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고] 코로나 시대에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오경희 기자 ㅣ okhee@chosun.com
등록 2020.10.05 09:28 / 수정 2020.10.05 09:32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평생건강증진센터 건강증진의학과 태혜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평생건강증진센터 건강증진의학과 태혜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 지 벌써 일 년이 다 되어 갑니다. 그 동안 코로나 바이러스는 사람들의 일상 생활을 완벽하게 바꾸어 놓았습니다. 특히 지역사회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는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등의 개인 위생을 강조하는 것 이외에도 외출 자제, 행사 및 모임 제한, 재택 근무 확대 등을 권장하면서 본격적인 언택트 시대가 도래하게 되었습니다.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기에 타인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존재의 의미를 찾고 유대감 속에서 안정감을 느낍니다. 따라서 바이러스 확산을 위한 ‘거리 두기’는 사회적으로는 연결되어 있지만 물리적으로만 거리를 두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소속감과 유대감을 지속시켜 정신 건강을 유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 두기’라는 이름처럼 개인 간 상호작용의 갑작스러운 감소는 고립감, 우울 그리고 불안을 증가시켰습니다. 더불어 경제적 어려움에 대한 걱정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고 피로, 두통, 소화 불량과 같은 신체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점점 늘어나는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코로나 시대에 정신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1. 일상의 변화를 인정하고 받아들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변화한 상황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코로나 이전 생활에 활력을 주었던 운동, 모임, 취미활동 등에 대한 그리움, 그리고 변화에 따른 스트레스가 생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하지만 이미 코로나가 발생한 상황에서 과거로 회귀하기 어렵다면 변화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수용하는 것이 가장 첫 번째로 해야할 일일 것입니다. 받아들인다면 과거와의 비교, 원하는 활동에 대한 제약에서 오는 분노, 짜증, 속상함 등이 줄어들고 변화된 현실에서 어떻게 적응할 것 인지로 한 걸음 나아갈 수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는 새로운 환경에서 할 수 있는 여가 활동을 찾습니다. 요가, 산책, 명상 또는 프라이빗하게 즐길 수 있는 취미 활동(미술, 음악, 요리 등)을 알아보고 본인이 즐길 수 있는 활동이라면 어떤 것이라도 좋습니다. 그리고 요일과 시간을 정해서 꾸준히 즐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2. 가까운 사람들과 자주 소통하세요.
가까운 사람들과 화상통화, SNS 등을 통한 온라인 접촉으로 자주 연락합니다. 직접 만나서 소통하는 것이 어렵더라도 다른 채널을 통한 대화는 고립감에서 오는 외로움을 줄일 수 있습니다. 특히 화상 통화는 상대의 얼굴을 보면서 이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더 활발한 의사소통이 가능합니다. 물론 직접 만나서 소통하는 것보다 상호작용은 부족하지만, 연락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점에 감사하고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을 위해 함께 노력한다는 것을 기억합니다.

특히 가족 간의 친밀함, 격려 그리고 지원은 개인의 긍정 자원을 강화시켜 역경이나 스트레스에 부딪혔을 때 이를 극복하는 리질리언스(Resilience, 회복탄력성)를 향상시키는데 도움이 됩니다. 또한 친구, 직장 동료, 지역 사회와 같은 사회적 지지 기반을 통해 힘든 경험을 함께 나누고 정서적인 지지와 신뢰를 나누는 것은 스트레스 극복 후 개인의 성장을 도울 수 있습니다.

3. 규칙적인 일상 생활을 유지하세요.
코로나 시대에는 외부 활동이 줄어 들고 집에 있는 시간이 증가하므로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워집니다.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며 집에서 늘어져 있는 시간이 증가하면서 일상의 리듬이 깨지지 쉬워집니다. 불규칙한 생활은 신체의 활력을 떨어뜨리고 피로를 유발하여 정신질환에 취약한 신체 상태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일정한 시간에 식사를 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하면서 삶의 활력을 유지하세요.

특히 일정한 시간에 수면을 취하고 기상하는 것은 정신 건강을 위해 매우 중요합니다. 코로나 걱정으로 잠이 잘 오지 않는다면 가급적 낮잠을 줄이시고, 자기 전 따뜻한 목욕 등으로 이완을 유도하여 잠이 잘 올 수 있는 상태를 조성하거나 매일 아침 같은 시간에 일어나고 오전 중에 햇빛을 쏘이며 산책을 하는 것 등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카페인을 함유한 음료나 음주 등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는 음식을 줄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4. 정확한 정보를 필요한 만큼만 보세요.
마음이 불안해지면 인터넷 상의 수많은 정보들을 끊임없이 찾기도 합니다. 이는 정보를 통해 불안을 감소시키려는 자연스러운 행동 양상입니다. 다만 인터넷 상의 불확실한 정보는 오히려 불안과 스트레스를 증가시키고 추가적인 정보를 지속적으로 찾게 함으로써 이성적인 판단을 어렵게 합니다. ‘정보의 홍수’라고 불릴 정도로 인터넷 상의 정보는 무궁무진하지만 그 중에는 부정확한 정보도 많이 존재합니다. 따라서 나에게 필요한 정확한 정보만을 선별적으로 얻는 것이 중요합니다.

코로나와 관련된 정보를 얻는 시간은 하루에 10-15분, 3회 미만으로 제한하세요. 그리고 우선순위를 선별하여 질병관리본부에서 제공하는 정보와 같이 신뢰도가 높은 정보에 집중하세요. 또한 같은 정보를 반복적으로 확인하면서 정보의 홍수에 자신의 마음이 휩쓸리는 일이 없도록 합니다.

5. 내 몸과 마음에 관심을 가지세요.
감염에 대한 걱정과 불안, 그리고 긴장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정상적인 과정입니다. 재난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 사람들은 타인을 생각하기보다는 자기 중심적으로 변화하며 유아기로 퇴행하는 현상을 보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외부 자극에 대해 공격적인 반응을 보이거나 분노하는 경우가 증가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피로, 두통, 가슴 통증, 호흡 곤란, 소화 불량 등의 신체적 반응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다만 이러한 몸과 마음 상태의 변화가 일상 생활에 영향을 준다면 그 때에는 각별한 관심이 필요합니다. 과도한 불안으로 업무에 집중하기 힘들거나 분노로 폭력적인 성향을 조절하기 어려운 경우, 자주 짜증을 내서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가 악화되거나 우울감으로 집에만 있으려고 하면서 주변과의 교류가 현저하게 줄어든 경우에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상담을 고려해야 합니다. 자신의 상태에 대한 정확한 평가와 적절한 치료, 그것이 코로나로 잠 못 드는 밤을 슬기롭게 이겨내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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