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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동력서 계륵된 ESS 배터리 사업…삼성·LG, 화재 수습에 실적도 발목

정문경 기자 ㅣ jmk@chosun.com
등록 2019.10.16 06:00

삼성SDI·LG화학, 화재 수습 손실 비용 처리로 영업익 컨센서스 하회 전망

지난 14일 서울 중구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열린 삼성SDI의 ‘에너지저장장치(ESS) 안전성 강화 대책 설명회’에 참석한 허은기 삼성SDI 전무가 ESS 모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선DB

신성장동력으로 주목받던 에너지저장장치(ESS)산업이 지난해부터 꾸준히 이어져오는 화재사건으로 주춤하면서, ESS 배터리를 제공하는 삼성SDI와 LG화학의 실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7년 8월부터 1년9개월간 ESS 설비에서 발생한 국내 화재로 ESS의 배터리 제조사인 삼성SDI와 LG화학이 화재 수습에 따른 손실 비용 처리로 3분기 실적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최근에도 양사는 안정성 강화를 이유로 안전종합대책 발표 및 안전장치 설치 등 화재확산 방지을 위한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삼성SDI의 경우 이번 안전종합대책에 들어가는 비용이 1500~2000억대에 달할 예정이다.

삼성SDI는 ESS 대책으로 ▲외부 전기적 충격으로부터 배터리를 보호하기 위한 3단계 안전장치 설치 ▲배터리 운송·취급 과정에서 충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센서 부착 ▲ESS 설치·시공 상태 감리 강화와 시공업체에 대한 정기교육 실시 ▲배터리 상태(전압·전류·온도 등)의 이상 신호를 감지해 운전 정지 등의 조치를 할 수 있는 펌웨어 업그레이드가 포함돼 있다.

LG화학은 외부 전기충격으로부터 배터리 보호를 위해 모듈퓨즈·IMD(절연에 이상 발생시 전원을 차단하는 장치) 안전장치를 함께 설치키로 했다. 이미 기존 사이트는 교체됐고 신규 사이트에 대해서도 필수적으로 설치한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화재확산 방제 제품 출시를 준비 중이다. 국제인증 시험을 통과했고 추가 테스트가 마무리되는 대로 관련 시스템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삼성SDI는 3분기 실적은 ESS사업의 역성장으로 컨센서스를 하회할 전망이다. ESS 화재 사고로 전년비 매출 역성장하며, 충당금 및 안전성 강화 비용 등으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탓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SDI 매출액 2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8% 증가하나, 영업이익은 1966억원으로 18.6%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4분기에는 ESS 안전강화조치로 1500~2000억원 수준 비용이 투입될 예정이다.

LG화학도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3031억원으로 컨센서스보다 대폭 하락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9.7% 하락한 수치다. ESS 화재 관련 손실 추정치가 약 1000억원이 반영됐고, 국내 ESS 가동률을 70%로 낮게 유지하는데 발생할 수 있는 보상비용 1200억원대도 반영됐다.

이도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대 ESS 가동률 하향으로 300억원 가량이 보상금이 지급될 것으로 추정되고, 충당금을 쌓을 가능성도 높다"며 "상반기 쌓인 충당금을 감안해 750억원의 비용을 3분기에 반영해, 올해 ESS 화재로 발생한 일회성 비용만 305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양사는 올해 1~2분기 실적도 크게 악화됐다. 삼성SDI는 1분기 실적에서 영업이익이 1299억원으로, 전분기보다 무려 52.2%나 감소했다. 중대형 전지 사업부문에서 국내 ESS 수요가 부진했다는 점을 주요 원인이었다.

LG화학도 1분기 전지 사업부문에서 계절적 요인과 함께 ESS 화재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발생하면서 적자를 냈고, 2분기에 영업이익이 267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62% 감소했다.

국내 ESS 시장은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에 발맞춰 빠르게 성장한 산업이다. 미국 에너지부(DOE) 통계에 따르면 2016년 말까지 전 세계 ESS 설치용량을 살펴볼 때 미국이 452.6MWh로 가장 많았고, 한국은 142.4MWh로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은 ESS가 설치된 국가로 집계됐다.

산업부는 2018년 기준 세계 ESS 시장에서 국내업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80%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산업부가 집계한 지난해 상반기 국내 ESS 설치량은 1.8GWh로 전년 동기(89MWh)보다 20배 이상 늘었다.

한편 ESS 화재 원인에 대해서는 지난 6월 민관합동 ESS 화재사고 원인조사위원회는 전기적 충격에 대한 배터리 보호 시스템 및 운영환경 관리 미흡, 설치 부주의, ESS 통합제어 및 보호 체계 부족 등 복합적인 원인이 지목된 바 있다.

지난 2017년 8월부터 1년9개월간 ESS 설비에서 발생한 국내 화재 23건 중 14건의 배터리 제조사는 LG화학이었다. 14건의 화재는 모두 2017년 2·4분기부터 4분기 동안 LG화학 중국 난징 공장에서 만들어진 초기 물량으로 확인된 바 있다. 올 6월 정부 발표 이후 발생한 추가 화재 3건 중 2건도 LG화학 배터리가 설치된 ESS에서 발생했으나 원인은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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