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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노딜' 현실로…산은, 새 인수자 찾기 시동

정문경 기자 ㅣ jmk@chosun.com
등록 2020.08.04 15:37

산은, 현산 12주 재실사 요구 '거부'
매각 무산시 재매각 추진, 새 인수자 찾기 '플랜B' 돌입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 /조선DB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이 백지화 위기에 처하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산업은행이 HDC현대산업개발(이하 HDC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재실사 요구를 거부하면서, 국내 2위 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 매각 무산이 현실화되고 있다. 산은은 매각이 무산되면 새 인수 주체를 찾는 '플랜 B'을 진행하겠단 뜻을 밝혔다. 하지만 코로나 장기화로 항공업계의 불황이 심각해 이마저도 쉽지 않아 보인다는게 업계 중론이다.

4일 산업은행은 전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현산이 요구한 아시아나 재실사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현산은 아시아나에 대해 12주간의 재실사가 필요하다며, 금호산업과 채권단에 요구한 바 있다.

최대현 산업은행 부행장은 "현산은 지속적인 대면협의 요청에 전혀 응하지 않다가 거래종결일인 지난달 24일에야 12주간의 재실사를 서면으로 요청한 것은 인수의지는 없으면서 거래종결을 지연시키려고 하는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현산과의 아시아나 매각이 무산될 가능성을 직접적으로 언급하기 시작했다. 당장 법적으로 아시아나 매각 거래종결 시점인 오는 11일까지 현산이 금호와의 협상에 응하지 않을 경우 오는 12일 계약해지를 통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산이 증자나 계약금 추가납입을 하는 수준의 책임있는 조치가 있어야 M&A 진정성을 신뢰할 수 있다고 했다.

또한 산은은 매각 무산에 따른 모든 법적 책임이 현산에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아시아나 매각이 불발될 경우 쟁점이 현산과 미래에셋 컨소시업이 납입한 계약금 2500억원에 대한 반환 여부를 둘러썬 소송으로 비화될 가능성을 대비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금호산업과 산업은행 측은 하등 잘못한 게 없고 현산의 상당부분 근거가 없고 악의적으로 왜곡된 측면이 있다"며 "계약 무산시 모든 법적책임은 현산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산을 통한 아시아나 인수가 무산될 경우 채권단인 산은은 새로운 매수 주체를 찾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대현 부행장은 "채권단은 매각이 무산되면 아시아나항공 영업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유동성 지원 및 영구채 주식 전환을 통한 채권단 주도의 경영관리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정 기업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초반에 거론됐던 SK그룹, 한화그룹, CJ그룹 등이 다시 후보자로 떠오를 전망이다.

그러나 코로나 장기화로 항공업계의 초유의 불황이 이어지고 있어 새로운 매수자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게 중론이다. 산업은행이 통매각을 추진했던 대우조선해양도 조선업황이 악화되면서 20여년 가까이 인수자를 찾지 못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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