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장현국 대표 "샨다 소송 승소시 예상 배상금만 5900억"

정문경 기자 ㅣ jmk@chosun.com
등록 2019.06.13 17:01 / 수정 2019.06.13 17:10

'집념의 장현국’위메이드 대표 "'미르' IP 활약은 이제부터가 시작"
"샨다게임즈 소송 6월 최종변론…연말에 최종 판결나와"
미르는 중국서 최초로 상업적으로 성공한 게임 평가
"5조원 규모 중국과 조인트벤처 설립 신중하게 추진"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가 디지틀조선TV와 샨다와 소송관련 예상배상액에 대해 언론사 최초로 공개하며 위메이드에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디지틀조선TV

최근 중국 킹넷을 상대로 '미르의 전설2' IP(지적재산권) 라이선스 소송에서 또 한번의 큰 승소를 한 위메이드의 장현국 대표는 '미르' IP 활약은 "이제 시작"이라고 말한다.

위메이드는 이번달 싱가포르 국제상공회의소(ICC)에서 그동안 진행해온 70여건의 소송 중 가장 큰 규모의 소송전이 마무리된다. 위메이드의 중국 첫 파트너였던 샨다게임즈와의 소송이다. 이번달에 약 2주간 최종 변론이 진행된다. 이번 소송은 샨다와 관련된 불법행위에 대한 대부분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미르의 전설2·3'에 대한 로열티 미지급, SLA 계약 위반, 타 회사에 대한 불법 수권, 불법 서버 방치 및 운영 등 위법 행위에 대한 중재이다.

장 대표는 "이번 소송은 현재까지 진행해온 소송의 종합판 격"이라고 설명했다. 승소하면 지급될 예상 배상액은 5억불(한화 약 5900억원)에 달한다. 그는 이번 소송도 "질 수 없는 소송"이라고 자신했다. 이번 소송의 판결은 연말께 나올 예정이다.

장 대표는 3년간 진행해온 미르 IP의 라이센스 소송이 마무리되면, 미르 IP의 본격적인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우선 회사는 올해 미르 IP를 기반으로 하는 20개 이상의 라이선스 게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미르4, 미르M, 미르W와 함께 모바일 및 HTML5 게임 15종 이상을 준비 중이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를 만나 앞으로 남은 중국기업과의 소송과 계획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가 디지틀조선TV와 샨다와 소송관련 예상배상액에 대해 언론사 최초로 공개하며 위메이드에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디지틀조선TV

Q. 최근 중국 킹넷 계열사인 절강환유를 상대로 국제상공회의소(ICC)에 제기한 로열티 미지급 중재에서 승소했다. 이번 승소의 의미는.

A. 중국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저작권을 침해하고 있는데, 킹넷의 경우 저희와 계약을 했지만 계약금과 로열티를 안 주고 막대한 이익을 취하는 케이스였다. 싱가포르 국제중재재판소(ICA)에서 저희 주장이 맞다는 것을 입증해, 그 동안 받지 못했던 로열티를 받았다. 이번 승소로 중국에서 돈을 안준다고 해결할 문제가 아니구나라는 학습을 시킨 효과가 있을 것이다

Q. 이번 소송 외 70여개의 소송을 하면서 지칠법도 한데 꾸준히 밀어붙이면서 ‘집념의 장현국’이란 별명까지 생겼는데, 이렇게 밀어 붙이게 된 계기가 있는지.

A. 유수한 저작권을 보유한 디즈니는 대표적으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많이했던 기업이다. 마치 저작권 침해 소송의 역사와 궤를 같이 했다고도 볼 수 있다. 보통 타인의 저작물을 자연스럽게 존중하고, 보호해주기 보다는 법적 제재를 해야지만 저작권이 보호되는 경우가 많다. 저희도 처음에는 IP를 마음대로 쓰는 해당 기업들을 설득도 했지만 결국 소송 압박을 했기 때문에 저작권에 대한 계약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다른 기업의 경우 짝퉁게임이 발견돼도 소송 말고도 돈을 버는 경로가 있었지만, 위메이드는 안타갑게도 회사의 가상 중요한 자산이 중국시장에서 가장 잘 되고 있었고, 소송을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Q. 중국에서 짝퉁게임의 규모나 실제 상황은 어떠한가.

A. 확인한 게임만 모바일게임 7000개, 웹게임 700개, HTML5 게임 300개에 달한다. 이외에도 사설 서버만 수만개이다. 확인 조차 다 못할 정도로 짝퉁게임이 범람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짝퉁게임들이 합쳐서 만들어 내는 매출이 4~5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로열티로 가져올 수 있는 수익이 통상 매출의 10% 정도라면, 위메이드의 매출은 4000억원 이상이 돼야하지만, 현재는 그보다 훨씬 못미치는 수준이니 충분히 단속을 못하는 상황이다.

Q. 지금까지 3건의 큰 승소가 있었다. 앞으로 결과가 나올 중요한 소송은 무엇이 있는가.

A. 가장 중요하게 남은 소송은 중국의 잘못된 파트너였던 샨다와의 소송이다. 이 소송은 지금까지 진행해온 소송의 종합판 격. 6월 중 2주 걸쳐 싱가포르 ICC 산하 국제중재재판소에서 재판 진행되고, 연말께 결과가 나온다. 샨다와의 소송 결과가 나오면 그 동안 싸워왔던 소송들이 전반적으로 정리된다. 승소하면 지급되는 금액은 약 5억불(한화 약 59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적법한 사안을 주장하는 것이기 때문에 질 수 없는 소송이라고 확신한다.

Q. 미르의 전설이 중국에서는 한국의 ‘리니지’와 같은 국민게임이라 들었다. 미르의 전설 IP(지적재산권)에 남다른 애착이 있을 거 같은데, 앞으로 계획이나 목표가 있는지.

A. 리니지가 한국에서 상업적으로 성공한 게임이라면 미르가 중국에서 최초로 상업적으로 성공한 게임이다. 리니지 바탕으로 엔씨소프트의 기업가치가 10조원 가까이 된다. 중국도 한국 만큼 큰 시장이고, 세계에서 가장 큰 게임시장이기 때문에, 가장 좋은 IP 활용해서 충분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고, 이를 리노베이트(Renovate)해서 더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을 것이다.

Q. 중국에서 5조원 규모의 현지 합작사 설립을 추진한다고 들었다. 구체적으로 지배구조와 합작 시 기대 효과에 대해 알려달라.

A. 조인트벤처가 구조적인 결정이기 때문에 한번 셋팅되면 쉽게 바꿀 수 없어서, 천천히 접근하고 있다. 중국에서 IP가치를 알고 있는 영향력있는 파트너들이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 다양한 방안으로 협상 중에 있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가 디지틀조선TV와 샨다와 소송관련 예상배상액에 대해 언론사 최초로 공개하며 위메이드에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디지틀조선TV


Q. 지난 5년간 위메이드를 이끌어 왔다. 소회를 밝힌다면.

A. 위메이드를 2013년에 들어왔고, 올해로 만 6년이 됐다. 입사 당시에는 잘나갔던 회사였다. 무엇을 했다라기 보단 숟가락을 얹는 상황이었는데, 오면서 회사가 힘들어졌고 힘든 과정들을 거쳐왔다. 실패도 있었고, 성공도 있었다. 실패를 정리하고 새롭게 나아가는 데 있어서 실마리가 필요한데, 그 실마리가 미르 IP 이다. 미르IP가 성공의 밑거름이 되기 위해서는 IP가 불법적으로 쓰이는 것을 단속하는게 우선이었다. 그래서 단속에 3년간 집중했고, 우리 IP라는 점이 명확해지면 IP확장 사업을 본격적으로 할 것이다.

Q. 이번에 WHO에서 게임 중독을 질병 코드로 등록했다. 이와 관련 정부와 업계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A. 차분한 논의가 안되는 것 같아 안타갑다. 게임업계 입장에서는 게임을 많이 하면서 문제가 되는 사례가 있지만, 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원인이 무엇인지, 게임이라는 물질이 사람을 중독시키는지 등 과학적으로 차분하게 연구하면서 대응책을 찾았으면 싶지만, (질병 코드 등재는) 너무 섣부른 결정이었다. 하지만 국내에서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를 할 시간이 충분히 있으니, 그 동안 게임이 좋고, 나쁘다 논의보다 실제로 어떤 현상이 있는지 논의하고 사회적으로 정의하는 등 합리적인 토론이 이뤄지기를 기대한다.

Q. 게임업계에만 20여년 몸담았다. 현재 한국게임업계에 양극화가 현상이 거론되는데 대형사와 중소게임사가 균형 발전하려면 어떤 형태로 가는 것이 좋다고 보는가.

A. 23년정도 됐다. 처음 입문할 때에는 다 작은 기업들이었다. 넥슨만 해도 전직원이 10명이 조금 넘는 숫자였다. 당시 월급 40만원을 받으면서 일하면서 일은 재밌는데 계속 먹고 살 수 있을까란 고민을 했다. 그런 시기가 지나 현재는 엄청난 산업으로 성장했다. 지금으로선 한국게임 산업이 쉽지 만은 않다. 다행스럽게도 시장은 커졌지만, 중국기업도 커지면서 경쟁이 치열해 졌다.
그래도 한국게임은 희망이 있다. 과거에 작은 회사가 현재는 큰 기업이 됐고, 산업이 어렵지만 큰 기업들이 돌파구가 될 것이다. 회사가 보유한 IP가 한국게임의 재부활에 역할을 할 것이라 본다.

작은 업체들의 경우, 큰 회사처럼 자산은 부족하지만, 의지가 강한 스타트업을 기대하고 있다. 큰 회사들은 이러한 작은 회사에게 투자할 여력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좋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 의지를 세운다면 큰 회사의 자금이 스타트업으로 이어지는 구조로 흘러 갈 수 있을 것이다.

Q. 넥슨 창업주 김정주 NXC 대표와 과거 넥슨에서 함께 근무했던 것으로 안다. 김 대표가 넥슨을 매각하는 것에 대해 창업 1세대가 게임사를 팔아치운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고, 한국 게임산업의 후퇴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흘러나오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A. 매우 민감한 질문이다(웃음). 사실 게임회사의 경쟁력은 창업자가 어떤 사람인지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특히 초기 기업의 경우 창업자의 역량이 전부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넥슨 이미 굉장히 큰 회사이고, 전문경영인이 운영한지 오래됐다. 본인의 재산을 어떻게 처분하냐에 따라 경쟁력이 좌지우지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또 한국게임산업에 실질적인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다. 오히려 좀 더 의지를 가진, 넥슨에 대해 비전을 가진 사람이 인수한다면 더 좋은 기회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긍정적인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Q. 2017년 크런치모드 등의 논란이 있었는데, 현재 어떤 모습으로 개선됐는가.

A. 당시에 인생에서 가장 크게 혼났던 기억이다. 스스로 한 번도 꼰대라고 생각해 본적 없었고, 젊게 살고 있고, 깨어있다고 생각했다. 사회 주류의 시각을 알고 있다 생각했는데, 당시 그때 많이 반성을 했다. 그리고 많이 늙었다고 느꼈다(웃음). 제 경험에 비춰서 많은 노동량을 투입하는 방식이 맞다고 생각했는데, 이것이 늙은 생각일수도 있겠다 싶었다. 현재의 젊은 세대는 다르다 느꼈고, 방식을 전면적으로 바꿨다. 고강도의 노동력이 아닌 노동력을 집중해서 효율성을 높이려고 하고 있다.

/사진=디지틀조선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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