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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줄줄 새는 LG화학人, 본연 경쟁력 되돌아봐야

등록 2019.09.25 06:00 / 수정 2019.09.25 10:59
등록 2019.09.25 06:00 / 수정 2019.09.25 10:59
정문경 산업부 기자

LG그룹은 주력 계열사의 실적 감소와 구조조정, 인력 이탈 등으로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구광모 회장은 계열 최고경영진이 모인 사장단 워크샵에서 "L자 형 경기침체 등 지금까지와는 다른 양상의 위기에 앞으로의 몇 년이 우리의 생존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라며 "위기 극복을 위해 근본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사업 방식과 체질을 변화시켜 나가야한다"고 강조했다. 

LG그룹은 24일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LG인화원에서 LG 최고경영진이 모여 경영전략을 논의하는 '사장단 워크샵'을 개최했다. 최고경영진 30여명이 하루 종일 머리를 맞대고,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경영 환경 속에서 미래 생존 전략을 모색하자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구 회장은 "LG가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근본적이고 새로운 변화를 위해 사장단이 몸소 '주체'가 돼, 실행 속도를 한 차원 높여줄 것"과 "제대로 그리고 빠르게 실행하지 않는다면 미래가 없다는 각오로 변화를 가속화해 달라"고 당부했다.
 
최근 들어 LG그룹의 핵심 계열인 LG화학의 인력 이탈, LG디스플레이의 실적 저하 등 계열사의 위기감을 의식한 회의로 자구안을 마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의 인력 이탈 현상은 3년전부터 꾸준히 일어났고,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직원이 떠나는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자기성찰보다는 퇴직자를 범죄자로 낙인 찍으려는 모습에 더욱 실망했다는 LG화학 전 현직 직원들의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해 LG화학에서 퇴사한 한 직원은 "LG화학 직원들은 처우 뿐 아니라 조직문화 등 전반적인 부분에서 회사에 마음을 돌린 상태"라고 전했다. 

이 근거인 LG화학의 지속가능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퇴직자는 763명이고, 이 중 자발적 퇴직자가 505명을 나타났다. 자발적 퇴직자는 전체 임직원 가운데 비자발적 이직이나 퇴사 등 징계, 해고, 정년퇴직에 해당하지 않는다. 직전 해인 2017년에는 자발적 퇴직자가 453명을 기록했으며, 2016년에는 300명, 2015년 245명 등 매년  퇴직자들이 늘어나는 추세이다. 

2015년부터 4년 동안 LG화학을 떠난 자발적 퇴직자는 모두 1762명이다. 또한 최근 몇 년 간 LG그룹의 핵심 계열사 성적도 하락세를 겪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 올해 연간 기준 적자전환이 예상된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계의 거센 공세로 주력 LCD 부문의 수익성이 크게 떨어진 결과다. 차세대 디스플레이 OLED 중심으로 사업구조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지만, 국내 LCD 생산라인을 줄이는 등 전반적인 조직개편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같은 사정은 다른 계열사들도 마찬가지다. 주력인 LG전자의 경우 MC(모바일) 사업부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첫 5G폰 V50의 큰 인기에도 불구 2분기 영업손실은 전 분기보다 더 커졌다. 국내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베트남으로 옮긴 가운데 차세대 사업인 VS(전장) 부문의 적자도 누적되고 있다. 

LG화학도 배터리 부문의 수익이 개선되는 추세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인력 이탈이 일어나고 있다. 직원들이 느끼는 사측에 대한 불만이 경영진의 생각과는 괴리가 있어 보인다.

최근 경쟁업체인 SK이노베이션과도 날썬 법정 공방을 벌이는 중이다. 실제 LG의 핵심 계열사들은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 놓여 있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의 부진 속에 가전 제품에 치중된 포트폴리오의 균형을 도모해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고, LG디스플레이는 중국의 대대적인 공세에 실적 부진을 겪으며 최근 최고경영자가 교체되는 상황을 맞았다. 

LG화학 또한 미래 핵심 먹거리인 배터리를 두고 치열하게 경합 중이다. 

LG디스플레이는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이 물러나고, 그룹내 재무통으로 불리는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 정호영 사장을 CEO로 앉혔다. 

임기 중 CEO의 전격적인 교체는 LG그룹 내에선 2010년 스마트폰 대응 실패에 따른 LG전자 남용 전 부회장 사퇴 이후 처음이다. CFO 출신을 대표로 기용했다는 사실은 사업의 전략보다는 숫자를 우선으로 경영지표만 좋게하겠다는 미봉책아니냐는 비판도 흘러 나온다. 

LG화학, 디스플레이 등 주력 계열사들은 전사적으로 싸움닭처럼 경쟁사와의 고소 및 고발전에 달려들고 있다. 

실질적인 사업 성적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경쟁사와 소송전(戰)을 벌이는 것은 브랜드 이미지에도 타격을 입힐 수 있다. 고소 고발전으로 외부와 싸우기 이전, 살아남기 위한 본연 경쟁력부터 되돌아 보고, 외부와의 전선을 넓히는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 디지틀조선TV 정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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