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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나와 반대인 사람 만나 사회적가치 빠졌다"

정문경 기자 ㅣ jmk@chosun.com
등록 2019.05.29 18:28

'인간 최태원이 어떻게 사회적 가치에 관심을 가졌냐'는 질문에 솔직 고백

최태원 SK 회장(가운데)과 박정호 SKT 사장(왼쪽 세번째)가 28일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2019 소셜밸류커넥트 컨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정문경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기업의 경영철학으로 사회적 가치를 고민하게 된 계기가 "지독한 기업인이었던 자신과 정반대의 사람을 만나 공감능력을 배워 사회적 기업에 관심을 보이게 됐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최 회장은 지난 28일 서울 광진구 광장동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소셜밸류커넥트 2019(SOVAC)'에서 기자와 만나 '그룹 회장이 아닌 자연인으로서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이유는 뭔가'라는 질문에 "회장이 아닌 자연인으로 대답하려니 고민이 된다"며 잠시 망설이기도 했지만, 이어 "회장으로 취임했던 21년 전에는 IMF 사태, 아시아 금융위기로 상당히 어려웠다. 착한 사람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지독한 기업인이었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엇이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공감능력이 제로였다. 어떻게 하면 살아남을까, 어떻게 하면 돈을 더 벌까. 사람을 보지 않고 모든 것을 일로 봤다. 그러다보니 내 가슴은 텅 빈 것 같았다"며 "그때 나와 아주 반대인 사람을 만났다. 돈같은 것에는 전혀 관심도 없고 오직 사람만을 향하는 사람이었다. 그 사람을 관찰해보니 제가 잘못 살아온 것 같았고 그때부터 새로운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최 회장은 이어 "그래서 사회적 기업이 무엇인지 배우기 시작했다"며 "따듯한 감성을 받았고, 영리 기업도 사회적 가치를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사회적 기업의 문제가 무엇인지, 측정은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할 수 있게 됐다"고 털어놨다.

최 회장이 언급한 '저와 반대인 사람'은 티앤씨(T&C)재단 김희영 이사장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 이사장은 최 회장의 동거인으로 둘은 지난 2015년 딸을 낳았다. 최 회장은 현재 아내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이혼 소송을 진행 중이다.

티앤씨재단은 아동·청소년 대상으로 한 교육 공익재단으로, 지난 2017년 최 회장과 김 이사장이 공동으로 설립했다. 티앤씨라는 이름은 두 사람의 영어 이름 이니셜은 'T'와 'C'를 따서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이날 사회적 가치에 대해 설명해달라는 질문에 "환경문제, 고용, 일자리 창출, 세금 등 모든 것이 실제로는 사회적 가치라고 생각한다"며 "고객들도 사회적 가치를 어떻게 실현하는지 관심을 가지고 묻고 있다"고 답했다.

장애인 고용 지적에 대한 얘기도 꺼냈다. 그는 "아침에 제가 장애인 고용을 덜 했다고 야단도 맞았다"며 "옛날 같으면 화를 냈겠지만 '아 저분은 우리를 이렇게 보고 계시네'하는 생각을 하며 이젠 저도 조금은 공감 능력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개최된 국내 첫 사회적 가치 민간축제인 SOVAC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이번 행사에는 기업인, 비영리단체 회원, 대학생, 일반인 등 400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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