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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조현아 복귀 임박…3각 편대 '순항' 이목 집중

정문경 기자 ㅣ jmk@chosun.com
등록 2019.11.27 10:30

한진그룹 다음달 정기 임원인사 단행
조현아 전 부사장 경영 복귀 논의…호텔사업부문 맡을 가능성 높아
형제간 화합 강조한 선친의 뜻 영향…우호 지분 확보해 경영권 방어 역할도 작용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왼쪽부터),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한진칼 최고마케팅책임자. /한진그룹 제공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이르면 연내 경영 일선에 복귀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그룹은 고(故) 조양호 전 회장의 세 자녀들이 형제 경영 체제를 구축할 전망이다. 그의 복귀는 총수일가가 힘을 합쳐 적대적인 사모펀드로부터 경영권부터 방어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다만 총수가 있는 그룹사의 경우 대부분 형제 경영 체제를 구축하고 있지만 이른바 '형제의 난'이 없던 기업을 찾기 힘들 정도로 경영권 분쟁이 잦다는 점에서 세 형제의 협업이 순조롭게 이뤄질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재계 고위관계자는 "한진그룹이 다음달 진행되는 정기 임원 인사를 기점으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경영 복귀를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우선 한진그룹이 현재 가장 크게칼호텔네트워크 대표이사, 한진관광 대표이사 등을 역임해오면서 그룹 호텔·레저사업을 총괄해온 분야를 발판삼아 한진그룹의 호텔사업부문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에 조 전 부사장이 경영에 복귀하게 되면 한진그룹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민 한진칼 최고마케팅책임자(CMO)과 함께 세 남매의 형제 경영 체제로 구축되게 된다.

앞서 조 전 부사장은 2014년 미국 뉴욕 JFK공항에서 기내 소란을 일으키며 이륙 준비 중이던 항공기를 멈춰 세운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1심 판결에서 항공안전법 위반 혐의 등이 유죄 판단을 받아 구속 수감되기도 했다. 그러나 2심과 대법원에서 항로 변경 부분은 무죄 판결이 나고 승무원 폭행 혐의 등만 인정돼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다.

그는 지난해 3월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으로 잠시 복귀했지만 여동생인 조현민 한진칼 전무(당시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갑질’ 사건이 터지면서 한 달도 못돼 사퇴했다. 조 전 부사장이 이번에 한진으로 돌아오면 사실상 5년 만의 경영 복귀다.

조 전 부사장의 경영 복귀 배경에는 형제간 화합을 강조해 온 선친의 뜻이 우선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또한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에 대응해 경영권을 방어가 '발등의 불'인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해석이다.

조 회장은 최근 미국 뉴욕에서 기자들과 만나 "(선친이) ‘누나·동생·어머니와 협조해 대화로 결정해 나가라’고 하셨다. 결과적으로는 가족 간에 협력하지 않을 수 없는 구조"라며 "아버님 뜻에 따라서 맡은 분야를 충실하기로 셋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또한 "우선은 경영권 방어를 해야한다. 그룹 주축인 대한항공도 어렵고, 국제 경제도 안 좋기에 극복 방안을 찾은 후 경영 관련 논의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이 한진그룹의 지주사 한진칼의 지분 6.52%를 보유중이고 그 뒤를 이어 조 전 부사장과 조 전무가 각각 6.49%, 6.47%를 가지고 있다. 모친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도 5.31%의 한진칼 지분을 보유 중이다. 조 전 회장이 보유했던 한진칼 지분은 민법에서 규정한 대로 이 고문과 원태·현아·현민 3남매가 각각 1.5:1:1 비율로 상속받았다. 조 회장의 한진칼 지분은 기존 2.32%에서 6.46%로 확대됐다. 조 전 부사장과 조 전무의 한진칼 지분율은 6.43%, 6.42%다.

이로써 현재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은 조 회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이 28.93%로 가장 많고, 이어 사모펀드 KCGI(15.98%), 미국 델타항공(10.00%), 반도(5.06%)의 순이다.

재계에서는 향후 3남매가 자신의 전문 분야를 살려 그룹 경영을 도맡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조 회장이 대한항공과 그룹을 총괄하면서 장녀인 조 전 부사장은 호텔 부문을, 조 전무는 마케팅을 담당하는 식으로 역할을 분담할 가능성이 있다.

한편, 조 전 부회장의 경영 복귀외에도 한진그룹의 정기 인사는 조원태 회장 체제를 보다 공고히 하는 동시에 그의 색깔을 보다 분명히 드러내는 계기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고 조 전 회장의 별세 뒤 조원태 회장 체제에서 처음 이뤄지는 인사이기 때문에 향후 한진그룹의 비전과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인사의 폭과 규모다. 조원태 회장이 "대한항공을 주축으로 한 항공 운송 산업과 항공기 제작, 호텔·여행 등 지원 사업 외에는 관심이 없다"며 "전체적으로 이익이 남지 않는 분야에 대해선 정리할 생각이 있다"고 비주력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 의사도 내비쳤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조 회장이 과감한 세대교체와 함께 조직개편을 단행할 가능성을 높다고 분석한다. 항공업계는 최근 최악의 업황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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