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제네시스 GV80, 력셔리 SUV가 내뿜는 힘과 우아함 '하모니'

[정문경 기자]
jmk@chosun.com
등록 2020.01.17 09:46

제네시스 상징 '두줄 쿼드램프'…후면 쿠페형 SUV 형태로 날렵한 디자인
속도 150km 이상에서도 느껴지는 정숙성·첨단 노면소음 감소 기술 '최고점'
벤츠 GLE, BMW X5 등 보다 가격쟁력 우위…판매 첫날 1만5000대 계약 돌풍

제네시스 GV80 전면부. /사진=정문경 기자

메르세데스-벤츠 GLE, BMW X5, 아우디 Q7 등 대형 수입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을 견제할 국내 럭셔리 SUV가 등장했다.

지난 15일 공개된 제네시스 GV80를 시승해보니 국내 브랜드로서 럭셔리 SUV 세그먼트에서 기존 수입차들을 제치고 확실히 자리매김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세련된 디자인은 물론 SUV 장점과 첨단 기술이 조화를 이뤄 기존 수입차들이 떨어지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nfotainment) 기술도 확실히 우위를 차지한다.

외형 디자인은 제네시스가 디자인의 상징으로 내세운 전면부의 얇은 두줄의 쿼드램프(4개 램프)와 방패 형태의 대형 크레스트 그릴로 제네시스만의 감성을 살렸다. 측면은 루프라인부터 쿠페형 디자인을 적용해 후면부까지 날렵하게 떨어진다. 최근 수입 SUV의 신차가 쿠페형 SUV 형태로 출시되는 추세인데, GV80도 이를 반영했다.

쿠페형 스타일의 효과로 현대자동차 펠리세이드와 전폭이 같음에도 더 작아보이는 느낌이 든다. GV80은 실제 4945mm의 전장과 각각 1975mm와 1715mm의 전폭과 전고를 갖췄다. 베이스는 2955mm에 이르며 공차 중량은 시승 차량 기준(AWD, 5인승, 22인치 휠타이어) 2260kg에 이른다.

제네시스 GV80 후면부. /사진=정문경 기자


차문을 열고 내부를 살펴보니, 럭셔리한 감성이 내부 곳곳에 묻어있다. 운전석 차문을 열면 먼저 탑승을 편리하게 하기 위해 운전석과 운전대가 양옆으로 움직여 공간을 확보해준다. 운전석을 타면 퀼팅 나파 가죽 시트의 촉감이 마시멜로를 만지는 듯한 부드러움이 느껴졌다. 착석 후 핸들은 마치 벤틀리의 핸들과 같이 력셔리함을 뿜어낸다.

오른쪽에는 14.5인치 대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탑재돼 있다. 최근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가 넓고 커지는 추세인데, 지난해 말에 출시된 그랜저, K5의 디스플레이(12.3인치) 보다 더욱 넓다. 이 인포테인먼트는 주행 중에서 더 유용한 기능들을 발휘한다.

주 조작부(센터 콘솔)에는 지름 10cm 정도되는 회전 조작계 방식의 전자식 변속기가 적용됐으며, 그 위에 인포테인먼트를 조작하는 또 하나의 회전식 조작계가 있다. 이 조작계의 중앙 공간에는 터치 패드 기능이 있어 손으로 글자를 그리면 인포테인먼트에서 인식할 수 있다.

뒷좌석은 5인승 모델과 7인승 모델이 나뉘어져 있다. 5인승 모델일 경우 트렁크는 뒷좌석을 접으면 성인이 누울 정도 넓지만, 7인승의 경우 3열 시트 공간까지 다 쓰면 적재 공간은 여유가 많지 않다. 2열과 3열시트는 전자식 버튼으로 접고 펴는 것이 가능해 모두 적재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제네시스 GV80 내부. /사진=정문경 기자


◆ 속도 150km 이상에서도 느껴지는 정숙성과 부드러움

이날 기자는 GV80 3.0 디젤 차량을 인천대교, 영종대교, 서울외곽순환도로를 지나는 경로로 왕복 120km를 시승했다. 우선 처음 핸들을 잡고 출발하면서부터 속도 150km 내외의 속도로 달려보니 전체적 느낌은 정숙성과 부드러움이었다.

가속 패달을 밟았을때 직렬 6기통 디젤 엔진의 힘이 나와 가속이 빠르게 붙었지만, 동시에 차의 진동과 소음이 거의 들리지 않았다. GV80는 최고 출력 278마력(PS), 최대토크 60.0kgf·m이다.

특히 디젤 SUV임에도 주행 중 바람소리나 엔진음, 길에서 올라오는 소음 등이 거슬리지 않았다. 속도가 높아져도 목소리를 키우거나 라디오 음량을 조절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승차감도 세단에 비해 크게 떨어지지 않았고 SUV의 뒤뚱거림도 그다지 느껴지지 않았다.

제네시스는 주행 중 길에서 나는 소음을 실시간 분석한 뒤 반대 음파를 발생시키는 능동형 노면소음 저감 기술과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카메라와 내비게이션 정보로 길 상태를 파악하고 서스펜션을 제어함)을 처음 적용했다고 밝혔다.

증강현실(AR) 내비게이션은 인포테인먼트에서 켰을때 실제 도로 화면이 펼쳐지면서 도로 화면 위에 길 안내 그래픽을 얹어 보여주는 방식이었다. 새로운 기술에 '우와'라는 탄성이 나오긴 했지만, 실제 도로와 기존 길 안내 방식을 비교하면서 운전을 하는 것에 익숙한 기자 입장에서는 차선 변경과 새로운 길에 진입할 때 기존 길과 같은 AR 내비게이션이 그닥 유용하지 않았다.

가장 기자들의 관심을 모든 자율주행 기능도 사용해봤다. GV80에는 '고속도로 주행 보조II'(HDA II) 기능은 국산차 중 처음으로 탑재됐다. 해당 기능을 켜고 직선 중심 고속도로에서 안정적으로 달릴 때는 가끔 운전대를 잡기만 하면 되는 수준이었다. 계기판에는 주변 차량 위치, 흐름 등을 보여주는 기능도 포함됐다.

제네시스 GV80 전자식 조작부와 뒷좌석. /사진=정문경 기자


속도를 100㎞/h 넘게 달리던 상황에서 우측 차선 차량이 방향지시등를 켜고 들어오자 자연스럽게 속도를 80㎞/h 이하까지 낮췄다. 또 방향지시등만 켜면 자동으로 차선을 바꿔준다.

GV80의 가격은 6500만원대부터 옵션을 추가하면 최대 8000만원 후반대까지 올라간다. 경쟁 수입차 모델의 경우 벤츠 GLE가 약 9000만원, BMW X5가 약 1억원, 아우디 Q7과 볼보 XC90가 약 8000만원에서 출발한다는 점에서 경쟁 모델보다 GV80이 경쟁력이 우수해 보인다.

GV80의 국내에서의 관심과 반응은 뜨겁다. 제네시스는 올해 국내 목표 판매량을 2만4000대로 제시했다. 하지만 이미 판매 첫날 1만5000대 규모의 계약이 들어온 것으로 알려져, 이미 목표의 절반이 넘는 수치가 판매됐다.

과제는 해외시장 판매이다. 제네시스는 GV80을 필두로 올해 유럽과 미국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겠다는 야심이다. 해외에서 벤츠, BMW 등 독일산 SUV와의 경쟁에서 얼마만큼의 성과를 낼지는 지켜봐야할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