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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임대 ‘개봉 센트레빌’ 호객행위에 울부짖는 서민…계약 부추겨 계약금 통째로 떼이기도

김종훈 기자 ㅣ fun@chosun.com
등록 2020.12.18 17:21 / 수정 2020.12.18 17:46

가장 기본인 보증금 대출 가능 여부 등 확인없이 계약 부추겨 피해
"계약 대기만 300명 있다, 서둘러 계약금부터 넣으라" 종용
"당일날 대출 80%까지 받을 수 있다", 확인 안된 것을 기정사실로 호도

개봉역 센트레빌 레우스 조감도


#전세난(가명)씨는 임대주택에 입주하려고 덜컥 계약을 했다가 계약금 200만원을 날릴 상황에 처했다. 이름엔 '공공지원' 이란 단어가 붙어 국토부나 나라에서 관여해 당연히 서민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겠다는 마음에 믿고 계약부터 한 것이다.

전씨는 최근 공공지원 임대주택을 알아보다,‘개봉 센트레빌 레우스'에 임대 희망 신청을 했다. 16일 조기에 계약이 만료될 수 있다는 문자를 받고 현장으로 달려가 계약조건 등을 따져 물었고, 대출이 80%까지 나온다는 분양센터 직원의 말만 믿고 계약금 200만원을 넣었다.

개봉 센트레빌 임대를 대행하는 '온동네피엠씨(PMC)’의 현장 직원 서 모 센터장은 “선착순으로 임대 계약이 완료된다”며 “계약금 200만원만 넣으면 계약을 진행할 수 있다”고 계약을 권유했다. 계약 전 앞서 전씨는 서 센터장에게 대출이 나올 수 있냐고 문의했지만 S은행 A지점을 통하면 무조건 가능하다는 식이었다. 그러나 은행에 알아보니 대출이 되지 않아 계약을 취소하고자 다음날 바로 연락을 했지만 “무조건 계약금을 돌려줄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아야만 했다.

이처럼 서민들의 주거안정을 위해 만든 공공지원 임대주택이 서민들을 더욱 생활고에 시달리게 만드는 날치기 임대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시행사는 지분을 가진 임대대행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이들은 계약 실적에 연연한 나머지 공공지원 임대주택 입주 조건이 되는지 조차 확인하지 않고 계약금부터 받아 챙기기에 바쁘다는 것이다. 계약금을 돌려주지 않는다는 조항을 악용하는 것이다. 시행사와 분양대행사가 지분관계로 얽혀있기 때문에 결국은 모두 불로소득이 되는 것이다.

이 같은 피해를 막으려면 최소한 대출이 되는지 정확히 알아보고 와야 한다고 제대로 고지를 하고 연계된 은행에 문의 후 조건이 될 때 계약금을 넣으라고 안내해야 하는 것이 최소한의 절차로 보인다.

2억5000만원대 보증금에 월세 40~60만원대에 달하는 공공지원 민간임대가 서민들의 성원이 약하자 무리하게 홍보하고 계약하는 과정에서 대행사는 계약금부터 넣고 보라는 식으로 혼을 빼놓는 다는 게 피해자들의 일반적 의견이다.

통상 공공임대 주택에 입주하려는 사람은 이처럼 수억원대 아파트 분양 및 임대 경험이 없는 사람이 상당수다. 특히 사회 젊은층과 사회초년병은 분양대행업자들이 조항을 악용한다면 계약금 200만원 장사가 쏠쏠할 수 있다는 의견마저도 나온다.

한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어차피 대행사들은 건당 실적을 합산해 수당을 가져가는 구조기 때문에 계약금만 입금 받고 나면 한 건을 올린 것이 된다”며 “결국 피해를 양산하고 공공지원이라는 공적인 이미지만 훼손되는 것인데, 국토부 등이 시행사 등에 여러가지 혜택을 준 만큼 최소한 엄격한 관리 감독을 하지 않으면 서민들을 울리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 구로구의 공공지원 민간임대인 '개봉 센트레빌 레우스'는 서민들을 위한 주거 정책이라며 시세보다 저렴한 보증금과 임대료라고 홍보를 하며 입주자를 모집했다.

하지만, 정작 입주 포기자가 계속 늘어나자 개봉 센트레빌은 현재 입주를 시작한지 6개월이 넘은 시점에도 입주자를 모집한 것이다. 분양 대행사에서는 이러한 계약 포기 분에 대한 물량을 메우기 위해 당사자가 계약금을 마련할 수 있는지 안내와 확인 절차도 없이 무리하게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개봉 센트레빌 레우스는 ‘(주)케이지엠씨개발(온동네)’이 시행사를 맡았고, ‘범양건영’과 ‘동부건설’이 시공사를 맡고 있다. 또한 보증금과 월세 등 세입자의 임대관리는 ‘(주)서울개봉뉴스테이위탁관리 부동산투자회사’에서 맡고 있다.

이 회사는 시행사인 케이지엠씨개발과 시공사인 범양건영 등이 지분을 출자해 만든 회사이다. 케이지엠씨개발이 지분 61.41%, 교보자산신탁이 23.15%, 범양건영이 15.44%를 각각 갖고 있다. 결국 시행사의 자회사인 셈이다.

그리고 임대차계약 관리 등 임대사업관리를 맡은 곳은 케이지엠씨개발의 임대사업본부 ‘온동네피엠씨(PMC)'이다.

케이지엠씨개발 '온동네' 로고(위), 개봉 센트레빌 레우스/각사 갈무리.


피해를 호소하는 전씨에 따르면 공공지원 주택 임대를 대행하는 온동네PMC 서 모 센터장은 “계약 대기만 300명정도 있다, 계약 포기로 운이 좋게 순번이 돌아왔다"며 ”서둘러 계약금부터 넣으라“고 종용했다는 것이다.

서 센터장은 "계약금이 200만원이고, 오늘이면 모든 물량이 다 계약 될 것 같다"고 "바로 오면 계약을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자금 대출에 대해서도 "80%까지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전씨는 서 센터장의 말만 믿고 계안한 것이다. 그러나 바로 1금융권 대출 상담을 통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비율을 고려한 뒤 하루가 걸려 정확하게 받은 대출 가능한 액수는 서씨의 말과 달리 50% 밖에 안된다는 것이었다.

개봉 센트레빌 레우스의 경우 74㎡ 기준 보증금 2억5000만원에 월세 35만~39만원이다.

전씨는 "대출이 나오지 않아, 살고 싶어도 살 수 없는 상황이 됐고, 사무소에 이러한 사정을 얘기했지만 이미 계약서가 전산에 들어갔기 때문에 계약금을 돌려줄 수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전씨는 "대출이 조건없이 80% 나오는 것처럼 포장된 것이 잘못된 것 같다"며 "신용에 따라 조건이 달라질 수 있다고 공지하고 은행에 문의 후 오라고 하는 것이 정확한 절차인 것 같다"고 했다.

이에 대해 온동네PMC 서 모 센터장은 "당일날 대출이 80%까지 받을 수 있다고 한 것은 사실이다"며 "대출에 대해 계약자가 알아서 할 일이고, 신용에 따라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통상적인 부동산과의 전세 계약 시에도 전세 대출이 예상보다 나오지 않는 경우 계약금을 그대로 반환하고 계약을 파기한다는 조약을 별도 조항으로 대부분 넣는다. 계약금이 크고 선의의 피해를 예방하자는 차원이다.

민간에서도 이 같은 보호 조치를 취하는데, 하물며 공공지원이라는 명목으로 임대를 하는 곳에서 이 같은 일이 반복된다면 공공지원이라는 단어는 피해를 더 양산할 수도 있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은 기업형 임대주택 정책에 공공성을 강화한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정책으로 국토교통부가 서민주거 안정을 위해 마련한 정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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