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한국 돈 해외로, 부동산→증시→외인 호주머니로

김종훈 기자 ㅣ fun@chosun.com
등록 2020.04.21 16:12 / 수정 2020.04.23 10:43

김종훈 보도국장.


과도한 부동산시장의 규제로 증시에 돈이 쏠리면서 소위 개인투자자가 주식시장에 몰려드는  '동학개미운동'이 더욱더 가열되는 조짐이다. 증시에 돈이 몰리는 것이 위험한 것은 개미들의 바램대로 저평가된 주식을 사서 시세 차익을 거두면 문제가 없지만 대부분 원금 손실을 보면서 깎아먹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20대는 빗을 내서 투자하고, 60대 이상 노년층은 쌈짓돈까지 털어 넣어 국부 유출의 우려가 크다. 서울과 수도권에서 30대~40대 직장인들이 내 집 마련의 꿈이 멀어지자 일어나는 현상이지만 부작용이 우려된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6일 현재 증시 주변 자금은 총 141조7281억원으로 집계됐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의 집값이 2008년 금융위기 당시만큼 하락할 경우 고령층 차주의 취약성이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전세보증금이 주식투자에 활용되고 있다고 이에 대한 위험을 평가해야 한다고 한국 정부에 권고했다. 

왜 주식시장으로 과도한 자금이 몰리나부터 따져봐야 한다. 천만 관객의 영화 국제시장부터 이해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지금 60대 이상 세대는 일부 엘리트 계층을 제외하고는 국민연금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이 상당수다. 60대 이상의 전국의 영세 상인들은 하루 벌어서 먹고 살기 급급해 연금을 넣지 못한 분들이 상당수이다. 전쟁 후 폐허 속에서 입에 풀칠하는 것이 더 중요했었다.

그럼 늙어 일할 수 없는 형편에서 연금도 없이 어떻게 먹고 살 것인가. 시장에서 쉬는 날 없이 열심히 장사해 번 돈으로 여윳돈이 생기면 집 한 채 장만해 거기서 나오는 월세 등으로 자식들에게 손 안 벌리고 살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집 한 채 마련한 것이 투기인가. 산업화 발전 과정에서 정부가 노후대책을 마련해주지도 않았다. 60대~80대는 사실상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요즘은 60대도 팔팔하지만 청년 일자리도 없는 마당이라 집에서 쓸쓸한 노후를 보내는 경우가 많다. 건강에 문제가 생겨 요양원 신세라도 지면 자식눈치 보기 급급하다. 

당장 70대인 내 부모님과 주변인 대부분이 이 같은 형편이다. 평생 저축한 돈 또는 일부 부모님 유산 등으로 상가나 오피스텔, 아파트 한 채를 사서 월세를 기대했다. 하지만 상가는 공실에 은행 이자부담, 아파트와 오피스텔도 수도권을 제외하면 아파트로 월세 50만원 받는 것도 힘들다. 서울의 가장 뜨거운 상권인 홍대와 광화문 1층 상가의 빈집도 보인다. 경기도는 상태가 더 심각하다. 부천, 광명, 김포 등은 역 바로 앞에도 상가 공실이 즐비하다. 지방은 더하다. 부산 강서 명지국제신도시 등은 신도시라는 단어가 무색할 지경이다. 

투기와 거리가 먼 이들은 생활비 마련, 재태크 정도의 꿈으로 집을 마련했지만 공실이 난무하고 있다. 장사를 하다가 폐업한 경우가 많다. 자영업자들이 최저임금 등을 감당할 여력이 안되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주 52시간 근무 등은 남의 나라 이야기다. 통상 자영업자들은 새벽에 문열고 밤늦게까지 일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 같은 국민들의 애환은 모른체 부동산 정책이 강남구 하나 때려잡자고 규제 일변도로 나가다 보니 부동산 자금이 증시로 쏠리고 있다. 증시의 투자된 국민들의 쌈짓돈은 큰손 투자자인 외국계 기관투자자의 승리로 인해 해외로 빠져나가는 큰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주변에 개미가 주식해서 돈 벌었다는 소리는 거의 들어보지 못했다. 오히려 큰 손실을 본 경우는 많이 본다.

소위 주식투자에 엘리트 집단인 기관 투자수익률도 적금 금리만도 못한 경우도 많다. 최근에는 라임 펀드 등 편법과 불법을 총동원한 펀드 사태가 일어나면서 우려를 낳고 있다. 가장 큰 자금 운용으로 수익률이 좋아 큰손이라 불리는 국민연금기금 조차도 수익률이 연평균 5%대 불과하다.

최근 20대들이 빗내서 주식에 투자한다는 소식이 심심치 않게 들린다. 30~50대 직장인들은 거의 모두 주식에 투자한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노령의 부모들은 쌈짓돈을 자식에게 맞겨 생활비라도 벌려고 한다. 
일부 서울 강남구의 투기꾼을 막자고 서울의 집값을 폭등시키고, 수많은 국민들의 여윳돈이 증시로 옮겨가 외인들에게 뺏기는 국부유출은 '부동산 정책의 실패 탓'이 커 보인다. 
물론 주거 안정을 위하는 것과 강남의 비현실적 집값, 서민주택 마련에 도움이 되는데 반대할 사람이 있을까, 임대주택 건설 등 좋은 정책도 많다.
 
현실은 서울서 직장인이 돈을 모아서 자력으로 집사는 것은 불가능하다. 경기도도 마찬가지다. 그럼 임대주택은 충분히 수요가 되는가, 턱없이 부족하다. 오히려 전세 가격마저 폭등 시켜 서민들의 주거안정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그렇다고 현 기득권 세력인 정치권은 청렴한가, 전 청와대 모 인사는 내부정보를 통해 상가 투기를 해 차익을 보려했다가 공천에 물먹고 또 비례정당으로 옮겨가 국민들의 마음에 큰 상처를 줬다. 또 여권의 한 인사는 지방정부의 특정 거리 조성 개발정보를 빼돌려 땅을 사들여 수백억의 차익을 거두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바로 이런 것이 투기다. 재태크와 투기는 다른 문제다. 정작 사회지도층이라 불리는 기득권 세력이 비리를 저지르고도 떳떳하게 정치권에서 국민을 대변한다고 떠드는 마당에 어떤 국민이 그 진정성을 믿을 수 있을까. 정부와 정치권의 모럴헤저드부터 잡고, 투기와 투자를 구분할 수 있는 합리적 정책을 만들어야 된다. 내수 경기 침체는 과도한 부동산 규제의 영향이 크다. 집을 사고파는 과정에서 국가가 취득세로 세수도 올리고, 중개업자도 벌고, 인테리어도 해서 유관산업도 부흥된다.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면 좋아서 지인들에게 집뜰이 한다고 한턱내고 식당가서 외식도 하고, 늦으면 택시도 타고 귀가하기 마련이다. 집에가는 길에 흥이나 먹거리도 사들고 퇴근하고 이것이 경제의 선순환이다. 

또한 부동산에 투자된 돈은 국내에서 회전될 가능성이 더 크지만 주식시장에 투자된 돈은 외인들의 승리로 끝나면 사실상 해외로 유출된 가능성이 크다.  돈맥경화라는 말은 이미 국민들 사이에 새롭지 않은 단어다. 쓸데없는 규제만 해소해도 살림살이가 나아질 것이라는 말은 시장에 돌아다니면서 막걸리 한잔 기울이면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 주식투자 실패로 외인들에게 국내에서 회전될 돈 탈탈 털리고 경기 부양한다고 아무리 땜질식 정책 내놓아봐야 자연스럽게 경제 순환 정책을 쓰는 것만 못해 보인다. 
현 정권의 경제정책 실기는 상당수 국민들이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내가 만나는 진보와 보수 모두 이에 대한 이견은 드물다. 코로나 극복을 위해 민주당에 표는 줬지만, 경제에 대해 손봐야 된다는 의견은 공감하는 경우가 많다.  

여당도 총선에 승리했다고 해도 자만해서 안될 것이 지역구 총득표수로 환산했을 때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차이는 8%포인트 남짓이다. 대선에서 언제든 뒤바뀔 수 있는 격차다. 선거에 승리했지만 무리한 선거제 개편은 오히려 양극화 갈등 심화라는 부작용만 보여줬다. 여당에서 날치기로 입법하자, 야당에서 꼼수로 맞받았고, 여당에서 또 꼼수로 응수했다. 결과는 한반도를 한쪽은 붉고 한쪽은 파란 양극화로 나눴다. 오히려 중재자 역할을 했던 소수정당마저 없어진 민주주의 퇴보라는 결과를 초래했다.  
국회의원이 사법부의 장으로 바로 가서 정당의 편에서고, 판사가 국회의원이 되기 위해서 정치적 판단을 내린다면 삼권분립은 크게 훼손된다. 행정부를 견재해야 할 국회는 국민의 목소리는 외면한채 편들기 바쁜 모양새다. 중립을 지켜햐 할 사법부는 행정부인 청와대 등 정부 눈치를 보면서 외압 없는 수사가 가능한가 싶을 정도다.   
기득권의 비위 혐의를 파헤치려는 사법부에게는 재갈을 물리려하고 있다. 민주주의의 근간인 3권 분립을 훼손하고, 부도덕과 범죄 앞에서도 내편이면 면죄부를 씌우겠다는 무리한 모습 앞에서는 민주주의의 근간이 흔들리는 모습이 안타깝다.  

현실적이고 빠른 경제정책 수정을 통해 정부와 여당에 힘을 실어준 국민들의 염원처럼 경제위기 극복에도 강력한 힘을 실어, 여야가 하나돼 기업 수출을 돕고, 내수경기 활성화 정책을 통해, 경제 살리기에도 모범이 되는 국가가 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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