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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 부재로 코어 빠진 삼성…이구동성 "韓 경제 타격 불가피"

[정문경 기자]
jmk@chosun.com
등록 2021.01.21 17:09

재계 "국가경쟁력 차질, 선장 잃은 삼성, 미래 경쟁력 확보 우려"
재계 "하반기 경제 회복 중심에 이 부회장의 삼성 반도체 등 성과 밑거름"
신성장 사업에 대한 전략적 투자 판단, 인수·합병에 대한 판단 등 걸림돌
삼성 투자가 전체 대기업 투자액의 3분의1 차지, 작년 3분기까지 22조 투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 출석했다. /조선DB

법원이 18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면서 삼성그룹이 또 다시 '시계제로' 상황에 처하게 됐다. 지난해 코로나 사태 와중에도 한국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며 경제지표를 끌어올렸다.

실제로 삼성의 반도체 부분을 빼고나면 한국경제 지표는 충격이 크다. 그만큼 한국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에 이 부회장 리더십 공백이 글로벌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흘러나온다.

21일 재계 및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구속된 이 부회장은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뒤 코로나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고, 독거실에서 4주간의 격리에 들어갔다.

삼성 안팍에서는 이 부회장의 수감으로 지난 2017년 2월부터 1년여간 구속됐을 당시처럼 삼성의 미래 먹거리를 위한 대규모 투자가 멈추는게 아니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당시 이 회장은 옥중에서 중요 현안을 보고받고 일부 의사 결정에도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수감된 동안 삼성의 굵직한 투자 발표 및 인수합병(M&A) 등은 자취를 감췄다.

이 후 공격적인 투자는 이 부회장이 풀려난 뒤에야 재개됐다. 2018년 2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이 부회장은 6개월의 준비를 거쳐 같은 해 8월 향후 3년간 180조원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또 2019년 4월에는 시스템 반도체에 10년간 133조원을 투자해 세계 1위에 오른다는 ‘반도체 비전 2030’을 공개했다.

현재로선 임기가 제한적인 CEO가 모든 결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신성장 사업에 대한 전략적 투자는 물론 좋은 인수·합병(M&A) 매물이 나와도 지켜보는 것 외엔 방법이 없다.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계열사 간 시너지를 이끌어야 하는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의 발목도 묶였다. 최근 발표했던 180조원 규모의 투자·고용 계획, 133조원 규모의 시스템반도체 사업 육성 방안 등 오너의 리더십과 결단이 필요한 새로운 사업 구상은 당분간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

또한 이 부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도 위축되면서 향후 대외신인도 평가 혹은 브랜드 가치 측면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글로벌 기술·수주 경쟁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는 가운데 애플이나 구글, TSMC 등 해외 경쟁업체가 삼성의 상황을 활용해 반사이익을 챙기면 삼성뿐 아니라 한국 경제의 경쟁력까지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재계와 경제전문가들은 이 부회장에 대한 실형 선고가 삼성뿐 아니라 한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걱정하고 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한국 경제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막대하다"며 "이 부회장이 실형을 선고 받고 옥살이를 할 수밖에 없어서 이 부회장이 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들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할 것 같아 걱정된다"고 말했다.

상장협은 "코로나 확산에 따른 우리 경제의 피해가 엄청났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예상 이상으로 경제가 회복한 중심에는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반도체 및 가전 등의 성과가 밑거름이 됐다"며 "이번 판결로 삼성전자의 경영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것은 우리나라 대표기업인 삼성전자의 대외적인 이미지 및 실적에 대한 우려뿐만 아니라 함께 상생하는 수많은 중견·중소기업 협력업체들의 사활도 함께 걸려있어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전경련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구속 판결이 나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삼성이 한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위상 등을 고려할 때 이번 판결로 인한 삼성의 경영활동 위축은 개별기업을 넘어 한국경제 전체에도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경총은 "다가올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심화될 글로벌 경쟁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우리 글로벌 기업의 적극적인 사업확장과 기술혁신으로 신산업분야 등에서 경쟁력 우위를 확보하는 노력이 절실하다"며 "향후 삼성그룹의 경영 차질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정책적·행정적 배려를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해 매출 상위 10대 기업들의 영업이익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 동기 대비 5.7%p 오른 68.6%에 달했다. 국내 투자에서도 삼성전자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대기업 누적 투자액 중에서 가장 투자를 많이한 그룹은 삼성으로, 지난해 3분기까지 총 22조3310억 원을 투자해 전년(14조6450억 원)보다 52.5%(7조6860억원) 증가했다. 이는 전체 대기업 투자액의 3분의 1가량에 해당한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대기업 집단 전체 투자액은 전년 동기 대비 4.5% 감소한 42조3541억 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