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위기에 처한 기업들, 장기화 땐 국유화 불가피

임상재 기자 ㅣ limsaja@chosun.com
등록 2020.04.24 16:08



[공병호의 '시사프리즘' 주요내용 요약]


코로나 사태의 조기 종식을 회의적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먹고 사는 문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런 의문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된다.


4월 21일, 버트 레드필드 CDC 국장은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우한폐렴)의 진행과 관련해서 우려스러운 전망을 내놓은 바가 있다.


"겨울이 오면 바이러스 공격이 지금까지 우리가 겪은 것보다 더 강력할 수 있다", "독감과 코로나19가 동시에 퍼질 경우 보건 체계에 상상할 수 없는 부담을 안길 것이다", "이번 코로나19 유행이 독감 시즌이 약화될 무렵 시작된 것은 다행이었다. 두 가지 바이러스가 동시에 정점을 찍었다면 보건 수용 능력은 매우 힘들었을 것이다."


3월 21일,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역시 코로나19의 장기화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그는 의사이자 병원협회 코로나19 비상대응본부 실무단장도 맡고 있어, 코로나19에 관한 한 누구보다도 다양한 지식과 현장 경험을 가지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유행과 완화를 반복하다가 겨울철이 되면 바이러스가 생존하기 좋아지고, 밀폐된 환경으로 접어들기 때문에 대유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감염된 이후 면역 형성 과정 등에 대해 밝혀진 바가 없어서 장기전으로 갈 것이다.", "1년, 장기간, 어느 정도 몇 년간은 계속 유행이 지속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아무리 짧아도 내년 말까지는 갈 거라고 본다. 전문가들은 짧게는 이번 가을에 2차 팬데믹이 올 가능성이 크다고 얘기하는데…. 올해 가을·겨울일지 내년 초가 될지는 모르는 거다. 하지만 분명히 2차 팬데믹은 또 올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것은 물리적 거래의 축소는 물론이고, 심리적으로도 경제 활동에 아주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거래 축소 현상이 장기화된다면 어떠한 상황이 일어나게 될까?


(1) 사회적 거리두기 -> 물리적 거래 축소 / 구매력 저하 / 심리적 위축 -> 수요 감소 -> 매출 급감
(2) 유동성 위기 -> 인력 감축 -> 실업 급증 -> 가동률 저하 -> 수요 감소 -> 매출 감소


현대인들이 경험하고 있는 경제위기가 여러 차례 있었지만 지금처럼 거래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도록 하는 일이 있었는지 기억에 떠오르지 않는다.


이미 경제 상황을 위기 상황을 가고 있다. 국내 제조 대기업들이 일제히 유동성 위기에 빠져들고 있다. 조선·해운·석유화학·철강·기계·건설 등도 마찬가지다. 제조 강국을 떠받쳐 왔던 기간산업들이 동시에 유동성 위기에 빠져든 것은 지난 환란 이후 전례가 없는 일이다.


4월 수출실적이 작년 동기에 비해 26.9%나 감소했다는 관세청 발표는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과 5대 그룹 경영진이 4월 22일 만나 고용 유지 등을 협의했다. 앞으로 6개월∼1년 버틸 수 있도록 과감한 지원이 화급하다.


가장 극적인 사례는 대한항공이다.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대한항공은 현재 한 달에 6천억원의 적자를 보고 있다. 대한항공의 어려움은 충분히 예상 가능하다. 여객 매출의 94%를 차지하는 국제선 노선 운항이 중단되었기 때문이다.


6월말까지 도래하는 회사채 등 차입금 규모는 1조2천억원 그리고 2020년 한해 동안 회사채 등 차입금 4조 3천억원이다.  대한항공은 정부 지원이 난항을 겪자 급히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 실시를 전격발표했다.


정부는 4월 22일 5차 비상경제회의를 통해 자금난 기업에 대한 지원 규모를 확대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산업은행 주도로 총 40조원 이상 규모의 ‘기간 산업 안정기금’이 신설된다.


기금의 지원대상은 항공·해운·조선·자동차·일반기계·전력·통신 등 7대 기간산업이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현대상선, 쌍용자동차 등이 수혜 기업이 될 수 있다.


자동차 부품업체도 지원 대상에 포함된다. 안정기금에는 민간펀드도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기금 규모가 더 커질 수도 있다. 단 3개월만에 심각한 유동성을 겪는 기업들이 이처럼 늘어난 상태라면 6개월, 1년 정도로 시간이 길어지면 어떤 일이 일어나겠는가? 상상하기 쉽지 않은 이야기다.


그래서 처음부터 구조조정 원칙을 제대로 세워서 살릴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을 잘 구분해서 한정된 재원을 잘 배분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거대한 국유화가 불가피해 지는 시기다.


국유화 이후에 우리가 사회가 다시 민간 매각으로 나갈지 아니면 그냥 위기시에 국유화된 기업들을 그대로 유지할지 후자에 가까울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한국이 지금 가는 길은 우리가 걸어왔던 길과는 많이 다를 것으로 본다


<참고자료>
1. 정은경의 경고 "겨울철 코로나 2차 대유행 가능성", 허상우, 조선일보, 2020. 4. 21
2. "코로나 사태 짧아도 내년말까지, 전혀 새로운 사회적 틀 짜야", 김윤림, 문화일보, 2020. 4.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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