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3대 공항 설계사 용역책임자 "김해공항 용역 결과 뒤집으면 한국 국제 신인도 손상"

[박수민 기자]
adio2848@chosun.com
등록 2020.11.18 13:41

“김해공항 확장 4조3천억, 가덕도공항 10조2천억 들 것 추산”
“바다 위 태풍이 몰아치는 곳 위치 항공기 이착륙 시 위험 가중”
“한국 정부 기술적 합리성보다 정치적 고려 우선하지 않기 바래”
“철도 등 공항 접근성도 입지 선정을 위한 중요한 고려 요소”
“가덕도공항 건설안 밀양에 공항 만드는 것보다도 낮은 점수”

장 마리 슈발리에/조선DB.

일본 간사이공항, 아랍에미리트 두바이공항을 비롯해 세계 주요 공항 프로젝트를 50여건 수행한 세계 3대 공항 설계회사의 공항 설계·디자인 분야 권위자가 김해공항 확장안은 수많은 답사를 거쳐 기술적 차원의 객관성만 따져 내린 결론이라고 강조했다.

18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장 마리 슈발리에(75)씨는 세계 3대 공항 설계회사 ADPi(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의 수석 엔지니어이자 당시 국토부가 의뢰한 동남권 신공항 사업 타당성 검토 연구용역의 총책임자였다.

2016년 동남권 신공항 사업 타당성 연구 용역의 책임자였던 그는 김해공항 확장안이 최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분야 최고 권위자로 손꼽히는 슈발리에씨는 “4년 전 제가 내린 결론이 여전히 최선이며 바뀔 이유가 없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슈발리에씨는 “만약 김해공항 확장안을 보류하고 가덕도 공항을 추진한다면 난센스라고 생각한다”며 “한국 정부가 공항 건설을 둘러싸고 기술적인 합리성보다 정치적인 고려를 우선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슈발리에씨는 일본 간사이공항, 아랍에미리트 두바이공항을 비롯해 세계 주요 공항 프로젝트를 50여건 수행한 공항 설계·디자인 분야 권위자다. 슈발리에씨는 “4년 전 다른 요소는 일절 배제한 채 수많은 답사를 거쳐 기술적 차원의 객관성만 따져 결론을 내렸다”며 “해외에 맡겨 선택한 용역 결과를 뒤집는다면 한국의 국제적인 신인도가 손상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만약 가덕도 신공항을 건설한다면 바다 위 태풍이 몰아치는 곳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항공기 이착륙 시 위험이 가중된다는 문제부터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 비용에도 큰 차이가 있다고 했다. 그는 “가덕도에 공항을 만들려면 전체의 80%를 인공 매립 해야 한다”며 “주변 바다 수심이 깊은 데다 가파른 산을 깎아야 하기 때문에 (같은 해수면 매립 방식인) 홍콩 첵랍콕공항을 건설했을 때보다 어려운 공사를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4년 전 김해공항 확장에 4조3000억원, 가덕도 공항을 짓는 데 10조2000억원이 들 것으로 추산했다.

슈발리에씨는 “홍콩이나 싱가포르 같은 비좁은 도시국가라면 바다 위에 매립해서 공항을 만들 수도 있겠지만 한국이 굳이 그렇게 할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철도와 고속도로를 통한 공항의 접근성도 공항 입지 선정을 위한 중요한 고려 요소”라며 “이런 관점에서도 김해신공항이 가덕도 공항보다는 우월하다”고 했다. 그는 “4년 전 가덕도 공항 건설안이 밀양에 공항을 만드는 것보다도 낮은 점수를 받은 걸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편 국무총리실 검증위원회가 이날 김해 신공항 완공(2026년) 이후 30년 뒤인 2056년 기준 여객 수요와 관련해 “변화를 수용하기에 입지가 제한적”이라고 한 것도 슈발리에씨는 반박했다. 그는 “어떤 공항이든 30년 후 수요를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려운 건 똑같다”며 “김해공항을 확장하고 나면 연간 이용객을 4000만명 가까이 수용할 수 있기 때문에 상당 기간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또 “추가 확장이 필요하더라도 김해신공항이 가덕도 공항을 늘리는 것보다 기술적으로 더 쉽다”고 했다. 그는 “미래 수요가 걱정되면 동남권 신공항 계획을 바꿔 시간을 끌 것이 아니라 하루 빨리 김해신공항 확장 공사에 착수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