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고] 간도 다이어트가 필요합니다.

등록 2019.12.23 10:46 / 수정 2019.12.31 17:01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평생건강증진센터 건강증진의학과 정문경 교수(소화기내과)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평생건강증진센터 건강증진의학과 정문경 교수(소화기내과)

건강검진을 받은 분들에게 "지방간이 있어요"라고 설명하면 "제 나이되면 대부분 다 있더라고요"하면서 대수롭지 않게 반응하시곤 합니다. 실제로 우라 나라에서 초음파로 진단 시 4명중 한명은 지방간 진단을 받습니다. 과거에는 지방간이 대부분 정상으로 회복되는 가벼운 병으로 여겨, 별다른 중요성을 가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단순 지방간이 10-20% 정도에서 지방간염으로 진행하고, 지방간염 환자의 10~29%는 10년 이내 간경변이 발생하며, 간경변 환자 중 4~27%는 간암으로 진행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지방간은 있어도 별문제 아니라고 안이하게 생각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관리하도록 노력하여야 합니다.



지방간이란 간세포 내에 비정상적으로 지방이 축적된 상태를 말합니다. 물론 간에 어느 정도의 지방이 있는 것은 정상이지만, 지방이 간 무게의 5% 이상일 경우 지방간이라고 합니다. 보통 지방간의 원인은 술이라고 생각하는데. 술을 많이 마셔 생기는 알코올 지방간은 20%내이고, 술을 아예 마시지 않거나 조금만 마셔도 지방간이 나타나는 '비알코올 지방간'이 대다수입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한가지 병이라기보다 염증을 동반하지 않는 단순 지방간에서부터 만성 간염, 간경변증에 이르는 다양한 형태의 간질환을 포함합니다. 즉 단순히 지방만 끼어 있고 간세포 손상은 없는 가벼운 지방간, 간세포 손상이 심하고 지속되는 지방간염, 심지어는 복수나 황달 등을 동반하는 간경변증(간경화)이 생기는 경우까지 병의 정도는 매우 다양할 수 있습니다.



20년 사이 우리나라에서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유병률은 18.6%에서 21.5%로 증가했다는 보고도 나오고, 제한적인 실정이지만 건강검진 수진자를 대상으로 초음파검사를 이용하여 진단한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의 유병률은 16-33%로 나타났습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과 알코올성 지방간을 어떻게 구별하나요?


술을 전혀 안 마시거나 마시더라도 소량, 즉 여성의 경우 1주일에 소주 1병, 남성의 경우 1주일에 소주 2병 이하를 마실 뿐인데도,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들과 비슷하게 간에 중성 지방이 많이 끼어있을 때 비알코올성 지방간이라고 합니다. 물론 간질환을 일으키는 다른 질환들이 배제되야 합니다.



어떤 사람이 비알코올성 지방간에 잘 걸리게 되나요?


1) 과도한 영양 섭취 2) 인슐린 저항성 3) 유전적 요인 등이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주요 병인들로 알려져 있습니다. 인슐린 저항성은 인슐린이 분비는 되지만 인슐린의 기능이 떨어지는 것을 뜻합니다. 인슐린은 정상적으로는 지방조직에서 지질분해를 억제하는 효과를 갖게 되지만 인슐린 저항성이 생기면 지방조직에서의 지질분해가 증가하고 이로 인해 많은 양의 유리 지방산이 간으로 유입되게 되며, 간에서 지방 축적이 일어나게 됩니다.



따라서 인슐린 저항성과 연관되어 있는 질환들을 가진 사람들, 즉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 심혈관계 질환을 가진 사람들에서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같이 동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있는 경우에 심혈관질환, 당뇨병의 발병위험도 높아집니다.



그 외에도 여성의 경우 폐경 이후 지방간 걸릴 위험이 높아지고, 근감소증이 있는 경우 지방간이 생길 위험성이 커진다고 합니다. 여성 호르몬제나 스테로이드(부신피질 호르몬 등)를 포함한 여러 가지 약제를 오래 복용하여도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올 수 있고, 급작스러운 체중 감량이나, 체중감량을 위한 수술 후에도 심한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올 수 있습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어떤 증상이 나타나고 진단은 어떻게 되나요?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건강 검진시 복부 초음파에 지방간이 보이거나, 우연히 시행한 검사에서 간기능이 나쁘다고 알게 되는 경우가 제일 흔합니다.



초음파로 지방간의 진행된 정도 즉, 대략적인 간 내 지방의 양이 어느 정도인지를 경도, 중등도, 중증으로 구분할 수 있으나, 초음파 검사만으로는 지방의 양이나 지방간염 혹은 간경변증으로 진행되었는지를 정확히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컴퓨터 단층촬영(CT)검사나 자기공명영상(MRI)검사, 간섬유화 스캔 검사등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간수치가 증가한 경우에는 지방간염을 의심할 수 있는데, 지방간에 염증이 동반된 지방간염의 경우는 향후 간경변증 및 간암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따라서 간수치가 증가한 경우에는 3-6개월간 체중 감량, 운동, 식이 관리를 하고, 그 후에도 간수치 증가가 지속되는 경우는 간 조직 검사를 고려하기도 합니다. 이 부분은 간질환 전문의와 상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치료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우선 지방간과 관련된 인자들, 즉 당뇨병, 비만, 관련 약제 등의 원인을 치료해야 간도 좋아집니다. 대부분의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가 과체중 혹은 비만을 동반하고 있으므로 현재로서는 ①적극적인 체중 감량, ②적절한 식사요법, 그리고 ③꾸준한 유산소 운동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입니다.



1) 적극적인 체중 감량
-  체중 감량 목표 : 7-10% 정도의 체중 감량은 간내 지방 침착, 염증 및 간세포 변성등의 소견을 호전시킵니다. 현재 체중의 10%를 3~6개월 내에 서서히 줄인다는 목표를 세웁니다. 또한 단순히 체중만 신경쓸 것이 아니라 뱃살(허리둘레)를 줄이는 것에 신경써야 합니다. 적정 허리둘레는 남자 90cm 미만, 여자 85cm 미만입니다. 일주일에 최대 약 0.5~ 1kg의 점진적 체중 감량이 필요하며, 너무 급작스런 체중 감량은 오히려 지방간 및 염증을 악화시킬 수도 있습니다.



- 비만이 아닌데 지방간이 있는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체질량 지수가 정상인데도 비알코올성 지방간 소견이 보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현재 체중이 정상이지만, 20대 초반 체중과 비교 시 더 많이 증가한 경우라는 보고도 있고, 중심성 비만, 즉 내장지방이 증가한 것과 관련 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비만이 아니더라고 체중을 감량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2) 식사요법 
- 총에너지 섭취량 감소와 더불어 저 탄수화물 식이 및 저 과당 식이가 필요합니다.
① 총에너지 섭취를 25% 정도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식사를 거르지 말고 세 끼를 챙겨 드시면서 한 끼 분량을 조금씩 줄이고, 야식을 피하십시오.
② 우리 나라의 경우 고탄수화물 식단 위주의 식사 습관이 문제일수 있습니다. 탄수화물 섭취를 줄여야 합니다. 또한 과당이 들어 있는 음식들, 즉 음료수(청량음료, 과일주스 등), 물엿을 넣어 조리한 음식들을 과하게 먹는 것을 삼가야 합니다.
③ 고지방식, 특히 트랜스 지방 섭취를 삼가고 포화지방 섭취를 줄여야 합니다. 쇼트닝, 마가린으로 조리한 음식을 피하십시오. 라면, 도넛, 케익, 삼겹살, 갈비, 닭껍질과 같은 음식을 과하게 섭취하는 것을 피해야 합니다.



3) 운동요법 
- 운동은 그 자체로 인슐린 저항성과 대사증후근 개선에 도움이 됩니다. 운동은 각자의 상황과 체력에 맞도록 선택하는데 빠르게 걷기, 자전거 타기, 조깅, 수영, 등산, 에어로빅 댄스 등의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일주일에 2번 이상, 한 번 할 때 30분 이상으로 최소 6주 이상 하실 것을 권장합니다. 물론 매일 규칙적으로 운동할 수 있으면 더 좋습니다. 운동의 강도는 몸이 땀으로 촉촉이 젖고 옆 사람과 대화할 수 있는 정도가 좋습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에 좋은 약은 없나요?


아직 약물 치료가 정립된 것은 없습니다. 약물 치료로는 당뇨병 치료제중 일부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시키는 약제들과 항산화제(비타민 E) 등이 단기간 치료에 사용되어 부분적으로 효과가 보고되기도 하였으나, 아직 장기간 치료 효과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특히, 시판되고 있는 지질 개선제나 간장 보호제는 보존적 치료효과만 있으므로 이들에 의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향후 다양한 약제들이 연구되고 있으므로 앞으로 좀 더 효과적인 지방간 치료제가 나올 것이 기대됩니다. 여러 가지 다이어트 약제나 체중 감량 수술은 부작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전문의와 상의 후에 제한적으로 적용되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약이나 수술에 의존하기보다는 체중 감량, 식사조절, 운동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가지고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가장 권장되는 치료법입니다.



나의 간은 건강한지 미리 검진하고, 건강한 간을 위해 노력합시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실천하기 가장 어려운 부분이지만, 이러한 생활습관 개선이야 말로 간을 건강하게 위한 꼭 필요한 노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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