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31번째 확진자 대구서 발생…방역망 밖 감염자 또 발생

[김종훈 기자]
fun@chosun.com
등록 2020.02.18 13:06

감염자와의 역학관계 없어 지역사회에 대한 전파 우려 커져
대구교회와 직장, 동구 호텔 등 대구시내 누비고 서울도 방문

/연합


국내에서 31번째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가운데, 31번째 확진자 또한 해외여행을 다녀온 적이 없고, 감염자와의 역학관계가 없어 지역사회에 대한 전파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8일 오전 61세 한국인 여성이 코로나19 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환자는 대구 수성구 보건소에서 양성으로 확인된 뒤, 현재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인 대구의료원에 격리 입원 중이다. 31번 환자는 중국 등 해외여행력이 없는데다 기존 감염자와 만났던 사례도 밝혀지지 않았다.

대구시와 대책본부에 따르면 31번 확진자는 지난 6일 교통사고를 당한 뒤 이튿날 대구 수성구 범어동 한방병원(새로난)에 입원했었고, 지난 6∼7일은 대구 동구에 소재한 직장에 출근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9일과 16일에는 남구 교회(남구 대명로 81 대구교회)에서 2시간씩 예배에도 참여했다. 15일에는 지인과 동구에 있는 호텔(퀸벨호텔)에서 점심 식사를 했다.

31번 환자는 지난달 29일 서울 강남에 있는 소속 회사 본사를 방문한 이력도 있다. 보건당국은 질병관리본부 지침에 따라 확진 환자 동선에 따른 방역을 실시하고 공간 폐쇄, 접촉자 격리 등을 할 계획이다.

질병관리본부는 현장 대응팀 12명을 대구에 파견해 대구시 보건당국 등과 협력해 31번 환자의 상세 동선과 접촉자 등을 파악하고 있다.

최근 퇴원한 17번 환자가 설 연휴 동안 대구를 방문한 적이 있다. 하지만 이미 최대 잠복기인 14일이 지난데다 31번 환자와 17번 환자의 이동경로가 겹치지 않아 구체적인 역학조사가 필요하다. 일각에서는 잠복기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10일 28번 확진 환자가 17일 만에 확진 판정을 받으며 잠복기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중국과 홍콩 등지에서도 잠복기가 14일을 넘는 의심 사례들이 발견됐다. 중국에서 코비드 19 바이러스의 잠복기가 최대 24일이라는 논문이 발표되며 잠복기 논란은 더욱 불거지고 있다.

트레버 베드포드 미국 프레드허친슨 암연구센터 연구원(미국 워싱턴대 역학과 교수)은 13일(현지시간)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미국과학진흥협회(AAAS) 연차총회에서 ‘잠복기에 대한 논란이 존재하는데 여기에 대한 당신의 입장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코비드19의 기본적인 잠복기는 5일로 알려져 있지만 추가적인 사례 연구를 통해 잠복기가 (14일보다) 더 늘어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16일과 17일에도 중국 등 해외여행 이력이 없고, 다른 감염자와의 역학적 연관성이 없는 부부환자 2명(29번 환자, 30번 환자) 가 발생하면서 지역사회 전파가 시작된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이들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감염됐는지 감염경로를 명확하게 밝히지 못하면 국내에서도 홍콩이나 싱가포르, 일본처럼 지역사회 전파가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기존 방역체계로는 더 이상 확산을 막기 어렵고, 더 넓은 범위에서 새로운 방법을 강구해야만 한다.

현재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들에게 감염시킨 감염원을 추적하기 위해, 코로나19의 최대 잠복기인 14일 전부터 감염 확인 날까지 방문 장소와 이동경로, 만난 사람 등을 추적하고 있다. 지역사회에서 증상이 있거나 해외를 방문한 사람과 접촉한 적이 있는지 집중적으로 조사 중이다.

두 환자는 모두 2월초부터 증상이 나타났지만 해외여행력이 없는데다 고열이나 폐렴 증상이 없고 마른 기침 뿐이라 코로나19를 의심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고령자의 경우 코로나19에 감염되더라도 증상이 천천히 나타날 수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29번 환자는 증상이 나타나서부터 코로나19 확진을 받기 전까지 병원 3곳을 9번이나 방문해 병원 내 전파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병원은 야외나 다른 시설과 달리 밀폐돼 있고 고령자와 기저질환자가 많아 감염병이 확산되면 피해가 커 질 위험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