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후베이만 입국막는데 광둥발 국내 확진자 2명 발생…우한 외 지역 입국 '적신호'

[김종훈 기자]
fun@chosun.com
등록 2020.02.10 11:30

광둥성, 저장성 등 중국의 다른 우한 폐렴 다발지역도 위험
전문가 "정치적 이유로 입국 제한 않다가 방역 시스템 뚫렸다"

/조선DB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확진된 환자는 10일 현재 총 27명이다.

中후베이성 지역만 입국을 막는데 국내에서 중국 광둥(廣東)성발(發)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 3명이 나왔다. 그동안 후베이(湖北)성 우한외 지역의 중국을 다녀와 우한 폐렴에 걸린' 국내 사례는 처음이라 후베이성 외 지역에서 중국인 입국에 대한 방역이 우한폐렴 확산방지에 중요한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광둥성은 중국 내에서 우한 폐렴의 발원지인 후베이성에 이어 둘째로 확진자가 많은 지역이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현재 후베이성에 다녀온 외국인만 입국 제한을 하고 있다. 광둥성은 물론 저장성 등 중국의 다른 우한 폐렴 다발생 지역에서 입국하는 사람은 막지 않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9일 "경기 시흥에 살고 있는 A씨(73)가 25번 확진자로 판정됐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지금까지 밝혀진 최고령 확진자다. 25번 확진자는 중국에 다녀온 적이 없지만, 아들(51)과 며느리(37·중국인)가 지난달 31일 광둥성에서 입국한 후 전염됐다. 이날 오전 25번 확진이 확인되면서 방역 당국은 곧장 아들과 며느리도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에 격리해 감염 여부를 검사했다. 그 결과 두 사람 모두 26번 확진자·27번 확진자로 확인됐다. 광둥성에 다녀온 부부가 먼저 병에 감염됐고, 이후 모친에게 병을 옮겼다고 추정된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이날 오후 2시 브리핑에서 "며느리인 27번 확진자가 4일부터 잔기침을 했던 걸로 봤을 때 며느리가 먼저 발병했고, 25번 확진자에게 옮았다고 추정한다"고 했다.

시흥시는 25번 확진자가 6일 발열, 기침 등 증상이 나타나 이튿날인 7일 관내 선별진료소를 방문했지만 이날 중국에 다녀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우한 폐렴 검사를 받지 못했고, 8일에야 검사를 받았다고 했다.

보건 당국은 뒤늦게 이같은 사실을 직시하고, 7일부터 중국에 다녀오지 않은 사람도 우한 폐렴 검사를 받을 수 있게 했는데 적용되지 않은 것이다.

광둥성(1131명)은 중국에서 후베이성(2만7100명) 다음으로 확진자가 많은 지역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더 넓은 지역에 대한 입국 제한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진작부터 후베이성 밖도 입국 제한을 하자고 제안했지만 정부가 듣지 않았다"며 "정치적 이유로 입국 제한을 확대하지 않다가 방역 시스템이 뚫렸다"고 했다.

한편 정부는 중국 우한에 남아 있는 우리 교민들을 국내로 이송하기 위해 3차 임시항공편(전세기)를 투입키로 했다. 3차 전세기에 탑승할 교민 규모는 100~150명 수준이 될 전망이다.

이날 우한 주재 한국 총영사관에 따르면 전날 24시까지 실시한 3차 임시항공편 탑승 수요조사에서 현지 체류 중인 230여명의 교민 중 100~150명의 교민이 귀국을 희망했다. 구체적인 명단은 중국 당국과의 협의 후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1·2차 전세기 때는 한국인만 탑승 가능했지만, 이번엔 중국 정부가 지난 5일 중국인 출국 금지 조치를 일부 변경함에 따라 중국인이라고 해도 우리 국민의 배우자와 직계 친족인 경우 전세기에 탈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