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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이춘택병원, 수술 로봇 'Dr. LCT' 활용···첫 수술 성공

김동성 기자 ㅣ estar@chosun.com
등록 2021.07.19 10:57 / 수정 2021.07.19 14:24

이춘택의료연구소, 6년간 연구 끝에 Dr. LCT 선봬···식약처로부터 제조 허가 승인
Dr. LCT, 이춘택병원의 약 1만5000건 수술 임상데이터 기반으로 개발
이건아 연구소 대표 "순수 국내 기술로 제작한 로봇···의료산업 발전 기여 기대"

윤성환 이춘택병원 병원장이 6여 년 간의 연구 끝에 새로 개발한 인공관절 수술용 로봇 'Dr. LCT'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동성 기자

경기 수원시 이춘택병원 이춘택의료연구소는 6년간의 연구 끝에 개발한 인공관절 수술용 로봇 'Dr. LCT(닥터 엘시티)'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조 허가를 획득했다고 19일 밝혔다. 병원은 지난달 Dr. LCT로 첫 수술에 성공했다.


Dr. LCT는 인공관절 수술용 로봇인 ROBODOC(로보닥)을 2002년 국내 처음으로 도입해 수술에 성공한 후 19년 만에 이뤄낸 성과다. Dr. LCT는 고 이춘택 병원장의 영문 이니셜에서 따왔다. 


병원은 식약처로부터 차세대 인공관절 수술용 로봇 Dr. LCT는 의료기기 품목의 3등급 의료기기 제조 허가를 획득했다. 의료기기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적합(GMP) 인증을 획득해 로봇수술기의 제품화에 필요한 모든 허가 절차를 마쳤다.


Dr. LCT에는 2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축적한 약 1만5000건의 수술 임상데이터를 기반으로 개발한 결과물이 그대로 녹아 있다. 의사와 로봇 연구진의 직접적인 소통을 통해 연구 개발 방향을 설정해 보다 빠르고 안전한 간단한 수술 과정을 구현했다.


'Dr. LCT'를 이용한 인공관절 수술 모습. /이춘택병원 제공

특히 기존에 사용하던 수술용 로봇은 로봇 팔이 5축인데 반해 Dr. LCT는 7축으로 돼 있어 수술 과정에서 보다 자유롭고 세밀한 움직임이 가능해졌다.


이는 제한된 공간에서 기존 5축으로는 접근하지 못했던 수술 부위까지 절삭이 원활해져 최소침습수술(MIS)에 더욱 특화된 수술을 가능하게 했다. 또 기존 대비 정밀한 움직임을 수행할 수 있는 고정밀 로봇 팔의 성능으로 절삭 오차를 줄이고 보다 강해진 힘으로 절삭 능력을 높이면서도 다중 센서 기반으로 안정성을 높였다.


그 결과 수술의 정밀도와 정확성을 더욱 향상했으며 소프트웨어 또한 업그레이드돼 수술 계획 수립부터 실행에 소요되는 시간을 단축했다.


이건아 연구소 대표는 "고 이춘택 병원장님의 유지를 받들어 로보닥 도입 이후 순수 국내 기술로 새로운 버전의 수술용 로봇을 선보이게 됐다"며 "그동안 축적된 임상 노하우를 토대로 구현한 신기술로 의료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윤성환 병원장은 "이춘택병원 로봇수술의 장점은 풍부한 수술 경험으로 로봇이 가진 장점을 최대한 잘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새롭게 개발한 로봇을 이용한다면 더 큰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인공관절 수술용 로봇 국산화에 성공한 이건아 이춘택병원 이춘택의료연구소 대표가 'Dr. LCT'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동성 기자

◇이건아 이춘택의료연구소 대표


-이춘택의료연구소는 어떤 곳인가.

"의료용 로봇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급성장했지만 국내 의료용 로봇 시장의 규모는 아직 미미하다. 국내 대기업들은 경쟁력이 약하다는 이유로 의료로봇 시장에 뛰어들기를 꺼리고 있어 국내 의료용 로봇 기업들은 대부분 중소기업이다. 이춘택병원이 초기에 도입한 로보닥은 외국인의 체형에 맞게 설계됐고 사용에도 불편한 점이 많았다. 하지만 로봇수술이 가지고 있는 많은 장점이 있었기 때문에 고 이춘택 병원장은 수술용 로봇을 포기할 수 없었다.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직접 연구 개발에 참여해 한국인 체형에 맞는 로봇을 개발하는 것이었다. 2005년 로봇관절연구소를 설립했고 로봇 기기의 국산화에 나섰다. 가장 먼저 이룬 성과는 피부 절개를 작게 하는 '최소절개 최소침습술'과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접목한 것이다. 또 세계 최초로 로봇 인공관절 반치환술 성공에 이어 '로봇을 이용한 관절 절삭 시스템'에 대한 특허도 얻었다. 이 시스템으로 뼈를 깎는 절삭 시간을 25분에서 10 내외로 단축했으며 환자의 회복도 빨라졌고 출혈량과 감염률도 현저히 낮췄다. 2013년에는 정합 시간을 10분에서 약 3분으로 단축, '객체 정합장치 및 그 방법'이라는 이름으로 특허청에 등록했다. 2015년에는 세계 최초로 로봇을 이용한 휜 다리 교정술에 성공하며 로봇 인공관절 수술 분야에서 꾸준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왜 '로봇 수술'하면 '이춘택병원'인가.

"고 이춘택 병원장은 2002년 국내 최초로 인공관절 수술용 로봇을 도입했고 약 20년 동안 수술 건수 1만5000례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수술 건수는 단순히 숫자의 의미보다 그만큼 많은 임상데이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고 다른 의미로는 인공관절 수술용 로봇을 가장 잘 이해하고 다룰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모든 시작에는 부침이 있기 마련이다. 국내에 도입 당시 로봇에 대한 우려와 효용성 등의 이유로 주변의 많은 반대가 있었지만 이춘택 원장의 로봇수술에 대한 확신이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이제는 많은 병원들이 앞다퉈 인공관절 수술용 로봇을 도입하고 있어 이춘택병원이 선구자적인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국산 수술용 로봇 Dr. LCT를 개발하게 된 계기는.

"고 이춘택 원장은 이미 로봇수술의 시대가 올 것을 예감했고 적중했다. 로봇수술은 정확하고 정밀해서 늘 일관된 수술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 손으로 하는 수술에 비해 가장 큰 장점이다. 단점은 로봇이 수술할 공간을 만들기 위해 큰 피부절개가 필요했고 외국인의 체형에 맞게 설계돼 뼈를 깎는 커터 사이즈도 컸다. 로봇에게 환자 관절의 실제 위치를 입력하는 정합 과정에서 오차가 발생하면 처음부터 다시 진행해야 하는 만큼 수술 시간도 길어졌다. 이런 단점들을 극복하기 위해 연구소를 설립했고 Dr. LCT를 개발하게 됐다."


-중소병원에서 수술용 로봇을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동안의 노력에 대해 이야기해 준다면.

"의료용 로봇은 의술과 기계 과학의 접목이다. 의료용 로봇산업 분야에서도 수술은 기타 재활이나 다른 보조적 분야보다 직접 생명과 직결돼 안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많은 의료용 로봇 회사들이 안전성을 입증하기 위한 충분한 임상테이터를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있지만 이춘택병원 연구소는 그동안의 많은 임상데이터를 바탕으로 수시로 의견을 교류하며 의료진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 있다. 병원 내에 연구소를 설립한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이건아 이춘택의료연구소 대표가 연구원들과 새롭게 개발한 'Dr. LCT'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이춘택병원 제공

-기존 로봇과 비교해  Dr. LCT의 장점에 대해 설명해 준다면.

"이번에 새롭게 개발한 Dr. LCT는 차세대 7축 다관절 올인원 시스템이다. 기존 로봇은 5축인대 반해 7축으로 관절 가동범위가 넓어지고 좁은 공간까지 침투가 가능해 좀 더 세밀하게 수술이 가능하다. 또 로봇팔의 강해진 힘으로 절삭 능력을 높이면서도 다중센서 기반으로 안정성을 높였다. 외관상으로도 1/3 정도 사이즈가 작아져 사용하는데 편리성도 높여 환자와 사용자(의사)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데 중점을 뒀다."   


-Dr. LCT 개발 목표가 간단하게, 빠르게, 안전하게다.

"3S(Simple, Speedy, Safe)가 기본적인 Dr. LCT의 모토다. 결국 수술의 목적은 환자의 빠른 회복이며 3S는 환자가 빠르게 회복하는데 필요한 필수 요소다. Simple은 간단한 조작을 통해 수술을 진행하는 것이다. Speedy는 빠른 정합과 절삭을 통한 짧은 수술시간으로 마취나 출혈, 감염 위험 등 수술시간이 길어짐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했다. Safe는 7축 로봇 관절마다 내장된 안전센서와 실시간 환자 모션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Dr. LCT로 현재 5회 수술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환자들의 상태와 만족도는 어떤가.

"Dr. LCT로 수술을 시작한지 이제 한 달 정도 돼 아직 환자 상태와 만족도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기에는 빠른감이 있다. 하지만 수술실에서 집도의가 느끼는 만족도는 매우 높고 단점을 찾아보기 힘들다. 사실 이 부분이 Dr. LCT의 가장 큰 장점이지 않을까 싶다. 의료진에게 친화적인 로봇이 사실 고 이춘택 병원장이 가장 추구했던 바이다. 의료진이 편해야 수술 결과도 좋게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식약처로부터 Dr. LCT의 제조 허가 승인을 받았다.

"식약처로부터 인허가를 획득하기 전에 거쳐야 하는 검사과정이 세 가지가 있다. 성능에 관한 항목, 전기기계적 안전에 관한 항목, 전자파 안전에 관한 항목 등으로 의료기기 허가를 위해서는 어느 기업이든 필수적으로 통과해야만 하는 시험이다. 각 시험 통과 후 의료기기 제조 허가증 획득을 위한 신청을 하면, 식약처에서 최종 검토 후 보완 혹은 통과를 통보하는 프로세스다. 복잡한 과정은 아니지만 각 과정 하나하나마다 까다로운 부분이 많았고 아무래도 처음 진행하다 보니 시행착오도 있었다. 또 코로나19로 인해 대면으로 협의할 수 있는 부분이 줄어들어 어려움이 더 컸었다. 그런 과정을 거쳐 Dr. LCT가 식약처로부터 제조 허가 승인을 받았다는 점이 뿌듯하다."


-Dr. LCT의 개발로 수술용 로봇 시장에 변화가 있을 것 같다. 국내는 물론, 해외로도 뻗어나간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나.

"물론이다. 유럽(CE), 미국(FDA) 등의 인허가 작업이 쉽지는 않겠지만 고려하고 있는 부분이다. 한국의 수원이라는 도시에서 탄생한 작은 의료 로봇이지만 기술적으로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제품이기에 가까운 시일안에 세계 어느 병원에서도 접할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희망하고 있다."


-이춘택의료연구소의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고 이춘택 병원장께서 남겨두신 아이디어는 너무나 많다. 현 이춘택병원 의료진과 함께 잘 협업해 나머지 아이디어도 Dr. LCT에 잘 녹여내고 싶다. 또한 마케팅 부분도 강화해 보다 더 많은 의료진이 관심을 가질 수 있게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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