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염치(廉恥), 성남도시개발공사사장 해임촉구안 의결을 보고

김원태 기자 ㅣ kwt365@chosun.com
등록 2020.10.16 13:58

김원태 경기본부장

염치(廉恥)는 자신의 체면을 살펴 부끄러움을 아는 것을 말한다. 사람이 동물과 다른 점은 바로 염치가 있기 때문이다. 동물은 자신의 배를 채우면 먹이를 사냥하지 않는다. 저장하기 위해 무분별한 사냥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은 자신의 배를 채우고도 부족해 연신 사냥을 해댄다. 자신의 곳간에 비축하기 위해 내것도 내것이고, 네것도 내것이라는 끝없는 욕심을 부리기도 한다.

이성과 감성을 지닌 사람이 자제력을 상실했을 때 동물보다 못하다는 소리를 듣고 사람으로서 행하지 말아야 할 악한 행동을 할 때는 인면수심(人面獸心)이라 하여 도덕적 비난과 함께 때로는 사회적 비난을 받기도 한다. 또 말과 행동이 일치되지 않고 겉으로 나온 말과 속마음이 틀린 때는 표리부동(表裏不同)한 인간이라는 속설도 들어야 한다.

염치가 없는 동물들도 자신이 머물러야 할 곳과 떠나야 할 것을 구분한다. 하물며 만물의 영장인 사람이야 자신이 떠날 때와 물러설 때를 구분하지 못하랴?

경기 성남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에서는 성남도시개발공사 윤정수 사장에 대해 해임촉구결의안을 참석의원 전원의 만장일치로 심의 의결했다.

이유야 어찌되었던 임명권자인 시장의 의사와 무관하게 의원들이 나서 임명권자에게 사장 자리를 물러나도록 하는 안건이 상정된 것만으로도 산하기관의 장은 자신을 임명한 임명권자에게 누를 끼친 것이다. 하물며 의회에서 임명권자에게 해임하라고 촉구하는 결의안이 채택되었다면 이는 당사자뿐만 아니라 그를 임명한 임명권자도 자신의 조직 관리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임명권자는 친소관계를 떠나 산하기관장의 능력을 과대평가한 것아니냐는 점과 자신의 관리능력 부재현상을 초래했다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관리능력 부재가 현실화되어 시민의 대의기관에서 질타의 대상이 되었다면 속히 이를 수습하는 결단을 내렸어야 함에도 이를 방치해 왔던 책임에서도 결코 자유롭지가 못하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막지 못하는 현상이 벌어질 개연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시민들은 코로나-19로 공사 내 수영장 등 회원제 운영시설물들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는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정국에서 자칫 의사결정권자의 공백으로 발생하는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업무 지연 등은 결국 그 피해가 시민들에게 돌아올 수밖에 없다.

곪은 상처는 절대 살이 되지 않는다.

내과적 치료가 안 될 경우 불가피하게 외과적 수술을 통해서라도 바로잡을 수 있는 곳은 바로잡아야 하는 곳이 바로 임명권자의 역할이다. 이미 성남시민참여연대 등 시민 단체로부터 우려스런 성명서가 나왔다. 자리보전이라는 욕심과 함께 명분을 내세워 수술시기를 늦출수록 당사자들은 시민들로부터 염치없다는 비난만 거세게 받을 것 같아 심히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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