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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립공연단, 올해 첫 정기공연 연극 '넓은 하늘의 무지개' 선봬

김동성 기자 ㅣ estar@chosun.com
등록 2021.06.18 17:55

오는 25~27일 경기아트센터 소극장 무대 올라
구태환 감독 "하늘의 무지개 상처받은 이들에게 건네는 따뜻한 공감 메시지"

연극 '넓은 하늘의 무지개를 보면 내 마음은 춤춘다'에 출연하는 수원시립공연단 단원들이 연기를 하고 있는 모습/수원시립공연단 제공

경기 수원시 수원시립공연단은 올해 첫 정기공연으로 연극 '넓은 하늘의 무지개를 보면 내 마음은 춤춘다'(이하 넓은 하늘의 무지개)를 오는 25~27일 경기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선보인다. 


이 작품은 '친정엄마와 2박3일', '나생문' 등으로 대중들의 사랑을 받은 스타 연출가 구태환 예술감독의 연출과 제19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 '야끼니꾸 드래곤'으로 잘 알려진 정의신 작가가 만나 탄생한 작품이다. 특히 구 감독이 수원시립공연단 예술감독으로 취임 후 선보이는 첫 공연이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넓은 하늘의 무지개는 오랫동안 운영해오던 영화관의 폐관을 이유로 모인 등장인물들이 영화관을 둘러싼 각자의 추억과 사연을 나누며 그들이 가지고 있는 학교폭력과 노부모 부양, 성소수자 등 아픔을 담담하고 용기 있게 풀어낸다.


비가 그친 뒤 맑은 하늘의 무지개가 뜨면 더 이상 어두운 하늘은 없는 것처럼 희망찬 내일을 준비를 하는 인물들의 모습은 관객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보듬어 준다. 


넓은 하늘의 무지개는 앞서 지난해 제41회 서울연극제에서 "학교폭력, 노부모 부양, 성 소수자 등 시의성 있는 이야기를 다루며 사회가 외면하는 문제들을 직면하고, 잊혀가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이 잘 담긴 작품"이라는 호평을 받으며 대상을 수상했다.


구 예술감독은 "최근 한국 사회에 불거진 학교폭력을 비롯한 여러 사회적 문제를 지켜보면서 관객들과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감정이 정화되는 시간을 마련하고 싶었다"며 "코로나19 이후 시립공연단이 처음으로 선보이는 대면공연인 만큼 마음이 위로받는 공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시립공연단 제15회 정기공연인 넓은 하늘의 무지개의 공연예매는 오는 25일부터 인터파크를 통해 이뤄진다. 공연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예술단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구태환 수원시립공연단 예술감독/사진=김동성 기자

◆구태환 수원시립공연단 예술감독 인터뷰


-'넓은 하늘의 무지개···.'에 대해 소개 해준다면. 


"도시개발로 인해 폐관을 앞두고 있는 영화관에 등장인물들이 모여 서로 티격태격하며 영화관을 둘러싼 각자의 추억과 사연을 펼친다. 그 과정에서 그동안 서로 말하지 못했던 자신들의 이야기들을 꺼내놓게 된다. 바로 학교폭력과 노부모의 부양, 성 소수자 등이다. 이는 특별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 바로 옆에서 일어날 수도 있는 문제로, 당사자들은 어디 가서 쉽게 이야기를 꺼낼 수도 없다. 넓은 하늘의 무지개는 이들의 아픈 마음을 공감으로 치유하고 보듬어주는 연극이다. 극단원과 객원배우들은 긴 시간 연습을 하면서 맡은 역할에 몰입을 하고 있다. 좋은 공연이 기대된다."


-시대의 물결 속에서도 필사적으로 살아가는 서민들의 모습을 그려내는 작품으로 유명한 정의신 작가와 함께 하게 됐다.


"학창 시절, 재일동포로 구성됐던 일본의 대표적인 극단 신주쿠 양산박의 '인어전설'을 봤는데 저에겐 무척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정 작가는 '마치 들에서 피는 꽃과 같이', '야끼니꾸 드래곤', '제비꽃 미용실' 등 '재일' 삼부작이라고 불리며 일본의 신국립극장에서 시리즈로 상연됐다. 그 치열한 삶의 모습은 많은 이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한일 양국의 연극상을 휩쓸었다. 한국에서는 '겨울 해바라기', '겨울선인장', '가을의 반딧불', '코커사스의 백묵원' 등을 직접 연출하기도 했다. '이번 넓은 하늘의 무지개'에 연출로서 작업에 참여하면서 인연이 닿아 함께 작품을 하게 됐다. 코로나19 이후 공연단의 첫 공연인 만큼 모든 역량을 담아내고 있다."


-치매 부모 부양, 재개발, 교내 따돌림과 자살, 성소수자 등을 다루고 있는데, 소재들이 무겁다. 이 같은 사회 문제를 택한 이유는.


"이 연극은 주류가 아닌 소수자와 힘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연극은 우리의 모습을 투영하는 거울과도 같다고 생각한다. 이번 '넓은 하늘의 무지개'를 통해 다 같이 이런 문제를 같이 고민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어떻게 풀어내고 상처를 보듬어주는가.


"결국 연극의 주인공들은 주류가 아닌 힘없는 아웃사이더다. 그런 사람들 7명이 모였다. 이들은 서로의 아픔을 개개인의 상처로 보지 않고 서로 이야기하고 공감하며 보듬어준다. 반면 현실은 삭막하다. 우리 사회가 점차 그렇게 가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마음은 안에는 향수가 있다. 서로가 서로를 만나서 공감하고 남을 향해 나아가는 마음이다. 이 연극은 자극적인 것을 꺼내는 것이 아니다. 해결책을 내놓는 것도 아니다. 공감하고 치유하는 것이다. 출연하는 인물 7명이 개개인의 이야기가 담긴 일곱 빛깔의 무지개다. 지역과 세대를 넘나들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무대를 가득 채울 것이다."


-2018년 초연한 작품이다. 올해 수원 공연은 그동안의 공연과의 차이점이 있다면.


"올해 4회째다. 올해 여러 사회 문제들을 보면서 이 작품을 올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사회는 우울해지고 인간관계는 개인주의로 삭막해지고 있다. 3년 전과 현재는 또 다른 만큼 작품에 담긴 여러 이야기를 좀 더 세련되게 풀어가기 위해 변화를 줬다. 보셨던 분들은 또 봐도 마음의 치유를 얻을 것이다."


-"넓은 하늘의 무지개를 보면 내 마음은 춤춘다/(중략)/늙어서도 그러고 싶다"는 대사가 주목을 받는다. 어떻게 탄생했고 의미하는 바가 있다면.


"영국의 대표적인 낭만파 시인 윌리엄 워즈워스의 대표 시인 '무지개’의 시 구절이다. 이 구절은 여러 의미를 담고 있다. 사람들은 이 구절을 통해 본인을 투영해서 볼 것이다. 그 구절은 각기 다른 사정들을 또 다른 의미로 전달됐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본인만의 말 못 할 문제를 안고 있는 관객도 치유를 받고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새로운 희망을 갖고 각자의 삶을 위해 떠나는 마지막 이후의 이야기도 궁금하다.


"그들은 계속 연락하고 지낼 것이다. 다들 잘 사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들은 각자의 이야기를 서로에게 털어놓으면서 인간애를 확인했다. 현실에서는 내몰렸지만 그들은 모여 문제를 극복했다. 때문에 유대관계를 형성해서 살아갈 것이다."


 -시대는 변해 새것만 찾는다. 작품 속 영화관이 그렇다. 빠른 변화 속 옛 것을 지켜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


"편리해지고 화려해지는 세상 속에서 정작 인간은 소외되는 현상을 보게 된다. 무엇보다 가장 소중한 것은 바로 인간이라 생각된다." 


-이 같은 문제를 겪고 있는 사람들을 편견으로 바라보는 사람들도 많다. 이 같은 문제를 겪고 있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한마디 해준다면. 


"'넓은 하늘의 무지개'는 사람들의 편견을 개선하려는 연극이 아니다. 하지만 나에게도 어떤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함께 공감대를 형성해 이해를 해보자는 것이다. 이 작품을 통해 서로 이해할 수 있는 마음이 생기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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