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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니 정' 못다 이룬 꿈, 장남 정몽규 하늘서 일군다…선친 현대차 떠나며 눈물

정문경 기자 ㅣ jmk@chosun.com
등록 2019.11.13 14:58

통큰 배팅 배경 '모빌리티 그룹'으로 도약 의지 담긴 듯
선친 故 정세영 회장 현대차에서 못다 이룬 꿈 하늘길 통해 날개짓

정몽규 HDC그룹 회장. /조선DB

2조5000억원에 육박하는 통큰 배팅으로 국내 2위 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한 정몽규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통해 HDC그룹을 '모빌리티(Mobility) 그룹'으로 재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이 모빌리티 사업에 애착을 갖는 것은 선친 고(故) 정세영 명예회장과 관련이 깊다. 정세영 회장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셋째 동생으로 1957년 현대건설에 입사한 후 1967년 설립된 현대자동차 사장에 취임해 2000년 물러날 때까지 32년 자동차 외길을 걸었다. 현대자동차 사장 시절 '포니'를 생산해 회사를 일으켜 '포니 정'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그러나 1999년 현대그룹은 경영권 승계를 놓고 치열한 권력 투쟁이 벌어졌고 정세영은 형님의 명에 따라 장조카 정몽구 회장에게 자동차를 내어주고 정몽규 회장과 현대산업개발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고 정세영 회장은 자신이 일군 현대자동차를 떠나는 것을 못내 아쉬워했다. 당시 정세영 명예회장이 현대차를 떠나며 눈물을 흘렸다는 일화도 있다. 장남인 정몽규 회장은 2005년 선친이 타계한 이듬해 선친의 별칭을 딴 '포니정 재단'을 만들어 현재까지 운영 중이다.

정몽규 회장 선친 고(故) 정세영 명예회장. /포니정 재단 제공


그래서 이번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당시 부자(父子)가 못다 한 자동차에 대한 꿈을 항공을 통해 이루려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정몽규 회장은 전날 우선협상대상자 발표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모빌리티그룹으로 지향점을 분명히 했다. 정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항공산업 뿐만 아니라 모빌리티 그룹으로 한걸음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HDC그룹이 항만사업도 하고 있는데 앞으로 육상, 항공쪽으로 더 확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추가 인수합병(M&A)를 통해 본격적인 모빌리티그룹으로 외형확장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정몽규 회장은 그간 건설업을 확장하기보다 호텔, 면세점 등 유통영역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는데 주력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미래사업을 찾기 위한 노력을 계속했다. 지난해 5월 지주사 출범 이후 미래 신사업 발굴, 사업 다각화에 대한 갈증은 더욱 커졌다.

국내 첫 고유 모델 자동차 '포니'. /포니정 재단 제공


이런 가운데 정몽규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이 HDC그룹이 현재 운영하는 면세점과 호텔 사업 등에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최종 인수 대상으로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이번 인수를 실무를 맡은 현대산업개발 정경구 최고재무책임자(CFO)은 인수 배경에 대해 "본업인 건설업보다 항공업의 리스크가 작다고 판단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몽규 회장의 앞길이 녹록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갖고 있는 10조 가까운 막대한 부채, 불확실한 수익성, 항공업계 과열 경쟁 등은 넘어야 할 산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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