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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 심석희 성폭행 혐의 조재범 코치 징역 10년6개월 선고

[권혁민 기자]
hm0712@chosun.com
등록 2021.01.21 16:50

법원 "심 선수의 진술은 단순 정황이 아닌 각 범죄사실을 구분할 수 있는 구체적 정보"

조재범 전 코치/조선DB

국가대표 쇼트트랙 심석희 선수를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조재범(40) 전 국가대표 코치에 대해 법원이 징역 10년6개월을 선고했다. 이로써 만 2년여간의 재판이 마무리됐다. 

수원지법 형사15부(조휴옥 부장판사)는 21일 오후 2시15분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 등 치상) 등 혐의로 기소된 조씨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이같이 선고했다. 이어 200시간 성폭력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 각 7년간 취업제한도 명했다. 

재판부는 먼저 "이번 사건은 공소사실을 입증할 심 선수의 진술 신빙성 위주로 공조사실 입증해야 한다. 심 선수는 본인이 작성한 훈련일지를 근거로 삼고 있다"고 언급했다.

재판부는 "심 선수는 성폭행을 당한 범행장소와 관련해서 개인적으로 쉽게 들어갈 수 없는 오피스텔과 지도자 락커룸 및 조씨가 숙박한 호텔 구조와 소파, 침대, 가구, 거울 위치 등을 분명하게 기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심 선수는 피해 초반부에 본인이 당한 피해 내용에 대해 매우 구체적으로 기억하고 있다. 이는 비교적 장기간 동안 성범죄를 당한 경우 최초에 겪은 피해일수록 정신적 피해가 크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심 선수가 강간치상과 간음 등 중대 범죄에 대해서는 훈련일지와 별개로 매우 뚜렷하게 기억하고 있다고 했다.

재판부는 "심 선수의 진술은 단순 정황이 아닌 각 범죄사실을 구분할 수 있는 구체적 정보의 진술이다. 허위로 진술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모든 범행을 기억하는 건 아니지만 기억을 더듬어 조씨의 범행 일시를 특정했다"고 밝혔다.

심 선수의 휴대전화 디지털포렌식 분석 결과도 주요 증거로 작용했다.

재판부는 "두 사람이 나눈 카카오톡이나 텔레그램 등의 내용을 보면 통상적인 스승과 제자 사이가 아니다. 성(性)적으로 비정상적인 관계가 의심되는 자료가 남아있다. 이는 심 선수의 진술 신빙성 뒷받침 인정된다"고 했다.

이날 피고인석에 선 조씨는 시종 고개를 떨궜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0월 열린 이 사건 결심공판에서 조씨에 대해 "피해자를 상대로 수십차례 성범죄를 저지르고도 혐의를 부인하는 등 죄질이 불량하다"며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아울러 120시간의 성폭력 프로그램 이수 및 취업제한 10년, 보호관찰 5년도 함께 청구했다.

조재범 전 코치/조선DB

이 재판은 2019년 1월 심 선수가 조씨를 성폭행 혐의로 고소·폭로하며 체육계 안팍으로 충격을 주며 시작됐다.

당시 심 선수 측 법무법인에 따르면 심 선수는 만 17세였던 2014년부터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2개월여 앞둔 약 4년간 조씨로부터 무차별적 폭행과 폭언, 협박 등을 수단으로 하는 성폭행을 상습적으로 당했다.

범행은 한국체육대학교 빙상장 지도자 라커룸과 태릉 및 진천선수촌 빙상장 라커룸 등 국가가 직접 관리하는 시설에서 이뤄졌다고 심 선수 측은 주장했다.

경찰은 당시 조사 과정에서 심 선수가 지목한 해당 장소 이외에도 전지훈련이 진행된 강원도 소재 호텔방에서도 성폭행이 이뤄진 정황을 확인했다.

이후 수원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는 같은해 6월 아동청소년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 등 치상) 등 혐의로 조씨를 기소했다.

조씨는 지난 2014년 8월~2017년 12월 태릉·진천 선수촌과 한체대 빙상장 등 7곳에서 30차례에 걸쳐 심 선수를 성폭행하거나 강제로 추행한 혐의다.

당시 검찰 관계자는 "심 선수의 성폭행 피해사실이 상당히 구체적이고 일관됐다"며 "특히 자신이 피해를 당했던 날짜와 장소 등을 빠짐없이 기록한 메모장이 핵심적 증거가 돼 기소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조씨는 성폭행 사건과 별개로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훈련 과정에서 심석희 선수 등 4명을 수차례 때린 상습상해 혐의로 2019년 1월30일 수원지법에서 열린 항소심에서 징역 1년6월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