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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5G 기형적 요금제 개선해야

등록 2019.07.15 11:18
등록 2019.07.15 11:18
5G 데이터 1GB당 요금, 요금제 따라 14배 차이

▲ 정문경 산업부 기자

저번 주말 4년째 같은 스마트폰을 써온 어머니에게 새 스마트폰을 선물해 드렸다. 대리점을 통해 상담하니 시중에 나온 스마트폰 중에서 5G 스마트폰의 공시지원금 등 혜택이 가장 커, 최신 스마프폰인 갤럭시S10 5G 모델을 권해드렸다. 대리점에서는 할인 혜택을 받기 위해선 시중의 5G 요금제 중에 8만원 짜리 요금제를 3개월간 유지해야한다고 했다.

어머니는 요금제 가격에 놀라신 눈치였다. 기존에 데이터를 많이 써오지 않아 LTE 3만원대 저가 요금제를 써왔기 때문에, 기존요금제 보다 2배가 비싼 요금제 가격에 부담스러워했다. 현재 5G 요금제로 나온 것 중에 가장 저렴한 것은 데이터 8GB를 제공하는 5만5000원 요금제였다. 실제 데이터 사용량보다 5G 요금제가 경제적으로 보이지 않았는지, 어머니는 결국 요금제 선택 폭이 더 넓은 LTE 스마트폰을 하자고 하셨다. 하지만 대리점들은 하나같이 오히려 LTE 전용 폰이 보조금 혜택이 적어 값이 더 비싸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4월13일부터 5G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개통했다. 이동통신3사는 5G 서비스 가입자 확보를 위해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5G 단말기 공시지원금과 그에 상응하는 리베이트(판매장려금)을 대규모로 풀고 있어, 온라인상에서는 5G 스마트폰을 "25만원에 판다", "5만원에 샀다" 등의 공시지원금을 대폭 지원한다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하지만 5G 서비스의 보편화, 대중화를 위해서는 보편요금제의 빠른 도입과 중저가 단말기의 확대가 뒷받침이 돼야 한다. 비싼 요금이 부당하다고 강력히 비판하고 있는 참여연대는 5G 서비스 상용화와 함께 가장 먼저 논란의 중심이 됐던 것은 이통3사의 요금제 구조라고 분석했다. 월 7만5000원 이상의 고가요금제 구성, 월 3~4만원대 저가요금제의 실종, 고가요금제에 집중된 혜택 등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참여연대는 지난 8일 성명을 통해 “5G 최저요금제인 5만5000원 요금제는 데이터 1GB당 요금이 7만5000원 요금제보다 14배나 비싸다”며 “높은 요금제일수록 더 많은 혜택이 집중되는 탓에 낮은 요금제를 선택할 수 없어 ‘생색내기용’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과기정통부가 업계를 설득해 낮은 요금제 출시를 유도했다고 주장하지만, 높은 요금제일수록 많은 공시지원금, 멤버십, 사은품 등이 나오기 때문에 사실상 선택하는 사용자가 없다는 설명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통사들의 저가요금제 경쟁을 촉발시킬 수 있는 ‘보편요금제’ 도입이 시급하다. 참여연대는 "최저선인 보편요금제를 도입하게 되면 이동통신사들의 저가요금제 경쟁에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고 보다 다양한 중저가요금제가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며 "실제로 지난 해 2만원대 LTE 보편요금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이동통신사들이 3만원에 1GB 내외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요금제를 잇따라 출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데이터 제공량을 10-20GB 내외로 제공하는 2~3만원대 보편요금제가 도입된다면 LTE 때보다 더 큰 실익을 거둘 수 있는 상황"이라며 "기본 데이터 제공량이 최소 150~200GB에 달하는 5G 서비스의 가입자 1인당 데이터 사용량이 23GB에 불과하다는 것은 그만큼 5G 서비스가 필요 이상의 데이터 제공량과 고가요금제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참여연대의 지적은 정확하다. 모두가 대용량의 데이터를 쓰지 않는다. 모두가 대용량 데이터를 쓴다는 가설하에 요금제가 싸다고 주장하는 것은 일반화의 오류다. 60대 노령층의 데이터 사용비율은 통신3가가 다 자료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 사려된다. 이벤트로 사회복지를 외치기 보단 평소 노인층에게 합리적 요금제 혜택을 통해 사회복지를 실현하는 책임있는 자세를 보였으면 더욱 더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부모님의 스마트폰을 바꿔주는 자식 또한 소비자이기 때문이다.

또한 불필요한 보조금 규모를 줄이고 통신요금 및 단말기 가격 자체를 낮추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분리공시제를 도입해, 소비자도 이해하기 어려운 보조금 구조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신규 서비스의 요금 인가단계부터 영업비용에서 보조금 항목을 제외해 통신요금 자체를 낮출 수 있다.

아울러 LTE 대비 턱없이 부족한 기지국 상황과 이로 인한 커버리지 문제로 붉어진 통화품질 불량에 따른 '불완전판매'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미국 버라이즌과 같이 한시적으로 요금을 감면해주는 방안 등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 디지틀조선TV 정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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