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보국' 호암 이병철 삼성 창업주 33주기…범삼성가 용인 선영서 추도식

[정문경 기자]
jmk@chosun.com
등록 2020.11.19 10:24

삼성·CJ·신세계 등 그룹별로 진행…총수 일가와 사장단 참석

삼성그룹 창업주 호암 이병철 회장. /조선DB

삼성그룹 창업주인 호암 이병철 회장의 33주기 추도식이 19일 오전 경기도 용인 선영에서 열린다. 지난달 말 이건희 회장이 별세한 이후 약 3주 만이다. 이 자리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뉴 삼성'에 대한 메시지를 내놓을지 재계의 관심이 쏠린다.

이날 삼성그룹을 비롯해 한솔, CJ, 신세계 등 이른바 범 삼성 계열 그룹들은 용인 호암미술관 인근 선영에서 이병철 회장의 추도식을 한다. 각 그룹의 총수 일가는 서로 다른 시간에 추도식을 해 왔으며, 올해도 오전 중에 시간을 달리해 묘소를 찾는다.

삼성에서는 이재용 부회장과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호암의 장손인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용인 선영 추도식에 참석하고, 오후에는 예년처럼 별도로 서울에서 제사도 지낼 것으로 예상된다. 각 그룹 사장단도 이날 선영을 찾아 참배할 예정이다.

재계의 관심은 최근 부친 이건희 회장이 별세해 '홀로서기'에 나선 이재용 부회장이 창업주 기일에 맞춰 메시지를 내놓을지이다. 이 부회장은 2014년 이건희 회장이 쓰러진 이후 부친을 대신해 추도식에 참석하다 2017년에는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 수감되며 불참했다. 2018년에는 해외 출장 일정 때문에 추모식 전주에 미리 가족들과 선영을 찾았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 창립 50주년이었던 지난해에는 3년만에 추도식에 참석한 뒤 사장단과 오찬을 하며 "창업이념인 '사업보국'을 기려 우리 사회와 나라에 보탬이 되도록 하자"고 강조한 바 있다.

◆ "반도체사업은 나의 마지막 사업이자 삼성의 대들보가 될 사업"

이병철 선대회장은 지난 1969년 1월13일, 종업원 36명에 자본금 3억3000만원의 소기업 '삼성전자공업'을 창업해 대한민국의 수출 역군으로 키워나갔다. 삼성전자를 세계 시장에 관련분야 1등 기업으로 키우고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도약시켜 한국 역사를 써 내려온 경영인이다. 이 선대회장은 주위의 만류와 반대에도 불구하고 미래산업의 핵심으로 부상할 ‘반도체’를 차기 사업으로 낙점했다.

고(故) 호암 이병철 삼성 창업주는 생전에 오랜 지인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한다. 이병철 창업주가 마지막으로 뛰어든 사업이 바로 반도체다. 처음부터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을 잘한 것은 아니다. 미국과 일본에 기술력이 10년 이상 뒤처져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병철 창업주가 전면에 나선 것도 같은 이유다. 그는 우수한 시설과 첨단 기술을 갖고도 부진을 면하지 못하는 이유는 경험 부족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본격적으로 탐구하기 시작했다. 수많은 국내외 전문가들을 만나 반도체 사업에 대한 장래성, 사업 전략 등에 대해 물었다. Semiconductor를 반도체(半導體) 번역한 오타니 다이묘 산켄전기 회장도 여러 차례 만났다.

특히 그는 국가발전에 대한 애국심이 강했다고 전한다. ‘사업보국’을 경영이념으로 삼은 것만봐도 그의 국가관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기업은 수출을 통해 국가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것이다. 삼성의 이러한 경영이념은 수출을 통한 국가 발전, 투자를 통한 일자리를 창출, 상생을 통해 사회 공헌이라는 지금의 기업 정신을 만들었다.

1910년 경상남도 의령에서 태어난 호암 이병철 선생은 1938년 대구에서 삼성상회를 설립한 이래 삼성전자를 비롯한 많은 기업을 일으켜 국가경제 발전에 크게이바지 하였으며, 1961년에는 한국경제인협회(현 전경련)를 발의하고 초대회장에 추대되었다. 1965년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사명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바탕으로 삼성문화재단을 설립, 1980년대에는 특유의 통찰력과 선견력으로 반도체 산업에 진출, 한국 첨단산업의 발전기반을 마련했다.

호암은 사업보국(事業報國), 인재제일(人材第一), 합리추구(合理追求)의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불모의 한국경제를 오늘에 이르기까지 발전해 오는데 초석을 다졌다. 특히 문화 예술, 교육, 언론 등 사회 각 분야의 고른 발전에도 큰 업적과 교훈을 남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범(汎)삼성가인 CJ와 신세계, 한솔 등도 별도의 추모식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기업은 지난 2012년 고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과 이건희 회장 사이의 상속 재산 분쟁 이후 삼성 측과 별도로 추모식을 치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