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고]부동산 중개업에도 'PropTech(프롭테크)'가 도입될 것인가?

등록 2020.12.29 14:57

심형석 우대빵부동산연구소장(미SWCU 교수)

안타깝게도 부동산시장을 언급할 때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익숙한 경쟁이나 혁신이라는 단어가 잘 언급되지 않는다.


부동산은 고정되어 있는 상품이라는 특성으로 인해 시장경쟁에서 빗겨나 있는 측면이 크다. 지역을 벗어난 어떠한 사업행위도 의미가 없어진다.


부동산과 관련된 벤처들이 많이 생기고는 있지만 대부분은 부동산 정보를 가공하여 제공하는 데 집중되어 있다. 한국프롭테크포럼의 자료(2020 PropTech List Book)에 의하면 186개 회원사 중 실제 중개거래와 관련된 기업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움직일 수 없는 상품이라는 특성으로 인해 모든 부동산 거래행위는 지역에서 이루어진다. 지역에 한정된 상품으로 인해 생기는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사업자들이 담합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이다.


경쟁이 제 살을 깍아 먹는다는 인식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지역 내 사업자 모임이 생긴다. 근처에 있으니 이런 유인도 더 커지는 것이다.


부동산업계에서는 통칭해 '사모임'이라고 표현한다. 부동산 수요자들은 잘 모르지만 이 사모임의 입회비는 상상을 초월한다. 적게는 몇천만 원에서 많게는 억이 넘어가는 수준이다.


엄청난 수준의 입회비는 불법에 가까운 행위도 감수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아파트 단지가 입주한 지 5년이 훌쩍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단지내상가 1층에 여전히 공인중개사 사무실이 대부분이라면 그곳 또한 사모임이 존재하는 곳이라 의심된다.


엄청난 입회비를 냈으니 1~2년 영업이 되지 않는다고 문을 닫을 수는 없는 것이다. 끝까지 버티는 좀비 중개사무소가 양산되는 것이다. 이런 사모임들이 주로 하는 일들이 합의해서 중개보수를 높이고 사모임의 회원들 위주로 지역 부동산거래가 이루어지도록 만드는 것이다.


최고 중개보수요율인 0.9%를 쉽게 이야기하고 호황기임에도 불구하고 집값이 박스권에서 움직이는 지역들은 대부분 사모임의 담합행위가 강하다는 의심을 받는 곳들이다.


하지만 이런 사모임에 대항하는 개업 공인중개사 분들도 생기는 중이다. 과거에는 사모임들의 집요한 방해와 협박으로 곧바로 사라지기 일쑤였지만 현재는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바로 'PropTech(프롭테크)' 기업들의 등장 때문이다. 'PropTech(프롭테크)'란 'Property'와 'Technology'의 합성어로 빅데이터 등 신기술을 도입한 부동산 비즈니스를 말한다. 공유 오피스인 위워크, 숙박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에어비앤비 등이 척박한 부동산업계를 혁신시켜 거대기업으로 성장하는 중이다.


해외에서는 부동산거래 분야에서도 이런 기업들을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최근 미국에서 5조6천억의 SPAC Deal을 성사시킨 '오픈도어(Opendoor)'와 10년 이상을 공인중개사를 직접 고용하여 미국 중개시장에서 1%에 가까운 점유율을 기록 중인 '레드핀(Redfin)' 등이 대표적이다.


유독 국내 중개 거래에서는 이러한 비즈니스가 성장하지 않는 이유는 너무 기술 위주의 생각에 함몰해 있는 벤처인들의 안일함과 함께 지역에 강하게 뿌리내리고 있는 사모임들의 영향 때문이라 추정된다.


하지만 서울 강서구의 우대빵, 인천 청라의 청집사 등이 새롭게 이들에 맞서며 '반값 중개수수료와 두 배 서비스'를 내걸고 활동 중인데 현재까지는 사모임들의 엄청난 방해와 맞서는 중이다.


이들이 내거는 무기는 대부분 프롭테크다. 우대빵부동산의 '아파트는 우대빵' 앱은 국토부 실거래가보다 한 달 빠른 거래 완료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집주인과 세입자분들이 직접 촬영한 아파트 매물 사진을 지역에서는 가장 많이 확보하고 있다.


특히 네이버에서 볼 수 없는 한달빠른 실거래가를 포함한 우대빵부동산 만의 단독매물도 확인할 수 있어 고객들에게 제대로 된 매물정보를 편리하게 제공하는 중이다.


과거에는 목 좋은 1층에 공인중개사사무소를 차리고 지역 사모임에 가입하는 것이 중개업 성공의 중요한 조건이었다면 이제는 'PropTech(프롭테크)'로 무장한 신기술 활용이 성공의 핵심 요인으로 바뀌고 있다.


부동산 중개업에도 과거와는 다른 변화가 시작되는 중이고 이는 바람직하다. 왜냐하면 헷갈릴 때는 고객만을 보고 가라는 비즈니스의 격언처럼 신기술로 무장한 중개업체들은 고객(주택수요자)들에게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최신기사


    최신 뉴스 더보기


        많이 본 뉴스

          산업 최신 뉴스 더보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