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조작’ 드루킹 징역 3년, 2년 만에 확정…"김경수 4년 임기채울 전망"

[법조팀 기자]
fun@chosun.com
등록 2020.02.13 18:15

법원 인사에서 김 지사의 항소심 재판장 교체
법조계 "대법원 판결전까지 4년 임기 대부분 채울 것" 전망
재판부 "김 지사가 김씨의‘킹크랩 시연’본 것은 인정된다"

김경수 경남지사와 함께 댓글 조작을 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드루킹 김동원씨./ 연합


19대 대통령 선거에서 온라인 댓글을 조작해 여론을 왜곡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드루킹’ 김동원씨에 대해 대법원이 징역 3년을 확정했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13일 컴퓨터 등 장애업무방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씨의 상고심에서 각각 징역 3년,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김씨는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당선시킬 목적으로 2016년 12월~2018년 3월 매크로(자동 입력 반복) 프로그램인 '킹크랩'을 이용해 포털사이트 기사 8만여건의 댓글과 추천수 등을 조작한 혐의(컴퓨터 등 장애업무방해)로 기소됐다.

김경수 경남지사의 보좌관에게 인사 청탁 명목으로 500만원을 건네고, 고(故) 노회찬 전 의원에게 두 차례에 걸쳐 불법 정치 자금 5000만원을 건넨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도 받는다.

재판에서는 ‘킹크랩’으로 포털사이트 온라인 기사 댓글 140만여개에 공감·비공감 클릭 9970만여회를 조작한 것이 허위정보나 부정명령 입력에 해당하는지, 이로 인해 포털사이트의 업무가 방해됐는지가 다퉈졌다.

1심은 "댓글 조작은 온라인의 건전한 여론 형성을 심각하게 저해하고 유권자의 정치적 의사를 왜곡해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 과정을 방해한다"며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2심은 "댓글 조작을 기획하고 적극 주도해 죄질이 좋지 않다"며 댓글 조작 혐의에 대해 유죄 판단을 유지했다. 다만 김씨가 별도의 아내 폭행 혐의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점을 고려해 징역 3년으로 형량을 다소 낮췄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1심 판단을 그대로 유지했다.

공범으로 지목된 김 지사의 2심 재판에 국민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대법원이 김씨의 ‘범죄 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한 만큼, 공모 여부가 인정될지가 관건이다.

대법원은 김 지사와 드루킹간의 공모 여부는 "이번 사건의 상고 이유가 아니라 판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지난해 1월 1심에서 드루킹과의 공모 및 댓글조작 혐의의 중대성이 인정돼 징역 2년형을 받았다. 드루킹 측에 오사카·센다이 총영사 등을 제안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이와 관련 드루킹 일당과 공모해 불법 여론 조작을 벌인 혐의(컴퓨터 등 장애업무방해)로 기소된 김 지사는 아직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다. 김 지사는 1심에서 댓글 조작 혐의로 징역 2년, 선거법 위반 혐의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가, 작년 4월 보석으로 풀려났다.

당초 작년 12월 예정이던 김 지사의 2심 선고는 두 차례 연기 끝에 지난달 변론이 재개됐다. 재판부는 "김 지사가 김씨의 ‘킹크랩 시연’을 본 것은 인정된다"고 했다. 핵심 쟁점에 대한 재판부의 ‘심증’을 이례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다만 재판부는 김 지사와 김씨의 ‘공모’ 여부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다며 특검과 변호인 양측에 자료를 요구했다.

김 지사는 아직 항소심도 끝나지 않았다. 법조계에선 이달 법원 인사에서 김 지사의 항소심 재판장이 교체되면서, 김 지사가 대법원 판결 전까지 4년 임기 대부분을 채울 것이라 관측하고 있다.

재판장인 차문호 부장판사는 서울고법 민사부로 이동했고, 배석 판사 1명도 광주고법으로 전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