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노사분규에 자동차산업 경쟁력 '휘청'

김종훈 기자 ㅣ fun@chosun.com
등록 2019.05.23 16:06 / 수정 2019.06.04 14:27

김종훈 보도국장

완성차업계가 경기침체에 더해 노사분규와 미국과 중국의 갈등에 따른 관세폭탄 리스크 등 악재로 3중고를 앓고 있다. 자동차산업은 2만개의 부품이 조합을 이루는 대표적 굴뚝산업 중 하나로 부품업계로 이어지는 경제 파급효과도 크다. 또 하나의 굴뚝산업인 조선과 중공업이 오랜 침체의 터널을 빠져나오지 못하면서 한국산업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 한때 글로벌시장에서 5번째로 자동차를 많이 생산하던 강국 한국이 작년 멕시코에 밀려 6위로 추락했다.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노사 갈등'이 매년 관례처럼 이어지면서 산업 경쟁력이 더 악화되고 있다.

자동차 부품산업 위기는 한국경제에도 미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 부산에 본사를 둔 르노삼성차는 작년 6월부터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에 들어가 11개월째 분규를 이어갔다.

르노삼성 노사는 지난 16일에야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도출했지만 21일 노조 총회에서 잠정 임금·단체협상 합의안을 부결시키면서 르노삼성차의 노사관계는 또 미궁 속으로 빠져들게 됐다.

현재까지 모두 62차례 250시간의 부분파업을 벌이는 동안 경쟁력은 악화되고 있다. 르노삼성차의 올해 1분기 생산량은 3만875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5%나 줄었다. 4월까지 누적 수출량도 6만1538대로 같은 기간 보다 절반(51.1%)으로 줄었다.

한국GM도 군산공장 폐쇄에 이어 최근 내수 부진이 길어지면서 경남 창원공장의 생산량 감축 논의에 들어갔다. 다마스와 라보, 스파크 내수물량을 생산하는 조립 1라인을 1교대로 전환하는 방안을 놓고 노사가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창원공장은 최근 10년 동안 생산량 조정을 위한 근무형태 전환 사례가 없었으나 내수 부진이 심해지자 1교대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실제로 한국GM의 경차 스파크 판매량은 올해 1분기 7241대에 그쳐 작년 동기 대비 12.4%나 감소했다. 노조의 파업은 근로기준법에 따른 정당한 활동이다. 다만 이로 인해 산업경쟁력이 떨어지고, 회사가 존폐의 기로에 서면 경영진은 구조조정 및 심하면 폐업 카드를 만지작거릴 수도 있다. 한국GM 노조는 기본급 5.65% 인상, 성과급 250%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GM 군산공장의 사례에서 학습했고, 앞서 쌍용자동차 등 여러 자동차 회사들이 파업에 고통을 더 큰 충격으로 감내해야만했다. 이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서로 조금씩 양보하는 절충안이 오히려 직장을 지키는 담보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현대자동차 노조도 이달 초 기본급 6.8% 인상을 요구하며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라는 협상안을 마련해 노사 갈등을 예상된다.

완성차업체가 파업하는 기간 도산하는 부품회사들이 생겨나고 있고, 그들 또한 생계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 생계와 복지, 처우 사이에서 고민하는 동안 협렵업체가 없어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국내 산업분야 중에서 자동차 업계가 노사 갈등이 가장 심각하다. 올해도 힘겨운 경제 상황에서 노사가 대립각을 세우고 있어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입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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