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점 갑질' 남양유업, 대리점과 거래이익 5% 공유

[임상재 기자]
limsaja@chosun.com
등록 2020.01.13 17:57

수수료율 동종업계 평균 이상 유지…대리점협의회 활동 보장

대리점에 지급해야 할 수수료를 일방적으로 낮춘 혐의를 받는 남양유업이 순영업이익을 대리점과 공유하는 내용 등이 담긴 자진시정 방안을 마련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을 거쳐 남양유업의 자진시정 방안을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오는 14일부터 2월22일까지 40일간 남양유업의 거래상지위남용과 관련한 잠정동의의결안에 대해 이해관계인 의견을 수렴 절차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동의의결이란 일종의 자진 시정 조치로, 불공정 행위를 한 사업자가 거래질서 개선이나 소비자피해구제 등 시정방안을 제안하면 공정위가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토대로 타당성을 검토하는 제도다.


지난 2016년 농협 거래 대리점에 지급하는 수수료율을 협의 없이 15%에서 13%로 인하한 남양유업의 혐의에 대해 심사를 진행하던 공정위는 지난해 11월 자진시정 조치를 받아들이기로 한 바 있다.


남양유업이 공정위와 협의를 거쳐 마련한 잠정동의의결안에는 ▲대리점 단체구성권 보장 ▲거래조건 변경 시 대리점과의 사전협의 강화 ▲순영업이익 공유 등 내용이 명시됐다.


먼저 남양유업은 농협과 거래하는 대리점에 지급해야 할 위탁수수료율을 동종업계 평균 이상으로 유지하고 수수료율을 일방적으로 낮추지 않기로 했다. 이를 위해 신용도 있는 시장조사기관이나 신용평가기관에 의뢰에 매년 동종업체의 농협 위탁수수료율을 조사하고 남양유업 대리점의 수수료율이 낮을 경우 평균치 이상으로 조정한다.


도서 지역에 있거나 월 매출이 낮은 영세 농협 하나로마트와 거래하는 전국 148개 대리점에는 위탁수수료가 추가 지급된다.


또한 남양유업은 대리점의 후생증대의 일환으로 농협과의 거래에서 발생하는 영업이익의 5%를 농협 거래 대리점과 공유하기로 했다. 업황이 악화해 영업이익이 20억원 아래로 떨어질 경우에도 최소 1억원은 협력 이익으로 보장한다는 내용도 자진시정 방안에 담겼다.


이외에도 남양유업은 업무상 사유로 대리점주가 건강 악화 등 장해를 입었을 때 긴급생계자금을 무이자로 지원하고, 자녀 대학 장학금 지급, 자녀 및 손주 육아용품 제공, 장기운영 대리점 포상 등 복지제도도 신설하기로 했다.


아울러 남양유업은 '남양유업 대리점 상생 협약서'도 체결한다. 상생협약에 따라 대리점은 '대리점 협의회'에서 활동할 수 있다. 대리점 협의회에는 5년간 매월 200만원의 활동비도 지급된다. 거래 조건 변경 시 대리점들로부터 사전에 서면 동의를 받고 위원회에서 사전협의 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내용도 상생협약에 담긴다.


공정위는 이 같은 잠정동의의결안에 대한 이해관계인의 의견을 수렴한 뒤 14일 이내에 최종 동의의결안을 상정, 심의·의결할 예정이다. 최종 동의의결안이 통과되면 공정위는 남양유업의 혐의에 대한 위법성 판단 없이 사건을 종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