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 건강검진의 필요성

강동현 기자 ㅣ kangdong@chosun.com
등록 2021.07.23 13:31 / 수정 2021.07.23 13:32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안문배 교수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안문배 교수

소아 시기가 성인과 가장 구분되는 점은 지속적인 외·내적 성장과 성숙이 일어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경제와 위생 상태가 개선됨에 따라 과거의 주를 이루었던 감염병이나 영양실조 등의 질환들은 현재 우리 사회에서 빈도가 급격하게 감소되었다. 하지만 다양한 소아 만성 질환들의 빈도는 점차 증가하는 추이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소아·청소년 연령에서 조기 검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이유라 생각된다.

우리나라 성인의 건강 검진 수진율은 2000 년대 초반 50 % 정도 였으나 최근 통계에 따르면 70 % 이상에 다다를 정도로 대부분의 성인은 건강 검진을 받고 있다.

소아· 청소년의 경우 생후 4 개월 부터 71 개월 까지 11 차례에 걸쳐 영유아 건강검진을 시행하고 있으며 이는 3 차례 구강 검진을 포함한다. 건강검진의 경우 문진/진찰 (시각문진, 청각문진, 진찰 및 상담), 신체계측 (키, 몸무게, 머리둘레), 시력검사(공인시력표 시력검사), 발달평가 (K-DST: 발달선별검사), 건강교육 (안전, 영양, 수면, 구강, 대소변가리기, 정서 및 사회성, 위생, 취학전) 의 5 가지 항목들을, 구강검진의 경우 구강문진/진찰 (문진표, 치아 및 치주조직검사), 구강보건교육의 2 가지 항목들을 체크한다. 이후로는 학생검진으로 이어지며 초등학교 1 학년과 4 학년, 중학교 1 학년, 고등학교 1 학년 아이들을 대상으로 시행되고 일반 건강상태를 평가하는 이학적 검사들과 흉부 엑스레이, 그리고 기본적인 혈액 및 소변 검사의 항목들을 평가한다.

영유아 건강검진과 학생 건강검진을 통하여 성장 및 발달사항에 대한 기본적인 평가와 다양한 만성질환들에 대한 일차적인 평가가 가능하며, 이상이 있는 경우 상급 병원으로 의뢰되어 구체적인 진표를 받아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행되고 있는 영유아 건강검진 프로그램은 국가부담에도 미수검률이 30 % 에 육박하고 있고, 검진 항목 (문진 문항) 수가 많아 결과에 대한 평가에 많은 노력이 소요되며, 프로그램 개발 과정에서 전체 검진의사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고 있지 못하다는 등의 한계점들을 여전히 안고 있다. 또한, 영유아 건강검진을 통하여 일차적인 평가를 받아볼 수 있으나, 이상이 발견되는 경우 2 차 또는 3 차 의료기관으로 전원 되어 같은 항목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기 때문에 검사 과정이 수월하지 않은 어린 연령의 소아에게는 복잡한 절차일 수밖에 없다.

성인에서 건강검진의 주된 목적은 만성질환의 예방과 조기 발견이며 유해생활환경과 위험요인을 관리함으로써 추후 발생 가능한 질병을 예방하는 데 있다. 하지만, 성인의 건강 검진은 성인기 만성 질환들에 대한 예방에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고, 이를 바탕으로 질환별 검진 항목들도 연령별로 구분된다. 그러나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이 있듯, 성인 시기 건강한 몸은 20~30 대 청년세대가 아닌 소아·청소년 연령부터 만들어지고 소아·청소년 연령부터의 건강한 생활습관이 성인이 되어서도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는 지름길일 수 있다.

아직까지 소아·청소년 연령에서 성인에 준하는 건강검진의 시행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견을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들은 부족하지만 기회가 된다면 소아·청소년 시기부터 건강 검진에 관심을 가지고 평가해 보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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