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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이마트24 예상매출 '과장' 논란 …공정위 "구체적 내용 조사"

정문경 기자 ㅣ jmk@chosun.com
등록 2019.05.21 18:03

공정위 "예상매출액 다르게 줬다면 허위 과장으로 판단할 수 있다"
본사에 내는 월납입액 175만원, 월세.공과금도 못맞춰

서울 성수동 이마트24 본사./사진=정문경기자

편의점 후발주자 이마트24가 가맹점주들이 가맹 검토 시 예상 매출을 부풀려서 과장 광고를 했다며 이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는 등 논란을 빚고 있다. 가맹점주들은 예상 매출 과장 광고와 비싼 매입단가, 노브랜드 무자비 출점 등으로 폐점하거나 시설위약금(폐점점 시설잔존가) 때문에 폐점조차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부 점주들은 하루 18시간 고된 근무에도 불구하고 매달 적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폐점을 택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폐점 시 지불해야하는 시설위약금 또한 최대 7000만원 에 달해 이조차도 맘대로 못하는 족쇄가 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20일 기자와 만난 점주 김상영(가명)씨는 "이마트24 본사 직원은 계약 전에 일 예상매출 170만원이라고 했지만, 실제 매출은 그보다 턱없이 낮았다"며 "운영 첫달부터 매출이 50만원 밖에 안나왔다. 그 뒤로 1년 간 평균 매출은 65만원으로, 예상매출과 유사하기라도 했으면 빚더미에 앉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울먹였다. 김 씨는 지난 2017년 8월 계약을 맺고 충청남도 홍성에서 이마트24를 운영중이다.

김 씨에 따르면 가맹 계약을 담당하는 본사 직원은 가맹 계약 전에 일 매출 170만원이 나올 것이라며 계약을 유도했지만, 2017년9월부터 2018년9월까지 실제 매출 내역을 보면 월기준 일 매출은 평균 46만~84만원이었다.

이는 본사에서 인근 5개 지점에서의 직전년도 실제 매출을 환산해 보여주는 '예상매출산정서'의 수치보다 떨어진다. 김 씨가 당시 받은 예상매출산정서에 따르면 인근 지역 5곳의 직전 사업연도 매출액과 이 곳 중에 매출 순위 2~4위에 해당하는 지점의 매출이 연간 2억78만(1㎥ 당 2256만원 X 89㎥)~3억9872만원(1㎥ 당 4480만원 X 89㎥) 이라고 전달 받았다. 이를 일 매출로 계산하면 55만~109만원이 나온다.

김 씨는 이마트24측에 "예상매출이 부풀려진게 아니냐, 실제와 너무 다르다고 항의했지만, 사측은 예상매출산적서의 내용은 틀린 것이 없어 법에 저촉되는 부분은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했다"며 "남는 돈이 없으니, 매장에 물건을 채울 돈도 없다. 이마트24는 상품을 매입할 때 현금선발주 정책을 써 적자가 나면 주문을 못하고, 물건이 텅텅비는 악순환의 반복이었다"고 말했다.


디지틀조선TV가 단독입수한 홍성 이마트24 점주 김 씨 계약 서를 살펴보면 예상매출산정서(왼쪽)와 2017년9월~2018년9월까지 1년간 운영하면서 기록한 일평균 매출./사진=정문경 기자


경기도 수원시에서 이마트24를 운영해온 박아영(가명)씨는 신세계가 직영하는 '노브랜드'가 인근에 생기면서 생계를 위협받았다. 노브랜드는 신세계그룹이 지난 2016년 론칭한 생활·식료품 할인점이다.

박 씨는 "PB상품인 '노브랜드'에 매력을 느껴 계약을 했지만, 신세계가 '노브랜드' 직영점을 인근 출점 시키며 코앞에 노브랜드 전문점이 생겨 망하기 일보 직전"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특히 작년 말부터 강점이라고 선전했던 노브랜드 제품을 팔지 못하게 막으면서 매출은 더 떨어졌다. 대신 이마트24는 '아임e'라는 편의점 전용 PB 제품을 만들어 점주들의 입막음을 했다"며 "아임e 제품이 노브랜드 제품에 포장만 바뀌었을 뿐 똑같은 제품이다"고 주장했다.

박씨는 "노브랜드보다 소비자가격이 비싸게 책정돼 경쟁력이 떨어지는 '아임e'는 노브랜드와 포장만 바꾸었지 제조원도 같은 상품이라 편의점주들은 당연하고 소비자들이 더 잘알아서 철저히 외면당했다"고 하소연했했다. 이어 "본사측은 편의점점주를 미끼로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디지틀조선TV가 단독 확보한 점주 정 씨가 받은 이마트24 본사측 가맹계약 위반사항 내용증명서./사진=정문경 기자.

광주광역시 북구에서 이마트24를 지난해 8월부터 10개월간 운영 중인 점주 정영민(가명)씨도 "첫 달부터 예상매출의 3분 1도 안되는 매출이 나오면서 속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 18시간 운영 정책까지 족쇄가 돼 고된 노동 후 폐점을 막기 위해 대리 운전을 뛰었다."고 밝혔다.

정씨는 "부득이한 사정이 생겨 자리라도 비우면 점주에게 가맹계약 위반사항으로 내용증명서를 보내 협박하기 일쑤였다"며 "이마트24 가맹계약에 따르면 이러한 내용증명서를 2번 받으면 점주에게 기본으로 주어지는 장려금(매입가의 1%)·지원금을 미지급하고, 3회부터 이마트24가 해당 지점을 폐점할 수 있다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정 씨는 "내용증명서를 보내면서 본사직원은 폐점 조치 할 수 있다는 말과 법무팀에서 관리가 들어갈 것이란 식의 협박성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결국 폐점을 결정했지만, 계약기간인 5년 이내에 폐점하면 회사에서 비용을 부담한 매장 인테리어·집장비(간판 및 상품진열장 등)를 상환해야했다. 상환금만 약 4600만원에 달했다.

이 같이 폐업의 문턱에서 고민하던 이마트24 점주들은 진퇴양난의 상황에서 거리로 뛰처나왔다. 뜻을 모아 서울 성수동의 이마트24 본사 앞에서 지난 16일 집회를 열어 이러한 불공정한 상황을 호소했다.

점주들은 공정거래위원회에도 가맹거래법 위반으로 제소를 신청한 상태다.

이마트24는 가맹사업법을 어긴 부분은 없다는 입장이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예상매출산정서에 제시한 인근 점포 5곳의 실제 매출과 위치 등의 정보를 공정위에 제출했고, 가맹사업부에 위반된 내용은 없다"며 "법절차에 의해 공정하게 조사를 받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이순미 공정위 가맹거래과장은 "예상매출액을 사실과 다르게 줬다면 허위 과장으로 판단할 수 있다"며 "구체적으로 내용을 살펴보고 판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디지틀조선TV가 단독 확보한 점주 정 씨가 받은가맹계약서에 명시된 '회사(이마트24)'의 계약 해지 사유. 오른쪽 하단에 시정요구를 문서로 보냈음에도, 시정이 안될시 본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사진=정문경 기자

지난 16일 서울 성수동 이마트24 본사 앞 점주들이 모여 집회를 열고 있다./사진=정문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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