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통보에'…휴가 중 여자친구 잔혹 살해 장병 징역 30년

[권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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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11.25 15:36 / 수정 2020.11.25 15:42

재판부 "우발적 범행 아니다…피해자는 자신의 꿈을 펼쳐보지도 못해"

법원 로고/조선DB

이별통보를 받자 휴가 중 여자친구를 찾아가 잔혹하게 살해한 현역 장병에게 군 법원이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25일 제7군단사령부 보통군사법원은 살인 및 주거침입 혐의로 기소된 이모(22) 일병에게 이 같이 선고했다.

이씨는 지난 5월21일 오후 9시4분께 경기 안성시 소재 전 여자친구 A씨(22)의 원룸에 몰래 침입해 화장실에 숨어있다가 퇴근 후 집에 도착한 A씨를 상대로 얼굴 등 신체 여러곳을 60~70여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다.

A씨는 그 자리에서 숨졌다.

이씨는 앞서 전날인 20일 A씨의 집에 찾아가 재교제를 요구했으나 A씨가 이를 거절했고, A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퇴거명령을 받았다. 그러나 다음날 현관문 비밀번호를 열고 들어가 화장실에 몰래 숨어있었다.

이씨는 지난 4월 A씨로부터 이별통보를 받았고, 1개월 후인 5월 첫 휴가를 나와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이씨는 범행 후 자신이 경찰에 직접 신고했다고 진술했으나, 범행 직전 A씨와 통화를 하던 친구가 A씨의 비명소리를 듣고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출동한 경찰관이 현관문 개방을 요구했으나 이를 무시했고, 이후 출동한 119 소방대가 현관문을 열었다.

이씨는 조사과정에서 "A씨가 거짓말을 해왔다"며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또 우발적 범행을 주장했으나, 범행 이틀전 이미 자신의 집에서 흉기로 사용할 과도를 준비한 것으로 밝혀졌다. 

범행 직전에는 스마트폰으로 '살인 안들키는 법' 등을 검색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인간의 생명과 존엄성은 누구도 함부로 할 수 없는 절대성을 가지고 있다. 타인의 생명을 앗아가는 행위는 어떠한 경우에도 용납될 수 없다"며 "피고인은 피해자의 집에 몰래 침입해 숨어 있다가 퇴근하는 피해자를 흉기로 60~70여 차례 찔러 숨지게 했다. 피해자가 느꼈을 공포는 이루 말할 수 없다. 피해자는 자신의 꿈을 펼쳐보기도 전에 숨졌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의 우발적 범행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피해자의 가족과 지인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 피고인은 속죄하며 살아가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씨는 재판부가 양형을 설명하는 내내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 

앞서 군 검찰은 이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