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혁의 동북아 통신]日이 디지털 후진국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

[정상혁 기자]
digihyuk@chosun.com
등록 2020.12.01 13:33

일본 동경의 번화가 긴자 거리. /트위터 갈무리.

중국 매체 환구망(環球網)은 지난 27일 일본 사회의 디지털 혁신이 상대적으로 늦게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그 원인에 대해 분석하는 기사를 실었다.

이 신문은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정권의 적극적인 디지털화 정책에 따라 지난 10월 고노 다로(河野太郞) 행정규제개혁상이 도장과 팩시밀리 폐지를 전격 선언했다”며 “그러나 이 정책은 현재 부동산 및 법률업계로부터 심각한 저항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신문은 “부동산 구입자 대부분이 디지털에 적응하지 못하는 고령자이고, 팩시밀리가 이메일보다 조작 위험이 낮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주장”이라고 전했다.

디지털화에는 필연적으로 개인정보 유출 문제가 동반되기 마련이다. 일본에선 실제로 지난해 세븐일레븐이 내놓은 스마트폰 간편결제 서비스 '세븐페이(7Pay)'가 물의를 일으켜 디지털화에 대한 불신을 키웠다. 지난해 7월1일 서비스를 시작한 ‘세븐페이’는 이틀만에 고객 아이디를 도용 당했다. 잇따른 도용사건으로 피해규모는 약 8백명, 3천8백만엔에 달했고 회사측은 소비자들의 신뢰 회복이 더 이상 어렵다고 판단해 서비스 종료를 결정했다.

환구망(環球網)은 “디지털 리스크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문화의 확산은 디지털 시대를 재촉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런 트렌드에도 불구하고 일본 사회에는 아직 디지털화에 대한 열기가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그 원인을 다음 세가지로 요약했다.

첫째, 일본의 뛰어난 위조방지 기술과 안전한 치안환경 때문에 현금이 가장 편리한 결재 방식으로 인식돼 있다. 둘째, 도시와 농촌 전체에 확산돼 있는 ATM(Automated Teller Machine)이 현금소비의 편의성을 극대화시켜 소비자들이 전자결제의 필요성을 못 느낀다. 셋째, 일본 사회의 주된 소비층인 중장년들이 아직 전자결제는 물론 스마트폰마저 낯설어 한다.

환구망(環球網)은 그러나 일본의 뒤처진 디지털화가 그저 비웃을 일만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고령화 사회에 일찍 진입한 일본은 노인들도 디지털화로 인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정책 기조가 필요하다”며 “일본의 디지털화는 사회 대다수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으며 신중히 진행되고 있고, 이 점은 중국도 배워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