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민 '사기 분양' 절규에도…HDC현산, 두 번째 용도변경도 'OK'

[권혁민 기자]
hm0712@chosun.com
등록 2020.11.20 13:37

수원시, HDC현산의 학교복합화시설 기여 조건 수용
테마쇼핑몰 등 기반시설 설립은 10년째 '나 몰라라'

2006년 12월 HDC현대산업개발이 수원시로부터 사업 인허가를 받은 뒤 수원시가 낸 고시문/사진=권혁민 기자

10년째 아파트 입주민들을 위한 각종 편의시설 건립 약속을 외면하고 있는 HDC현대산업개발(이하 HDC현산)이 최근 경기 수원시에 권선지구(수원아이파크시티)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을 제출, 시로부터 '조건부 수용'을 받았다.

이는 이미 지난 2018년 한 차례 용도변경을 한 HDC현산의 두 번째 용도변경이다.

2009년 분양 당시 HDC현산은 2012년까지 주거시설과 더불어 테마쇼핑몰, 복합상업시설, 의료시설, 공공시설 등이 들어선다고 홍보했다. 그러나 10년째 '수익성 없다'는 이유로 사업에 손을 놓고 있다. 그런 자리에 집을 짓기로 사업을 변경한 것이다.

◆'조건부 수용' 내준 수원시…배경은?

20일 수원시와 수원아이파크시티 입주민 등에 따르면 시 도시계획건축공동위원회는 지난 18일 HDC현산 측이 제시한 권선지구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을 '조건부 수용'을 했다.

변경안에는 권선지구 내 미개발부지에 계획했던 건축물에 대한 용도·건폐율·용적률·배치·높이·형태 등을 변경하는 내용이 담겼다.

당초 해당 부지는 HDC현산이 테마쇼핑몰과 복합상업시설 등 수원아이파크시티 입주민들의 편의를 위한 기반시설을 짓기로 한 곳이지만 수익성 등을 이유로 사업이 방치돼 왔다.

대상부지는 ▲D1(1만2101㎡) ▲F1(8976㎡) ▲F2(1만12㎡) ▲C8(8365㎡)' 등 4곳이다.

상업복합용지인 D1은 '공동주택'으로, 판매시설용지인 F1~F2는 '오피스텔'으로, 기존 8층 이하인 아파트용지 C8은 '층수완화'로의 변경이다. 이 가운데 C8 부지는 지난 2008년 연립주택 부지에서 8층이하 아파트 부지로 한 차례 용도변경된 곳이기도 하다

시 공동위원회는 두 가지 조건을 부여했다.

첫째는 교통 및 소음 대책을 수립하는 것이고, 둘째는 학교시설부지인 Q1 부지에 235억원 상당의 '학교복합화시설'을 HDC현산 측으로부터 공공기여 형태로 제공받다는 것이다.

학교복합화시설은 당초 수원시가 시가 국·도비 등을 지원받아 건립하기로 했던 건축물이다. 시는 이번 HDC현산의 용도변경을 받아들이면서 235억원 상당의 학교복합화시설 예산 확보에서 손을 떼게 됐다.

시 공동위원회는 2018년 HDC현산이 용도변경 당시 약속했던 부분을 이행하라는 조건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8년 진행된 HDC현산의 용도변경은 단독주택부지 가구수(3·4가구→5·6가구) 변경과 연립주택부지를 8층 이하 아파트 부지로 변경하는 것이 골자다. 단독주택부지 가구수 변경을 통해 세대수는 기존 601세대에서 998세대로 397세대가 늘었다.

HDC현산은 시가 용도변경을 허용하면서 동사무소부지(1314㎡)와 공공복합용지(1666㎡)의 기부채납을 약속했지만 공급계획 등의 이유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시 공동위원회는 이번 의결 사항에 대해 내부 결재 과정을 거쳐 30일 이내 최종 고시한다.

수원아이파크시티 획지계획도/사진=권혁민 기자

◆입주민들 "시가 HDC현산에만 혜택 줘"

수원아이파크시티 입주민들은 "수원시가 HDC현산에만 혜택을 주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이들은 이번 HDC현산의 용도변경은 입주민들의 의견은 배제된 채 수원시-HDC현산이 내린 결정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동시에 학교복합화시설은 시가 원안대로 추진하고, 조건부 수용에서 HDC현산은 주민을 위한 다목적 체육관을 건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이파크시티 발전위원회 관계자는 "복합화시설은 학생 우선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주민들은 방과 후에만 사용할 수 밖에 없다"며 "HDC현산 측의 공공기여 재원을 R1부지를 활용해 실외 체육시설이 아닌 다목적체육관을 건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1부지는 주민들이 지구 내 편의시설이 없자 다목적 체육관 설립을 요청했고, 수원시는 이곳에 축구장과 테니스장 등을 갖춘 실외 체육시설을 짓기로 지난 10월 최종 결정한 곳이다.

시 관계자는 "HDC현산이 사업성이 없는 부지를 그냥 두지 않고 다른 방법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빈 땅으로 놔두는 것 보다는 개발을 하는 것이 도시계획적으로도 맞는 행정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수원아이파크시티 조감도/사진=권혁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