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고] 회사와 개인의 비전이 융합되는 시기

등록 2019.03.09 09:00 / 수정 2019.05.16 16:18

[이성우 리더피아 리더십연구소장]
기업문화 직원들에게 스며들도록 전파해야
"기업의 존재 이유와 목적에 대해 신념 갖고 행동하도록 비전 정립"

일러스트=이원철/조선DB

개구리뿐 아니라 겨울잠을 자던 동물들도 더 이상 자면 굶어 죽을 수도 있다며 놀라서 잠을 깨는 시기이다. 또한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니 날이 밝으면서 일찍 깰 수 밖에 없는 환경이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겨울이 심술을 부리는 꽃샘추위가 찾아와서 체감온도를 더 차갑게 해 건강을 조심해야 한고 대기가 건조해 불조심을 해야 한다.


주역의 괘상도 지천태(地天泰)로서 하늘의 양기가 위로 올라가고 땅의 음기가 아래로 내려와 중간에서 만나 균형과 조화를 이뤄 하늘과 땅이 서로 소통을 원활히 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기업괘로는 하늘은 ‘문화/비전’이고 땅은 ‘직원’이라 했다. 회사의 비전과 개인의 비전이 잘 융합하는 상황이다.


기업의 경우도 앞 단계(지택림)에서 기업이 성장을 하고 제대로 된 모습을 갖추게 되면서 신입사원, 경력사원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다양한 사람들이 들어오게 된다.


이때가 새로운 기업문화, 비전 등을 선포하고 한 방향으로 이끌어 가도록 준비해야 하는 단계이다. 이 과정을 실기하게 되면 내부의 혼란이 커지게 된다. 파벌도 생기게 되고 부서 이기주의가 만연해 다가올 성장의 기회를 놓치거나 지연시키게 된다. 이러한 악영향은 시간이 흘러 나중에 문제로 드러나게 되므로 미리 뿌리 뽑지 못하면 후회막급이 될 것이다.


초기부터 확고한 비전을 가질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대부분 성장해 가면서 계속 다듬어 나가는 것이다. 그로므로 기업이 본격적인 성장을 하기 전에 갖출 수 있다면 제일 좋은 것이다.


요즘 취업이 힘들고 설사 취업을 해도 얼마나 오래 다닐 수 있을지 불안하다 보니 공기업이나 공무원이 최고의 직장이라고들 한다. 하지만 편안하고 안정된 직장에 얼마나 오래 견딜 수 있을지 의문이 간다.


왜냐하면 남들이 부러워하는 좋은 직장에 입사한 직원들도 만약 자신이 하는 일이 스스로 만족스럽지 못하거나 성과가 미비할 경우 오히려 새로운 직장을 찾아 떠나는 경우가 많다.


회사도 비전에 따라 성장하고 이와 같이 직원들도 자신들의 역량이 성장해 가는 것을 느껴야 보람을 갖고 열심히 일할 수 있는 것이다. 성장이 없다고 느끼게 되면 곧바로 허탈감 내지는 회의감이 드는 것이다.


회사의 비전이 개인의 비전을 만족시킬 수 있다면 조직의 발전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필자의 경험에 비춰 봐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일이 많고 힘들었지만 회사가 성장하는 단계에 있을 때는 이것저것 새로운 것을 많이 시도하고 경험하게 되므로 시간이 지나면서 나 자신도 성장하고 발전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세상은 엔트로피가 능가하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평형 상태도 가만히 놔두면 균형이 깨지고 무질서가 증가하는 것이 자연현상이다. 변화는 필연적인 것이므로 미래는 지금과 다를 수밖에 없으므로 기업의 비전과 개인의 비전이 일치하는 조직에서 일하는 것이 가장 좋은 일이라 할 것이다.


새롭게 준비한 비전과 기업문화는 단순히 선언하고 보유하는 것으로 끝나면 소용이 없다. 전시용이 아니다. 실제로 일상생활에 스며들어 판단, 행동의 기준이 되도록 직원들에게 전파하고 교육을 시키면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해야 한다.


◆ 직원들과 비전 정렬에 집중해야
삼성의 경루를 보자, 1987년 이건희 회장이 취임하면서 제2창업을 선언했고 새로운 기업문화와 비전을 수립하고 실천한 것이 '신경영'이었다.


이를 전 직원이 공유하기 위해 임원들을 해외로 불러 설명회 및 견학을 시키면서 현실을 직시하도록 했다. 문화를 바꾸기 위해 직원들에게도 실제 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처와 자식만 빼고 모두 바꾸라'는 주문을 했다. 출퇴근 시간도 독일과 유사하게 아침 7시에서 오후 4시로 변경했고 이를 준수하는지 암행을 한 사례도 유명했다.


전략을 바꾸기 위해서는 매출 중심의 양 위주 경영에서 이익 중심의 질 위주 경영으로 변화를 주기 위해 불량품을 전량 폐기하고 소각하면서 경각심을 일깨우고 품질경영을 뿌리내리게 한 것이다.


이러한 실전과정을 통해 직원들이 드디어 새로운 문화와 전략을 이해하게 됐고 실천을 하게 된 것이다. 그 결과는 이미 언론을 통해 익히 알고 있듯이 사상 초유의 성장과 이익을 실현하는 밑거름이 된 것이다.


그러나 1987년으로부터 약 30년이 경과한 지금은 엔트로피의 증가와 같이 복잡도가 증가하면서 더 이상의 수확은 없는 것처럼 보이고 실제로 역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과거를 참고하면 의외로 미래를 준비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지천태 단계에 진입한 새로운 비전과 희망을 가진 기업들이 시제로 행동한 공통된 특징이 사업 확장, 존재감 과시다. 삼선전자는 이 단계에 처음으로 포르투칼에 해외 생산법인을 준공했고 LG전자는 국내 영업망을 정비해 판매망을 확대 구축했다. 현대자동차는 기업공개를 했고 한미약품도 기업을 공개해 자신들의 존재를 부각시켰다.


기업의 비전이 누구나가 멋있어 하는 훌륭한 문장으로 구성될 필요는 없다. 그들만이 이해하고 실천하면 되는 것이다. 짐 콜린스도 <성공하는 기업들의 8가지 습관>에서 성공하는 기업들이 아주 훌륭한 비전이나 가치관을 갖고 있지는 않다. 오히려 사교집단과 같은 인상을 주는 그들만의 고유이념을 갖고 있다고 했다.


이러한 가치관들은 마치 헌법과도 같은 존재로서 해당 기업의 존재 이유와 목적에 대해 확고한 신념을 갖고 행동하도록 하는 것이다. 급격하게 증가한 조직과 다양하게 모인 직원들과의 의사소통, 한 방향 전진을 위해 새로운 비전을 정립하고 전략, 프로세스 그리고 직원들과의  비전 정렬(Alignment)에 집중해야 하는 단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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