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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정의선 시대 본격 개막…미래차 선점 가속화

정문경 기자 ㅣ jmk@chosun.com
등록 2020.10.13 19:48

14일 이사회 통해 현대차 회장 선임안 의결 예정
'정몽구시대' 인물 대거 퇴진…세대교체 가속화 전망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현대차그룹 제공

국내 재계 2위 현대자동차그룹이 정몽구(82) 체제에서 정의선(50) 체제로 넘어간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오는 14일 오전 7시 30분 화상 이사회를 열고 정 수석부회장을 신임 회장으로 승진 선임할 예정이다. 본격적인 3세 경영 체제가 시작되는 것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 2009년 현대차 부회장으로 승진한 뒤 9년 동안 현대차 경영을 맡아 오다, 2018년 9월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하며 그룹 경영을 사실상 총괄해왔다.

정몽구 회장은 건강상의 문제 등으로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었다. 반면 승진 이후 정 수석부회장은 대외적 공식활동 보폭이 넓어졌으며, 친환경자동차와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시장 공략을 위한 모빌리티기업으로의 변화를 주도했다.

일례로 지난해 12월11일 충북 충주의 현대모비스 공장에서 열린 ‘수소연료전지공장 신축공사 기공식’에 참석해 현대차그룹의 새 성장동력인 수소차와 관련한 ‘FCEV 비전 2030’을 공개했다, 현대차그룹의 수소차와 관련해 중장기 계획을 밝힌 것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당시 정 수석부회장은 “수소전기차처럼 수소 에너지를 활용하는 새로운 산업 분야에서 ‘퍼스트 무버’로서 산업 트렌드를 이끌어 나가겠다”며 “대한민국과 현대차그룹이 머지않아 다가올 수소 경제라는 글로벌 에너지 변화의 핵심축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후 정 수석부회장은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전시회 CES에서 ‘인간 중심의 역동적 미래도시 구현’이라는 미래 모빌리티 비전을 통해 도심항공 모빌리티사업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또한 정 수석부회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그룹총수를 차례로 만나며 전기차배터리부문 협력방안을 주도적으로 논의했다.

지난 5월 충남 삼성SDI 천안사업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났으며, 뒤이어 6월에 LG화학 오창 공장에서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만나 전기차배터리부문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도 7월에 만나 배터리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전기차사업 강화를 위해 4대그룹뿐 아니라 전기화물차 분야에서 롯데그룹과 CJ그룹, 전기차 폐배터리 활용분야에서 한화그룹 등과도 협력을 넓히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1년부터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에서 첫 양산형 전기모델을 내놓으며 전동화 전략을 본격화한다. 현대차와 기아차, 제네시스는 2025년까지 연간 167만 대 이상의 전기차를 세계에서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이 그룹 회장직에 오르면, 이러한 모빌리티사업 전환 등 그룹 체질개선 및 사업구조 재편의 속도가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 '정몽구시대' 인물 대거 퇴진…세대교체 가속화 전망

정의선은 이미 2018년 9월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한 뒤 수차례 수시 임원인사를 실시해 세대교체 의지를 보였다.

2018년 11월 중국사업본부 인사를 통해 설영흥 중국사업총괄 상임고문을 비상임고문으로 물러나게 했다. 설 고문은 20여 년 동안 현대차그룹에서 일하며 그룹의 중국진출 토대를 다진 인물로 꼽힌다. 중국 정부를 설득해 현대차와 베이징자동차의 합작기업 설립 허가를 받아내는 데 직접적으로 기여한 인물로 정몽구 회장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지난해 12월에는 우유철 현대로템 부회장이 고문으로 물러났다. 우 부회장은 정몽구 회장시대에 현대제철 대표이사로만 10년 재직해 정 회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올 1월에는 윤여철 그룹 부회장이 국내생산담당을 내려놓고 노무담당만 전담하게 됐다. 4월에는 박한우 기아차 사장이 고문으로 위촉됐다. 한성권 전 현대차 상용담당 사장과 안건희 전 이노션 사장 역시 지난 7월 인사에서 고문으로 자리를 옮겼고 차인규 그룹 인재개발원장(부사장)은 자문역으로 위촉됐다.

이러한 세대교체는 회장 취임 이후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최근 현대차그룹은 하언태 현대차 국내생산담당 사장과 장재훈 제네시스 사업본부장(부사장), 이용우 이노션 사장 등 비교적 젊은 인재들이 중용되고 있다. 또한 지난해 말 단행된 임원인사를 보면 상무 승진자 평균 연령이 43.4세로 매우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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