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생긴 낭종(물혹)의 위험도는?

오경희 기자 ㅣ okhee@chosun.com
등록 2021.02.02 10:24

서울성모병원 평생건강증진센터 영상의학과 김향선 교수

건강검진에서 가장 높은 빈도로 보이는 양성 소견으로는 낭종(물혹)이 압도적으로 많다.
낭종은 물이 찬 주머니를 말하는데 간, 신장, 췌장, 피부, 갑상선, 유방 등 손, 발톱을 제외한 신체의 모든 부위에 생길 수 있으며 50세 이상의 사람들 가운데 절반에서 발견될 정도로 흔하게 볼 수 있다. 이는 몸 안에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액체의 흐름이 막혀서 발생하며, 뚜렷한 원인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노화가 주요 위험인자이며 감염 후나 종양의 후유증, 만성 염증 상태, 유전적 요인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

낭종을 발견했을 때 흔하게 궁금해하는 것은 숫자나 크기의 변화가 건강에 심각한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는지 이에 따라서 수술을 받아야 하는 건 아닌지의 여부이다. 대부분의 낭종은 1~3개월 후 저절로 없어지는 경우도 있고, 크기도 어느 정도 자라면 더 이상 자라지 않는 특성을 갖고 있다. 따라서 지름이 10㎝ 이상 돼도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고 낭종의 갯수 또한 위험도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지 않는다. 다만 지름이 4~5㎝가 넘는다면 정기적으로 초음파 등 영상진단검사를 받고 내부의 변화가 없는지 관찰해 보는 것이 좋다. 수술은 낭종의 크기로만 결정하지 않고, 내부의 염증, 출혈, 크기가 커지면서 주변장기를 압박해서 답답한 증상이 있는 등의 합병증을 동반하거나 내부에 고형성 결절이 새로 생기면서 악성이 의심될 때 고려 하게 된다.

예외적인 장기로는 복부에서는 췌장과 난소가 있다. 췌장 낭종은 점액성낭종, 췌관내유두상점액종(IPMN) 등 암으로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추적검사나 추가검사 등을 통해 크기가 커지거나, 췌관과 연결이 있거나, 체관 확장 등이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크기의 변화가 없더라도 10년간의 추적검사를 통해서 악성으로 전환되는지의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난소 낭종은 배란주기와 관련해 생기므로 생리적 낭종’이라고 하는데 크기가 작고 증상이 없으며, 2~3개월 뒤 저절로 없어진다. 하지만 크기가 갑자기 커지는 경우, 혹이 꼬이거나 터져 급성 복통을 유발한 경우, 추적검사에서 없어지지 않거나 계속 커지는 경우, 먹는 약에 반응을 하지 않는 경우, 불임이나 통증의 원인으로 생각되는 경우, 악성이 의심되거나 크기가 큰 경우 난소 낭종 제거술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폐경 여성에게 난소 낭종이 새로 생긴 경우 난소암 발생의 위험이 커서 이 시기에는 정기적인 부인과적 진찰이 중요하다.

또 뇌 주변에 지주막 낭종이나 솔방울샘(송과선) 낭종 같은 소견이 있다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뇌와 두개골 사이 제한된 공간에서 생기거나 뇌 깊은 곳에서 자라게 되면 주변 뇌조직과 신경조직에 압박을 가해 기능장애를 불러올 수 있다. 특히 뇌는 우리 신체에서 중요한 장기 이며 치료나 수술이 다른 부위보다 어려우므로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결론적으로 단순 낭종은 예외적인 몇 개의 장기를 제외하고는 암으로 될 가능성이 거의 없고 건강에 악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크게 치료도, 수술도, 걱정도 할 필요가 없다. 정기적인 검사를 받고 내부의 변화가 없는지 관찰해 보는 것을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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