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반쪽 5G'에 속타는 5G 가입자들

류범열 기자 ㅣ
등록 2019.08.23 16:15

류범열 산업부 기자

"5G 포기하고 LTE 고정으로 해서 써야겠다"

인터넷 한 커뮤니티에서 올라온 5G 이동통신 가입자의 게시글이다. 이 가입자는 보조금과 통신사 기기변경으로 비교적 저렴하게 갤럭시 S10 5G폰을 구매했다. 하지만 사무실, 집 등 오랫동안 머무르는 공간에서 등 5G가 좀처럼 터지지 않는 데다 배터리 소모도 커 'LTE 우선모드'로 고정해 쓸지 고민하고 있다. 5G 가입자들은 '집 회사만 다녀서 그다지 감흥이 없다', '속이 터진다' 등 5G를 이용은 하고 있지만 불만이 속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5G 서비스가 상용화된 지 4개월여가 지났지만 소비자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5G 요금제는 월 8만대로 LTE때 보다도 비싼 비용을 지불하는 반면 그만큼 향상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5G폰을 구매했지만 서울시내 지하철 주요 구간에서도 LTE 전파로 잡히거나 바뀌는 과정서 구동중이던 음악이 멈추거나, 영화가 끊어지거나 하는 일이 부지기수다. 5G 전파가 잡히는 곳보다 먹통인 지역이 더 많을 정도로 다급이 시작한 부작용이 커 보인다. 집과 회사 등 건물 내에서는 5G를 전혀 쓸 수도 없다. 5G를 두고 '속 빈 강정'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4월 세계 첫 5G 스마트폰을 출시한 후 140여 일 만에 가입자는 240만 명을 넘어섰다. 당초 예상보다 가파른 증가세다. 지난 22일 SK텔레콤은 전 세계 28개 통신사 중 가장 먼저 5G 가입자가 100만 명을 돌파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2011년 LTE 상용화 때보다 두 배가량 빠른 속도다.

문제는 5G 서비스 구축이 턱없이 부족한 상태에서 불법 보조금 등 과열 마케팅을 통해 가입자들을 늘리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과 통신사 간 점유율 경쟁에 얽매이다 보니 정작 피해는 소비자들에게 돌아가고 있는 셈이다. 최근 들어 통신사들이 앞다퉈 기지국을 구축하고 있지만 여전히 소비자들 사이에선 'LTE 우선모드가 답이다'라는 말이 나온다.

LTE의 상용화 때도 과도기적 상황이 있었겠지만 5G 가입자 늘리기에 앞서 이용자들이 서비스를 체감할 수 있게 장비 구축이 우선되어야 한다. 이제는 초기 가입자 경쟁이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는 점에서 통신사별 경쟁이 아닌 차별화된 5G 서비스에 집중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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