이 주된 역할인데, 피보나치 수열을 참고로 한 곡선 패턴을 채용해 균일하게 구멍이 뚫려있다. 덕분에 공기 전달을 저해하지 않아 자연스로운 고음을 실현한다.

소니 MDR-1AM2. 모노톤으로 촬영한 사진.

MDR-1AM2의 또 다른 특징은 가장 많이 사용하는 3.5mm 스테레오 플러그와 함께 φ4.4mm 밸런스 표준 플러그 케이블을 사용할 수 있다는 데 있다. 별도 옵션으로 넣은 것이 아니라 기본 케이블로 포함해서 소니 ZX300같이 φ4.4mm 밸런스 출력이 가능한 워크맨을 사용하면 고음질을 바로 즐길 수 있게 한 것이다. 음향 기기는 케이블 하나만 바꿔도 음질에 상당한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에 φ4.4mm 밸런스 연결을 사용했을 때 음질이 개선되는 것은 쉽게 감지할 수 있다.

MDR-1AM2를 일주일간 사용해본 소감은 가격 이상의 헤드폰이란 것이다. 고음질을 모토로 내세운 소니 헤드폰은 아이유를 모델로 발탁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지만 기자에겐 어딘가 불편한 딱딱하고 날카로운 소리가 장벽이 됐다. MDR-100ABN이나 MDR-100AAP도 그랬다. 물론 가격에 꽤 차이가 있지만 소리를 대하는 철학은 큰 틀에서 다를 수 없기에 1AM2에 대해서도 처음에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한참을 듣고 난 후 드는 생각은 어쩌면 현재 가장 추천할 만한 헤드폰 중 하나일 수 있겠다는 것이다. 자연스러운 고음에 선명한 보컬, 탄탄한 저음과 맛깔 난 댐핑, 완벽에 가까운 차음성까지 흠잡을 데가 없다. 최신 헤드폰인데 왜 블루투스를 지원하지 않느냐고 한다면 그런 헤드폰도 있는 게 맞다는 게 내 생각이다. 하루 종일 배터리 걱정 없이 제대로 된 고음질을 즐기려면 아직은 유선이 답이다. MDR-1AM2가 지향하는 바를 이 부분에서 감지할 수 있다. 멋진 헤드폰으로 고음질을 즐기고 싶어하는 사용자를 위한 새로운 소니의 플래그십 헤드폰. 그게 바로 MDR-1AM2다.

구매지수 : 88점
Good : 가격 이상의 만족감을 주는 외관, 착용감, 기대 이상의 음질
Bad : 소니 특유의 개성은 많이 반감된 듯



최신기사


    최신 뉴스 더보기


        많이 본 뉴스

          산업 최신 뉴스 더보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