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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운동권 독재와 맞서 싸워야 하는 상황”

박수민 기자 ㅣ adio2848@chosun.com
등록 2020.11.25 11:12

“우리 사회가 애써 쌓아온 자유민주주의 침범하고 있는 사태”
“사법부가 제동 걸지 않으면 본격적인 586운동권 독재의 길”
“법치 무너지고 온 국민이 권력자들 ‘자의’ 아래 놓인 것”
“원전 수사가 결정적인 듯…큰 위기의식 느끼는 것 같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페이스북 갈무리.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와 직무정지를 급하게 기자회견을 열어 명령한 것과 관련해 “군사독재에 이어서 이제는 운동권 독재와 맞서 싸워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분개했다.

진 전 교수는 25일 페이스북에 잇달아 올린 글에서“진지하게 경고하는데 지금 무서운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며 “추미애와 윤석열의 싸움, 뭐 이런 게 아니다. 친문 586 세력의 전체주의적 성향이 87년 이후 우리 사회가 애써 쌓아온 자유민주주의를 침범하고 있는 사태”라고 했다.

진 전 교수는 “문제는 저 짓을 하는 586들은 자신들이 ‘민주주의자’라고 착각한다는 것”이라며 “그들은 민중민주주의가 민주주의의 일종, 아니 외려 부르주아 자유민주주의보다 더 참된 민주주의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했다. 이어 “다시 말해 저 짓을 일종의 민주화 투쟁으로 여긴다는 얘기다. 최장집 교수가 인용한 후안 린츠의 말이다”라며 ‘민주주의의 가장 위험한 적은 스스로 민주주의자로서 투쟁하고 있다고 확신하는 이들이다’라는 문장을 인용했다.

진 전 교수는 “그간 법무부는 총장에 대한 여러 비위 혐의에 대해 직접 감찰을 진행했고, 그 결과 총장의 심각하고 중대한 비위 혐의를 다수 확인했다”고 했다. 추 장관의 직무집행 정지 명령은 발동하는 순간 그 자체로 효력이 발생하는 ‘형성적 처분’이다. 이 때문에 윤 총장은 더 이상 총장직을 수행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윤 총장은 “한 점 부끄럼 없이 소임을 다해왔다. 위법·부당한 처분에 대해 끝까지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했다.

그는 “이게 다 코로나 사태가 낳은 비극이다. 180석을 안겨줬으니 아예 견제가 안 되는 것이다. 공은 사법부로 넘어갔다”며 “거기서마저 제동을 걸어주지 않으면, 이 나라는 본격적으로 586 운동권 독재의 길로 접어들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저들이 행정부, 입법부에 이어 사법부마저 장악하게 되면 못 할 일이 없어지는 것”이라며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법치가 무너지고 온 국민이 권력자들의 ‘자의’ 아래 놓이게 된다는 것”이라고 했다.

진 전 교수는 “지금은 검찰총장이지만, 그다음에는 권력에 저항하는 자, 권력의 말을 듣지 않는 자, 나중엔 온 국민이 저들의 ‘자의’의 지배를 받게 될 것이다. 사실상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제까지는 그나마 권력분립과 같은 자유민주주의의 시스템이 저들의 폭주에 제동을 걸어주었으나, 검찰과 감사원에 이어서 사법부까지 무너지면 저들의 폭주를 견제할 장치는 사라지게 된다. 전체주의화가 진행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군사독재에 이어 운동권 독재와 맞서 싸워야”

진 전 교수는 “군사독재에 이어서 이제는 운동권 독재와 맞서 싸워야 하는 상황이 됐다”면서 “21세기에 이게 무슨 시대착오인지. 사회의 다른 영역은 디지털 시대로 진입했지만, 정권의 정치의식이 여전히 87년 이전에 머물러 있다는 게 문제”라고 했다.

진 전 교수는 “진보언론과 시민단체와 지식인들은 이들과 이익을 공유하는 어용으로 전락했고, 해방 70년이 넘도록 여전히 친일세력과 싸우고, 군부독재 끝난 지 33년이 넘었지만, 그들은 머릿속에서 여전히 친일세력과 군부독재에 맞서 해방투쟁을 하고 있다”면서 “돈키호테의 착란증이라고 할까? 돈키호테야 달랑 창 한 자루 들었지만, 저들은 그가 갖지 못한 권력을 쥐고 있다는 것. 그게 문제”라고 했다.

◇“친문 주류 어느 단위에선가 검찰총장 내쫓기로 결정”
진 전 교수는 “저 미친 짓은 추미애 혼자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일단 청와대에서 묵인을 해줬지요? 완장 찬 의원들만이 아니라 이낙연 대표까지 나서서옆에서 바람을 잡습니다. 한겨레 같은 어용신문도 외곽에서 사설로 분위기 띄우고. 결국 친문 주류의 어느 단위에선가 검찰총장을 내쫓기로 결정을 내렸다는 얘기”라고 했다.

그는 독재에 맞서 민주화 운동을 해야 할 상황이라고도 했다. “어차피 식물총장 신세인 윤석열을 왜 저렇게 목숨 걸고 쫓아내려 하는 걸까? 그게 이해가 안 간다. 이렇게 무리수를 두는 것을 보면 하여튼 뭔가에 큰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 빌어먹을, 민주화 운동을 또다시 해야 하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사태가 벌어진 배경이 원전 수사라고 지목했다.

진 전 교수는 “원전 수사가 결정적인 것 같다”며 “윤건영이 선을 넘지 말라 어쩌구 했죠? 추미애는 그냥 깍두기다. 망나니는 목을 칠 뿐이고, 사형선고 내리는 놈들은 따로 있다”고 했다.

그는 “대통령이 묵인하고 총리와 당대표가 바람을 잡는다면 그 결정은 청와대에서 내렸다고 봐야 한다. 옛날 운동권 조직처럼 당·정·청을 조종하는 지하의 비공식적 결정단위가 있는 게 아니라면..”이라며 “대통령이 직접 (윤 총장을) 자르지 못하는 것은 이미지 관리 차원이고, (문 대통령이) 실제로 하는 일이 독일 대통령처럼 상징적 기능에 가깝지 않나”라고 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腹心)으로 불리는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지난 15일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에 대한 감사원 감사와 검찰 수사에 대해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라며 “분명히 경고한다. 선을 넘지 말라”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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