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한 눈 검사로 노인성 질환 예방하기

오경희 기자 ㅣ okhee@chosun.com
등록 2021.03.26 17:36 / 수정 2021.03.29 09:42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평생건강증진센터 안과 김은경 교수

다가오는 100세 시대에 노인성 만성 질환에 대한 관심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WHO (세계보건기구) 보고에 의하면 2030년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여성이 91세, 남성이 84세로 각각 나타났다. 인류의 평균 수명의 증가로 치매, 심뇌혈관 질환과 같은 노인성 질환에 대한 사회적, 경제적 비용이 늘어나고 있다. 노인성 만성 질환은 전신적 건강 검진을 통해서도 진단될 수 있지만, 간단한 안저 검사를 통해서도 발견될 수 있다.

1. 치매 및 파킨슨병
치매 및 파킨슨병은 고령층의 삶의 질을 많이 떨어뜨리는 진행성 신경 퇴행 질환이다. 노인성 뇌질환인 알츠하이머 치매가 66초마다 한 명씩 진단되며, 파킨슨병은 1천명 중 1명 정도로 발병되며, 나이가 많을수록 발생 빈도가 높다. 현재 알츠하이머 병과 관련된 아밀로이드 단백질 축적을 확인하는 유일한 방법은 보험에 거의 적용되지 않는 값 비싼 PET 스캔을 통해서인데, 최근 간단한 안저 검사를 통해 치매를 미리 진단하는 기법이 많이 연구되고 발표 되고 있다.

2. 당뇨병
당뇨병은 장기간에 걸친 고혈당을 특징으로 하는 대사 장애 질환으로 배뇨, 갈증 증가, 식욕 증가 등의 증상을 보인다.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당뇨병은 많은 건강상의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심각한 장기 합병증으로는 심혈관 질환, 뇌졸중, 만성 신장 질환, 족부 궤양, 신경 손상, 눈 손상 및 인지 장애가 있다. 눈의 망막에는 미세 동맥과 정맥들이 풍부하게 존재하고 있으며, 간단한 안저 촬영을 통해 미세 혈관들을 직접 관찰 하여 당뇨병의 진행 정도를 평가할 수 있다. 당뇨병성 망막증은 당뇨병이 유병기간이 길고 혈당 조절이 잘 되지 않으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초기 당뇨병성 망막병증은 증상이 없거나 경미한 시력 문제만을 유발할 수 있으나, 진행되면 결국 실명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정기적인 안과 검진이 필요하다.

3. 고혈압
 고혈압은 동맥경화와 관련되어 있으며 심뇌혈관질환의 중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으나, 합병증이 발생하기 전까지 뚜렷한 증상이 없다. 동맥경화의 정도 역시 안저 검사를 통해 미리 예측할 수 있다. 고혈압으로 인해 발생한 망막병증은 망막 혈관 수축, 망막 경화 및 삼출 단계를 거친다. 특히 마지막 삼출 단계에서는 혈액-뇌 장벽이 파괴되고 혈장과 혈액이 누출되어 망막 출혈, 심한 삼출물, 망막 허혈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시신경 및 망막 조직들이 심각한 손상을 받고 시력저하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엄격한 혈압 조절과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고혈압성 망막병증의 진행을 늦추는 것이 중요하다.

4. 신장 질환
 다양한 신장 질환도 안과 검진으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신증후군 환자에서 망막 박리 및 망막 부종과 같은 심각한 망막 질환을 유발하는 경우가 있으며, 말기신부전증 진단 후 혈액 투석 중인 많은 수의 환자에게서 망막의 미세혈관 변화 및 시신경층 손상이 관찰되었다는 연구 결과를 본원 녹내장 클리닉에서 보고한 바 있다. 신장과 눈 모두 혈관이 풍부한 장기이다. 신기능 향상 및 안과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유산소 운동을 통해 혈액순환이 잘 될 수 있게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눈은 마음의 창이라는 말이 있듯이, 간단한 눈 검사를 통해 각종 노인성 질환을 미리 발견할 수 있다. 1 ~ 2초정도 소요되는 안저 사진 촬영을 통해 직접 망막 혈관과 시신경을 관찰할 수 있으며, 각종 심혈관 질환 및 뇌 질환과 같은 많은 전신 질환을 미리 발견하고 진단 할 수 있다. 백내장이나 녹내장과 같은 안과 질환뿐만 아니라, 다른 전신 질환들을 간단하고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 이를 위해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적어도 1년에 한 번씩 정기적 눈 검사를 시행 받을 것을 권장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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