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혈전제(출혈 위험을 높이는 약제)를 복용하고 있을 때 내시경은 어떻게?

강동현 기자 ㅣ kangdong@chosun.com
등록 2021.09.07 10:19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평생건강증진센터 소화기내과 조현선 교수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평생건강증진센터 소화기내과 조현선 교수

국내에서는 위내시경 검사가 국가 건강검진의 필수 사항이며, 인구 기반 대장내시경 선별 검사가 거론될 만큼 매우 보편적인 검사입니다. 그리고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여러 가지 심혈관/뇌혈관 질환을 동반하여, 항혈전제[아스피린, 클로피도그렐(플라빅스, 트롬빅스, 플래리스), 와파린(쿠마딘), 신규 경구용 항응고제(자렐토, 프라닥사, 릭시아나, 엘리퀴스) 등]를 복용하고 있는 분도 아주 많습니다. 실제로 내시경 검사를 하는 필자는 매일 이런 분을 만나고 있으며, 이런 분들의 대부분은 조직 검사 또는 시술에 의한 출혈 위험이 있음으로, 의료진과 상의하에 항혈전제를 적절한 기간만큼 중지하고 검사를 합니다.

내시경을 할 때 항혈전제를 계속 쓰면서 검사를 하는 경우, 항혈전제 복용으로 인한 출혈의 위험, 내시경 시술 자체의 출혈 위험이 있으며, 항혈전제를 중단할 경우 혈관이 막혀 발생하는 뇌경색, 심근경색 등의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개인이 가지고 있는 질환의 종류나 병의 중증도 등이 모두 다르므로 개인에 따라 약물 중지의 기준은 당연히 다릅니다.

일반적인 약제 중단에 대한 권고안을 살펴보면 아스피린의 경우, 조직 검사나 작은 크기의 용종 절제술 등 저위험 내시경 시술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가 않아, 중지하지 않고 검사를 할 수 있습니다. 단 내시경 점막 하 박리술이나 2cm 이상의 큰 용종 제거 같은 초고 위험군의 경우 출혈 및 혈색전 등 발생 위험에 따라 시술 전 아스피린 중단을 고려합니다. 2차 예방 목적으로 아스피린을 투여하고 있는 경우, 중단하게 되면 3배 이상의 심뇌혈관 합병증 가능성이 있고, 70%는 중단한 후 7~10일 사이에 혈전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혈전의 위험이 높지 않다면 중단을 고려하고, 중단하더라도 그 기간을 최소화하는 것이 좋습니다.

클로피도그렐(플라빅스, 트롬빅스, 플래리스 등) 같은 경우는 출혈의 위험성을 높이므로 중지할 수 있다면 내시경 시술 5일 전 중단하고, 시술 후 출혈이 없다면 가능한 한 빨리 재투여를 시작합니다. 그러나 심혈관 폐색으로 인한 스텐트 시술의 경우는 재협착의 위험이 높으므로 첫 6주~6개월까지는 검사를 하지 않는 것을 권고합니다. 심장 판막 질환 등으로 혈전의 위험이 높은 경우 와파린을 투여하는데, 이런 경우는 와파린 중단 시에 헤파린(주사 제재)으로 일시적으로 바꾼 뒤 다시 와파린을 쓰는 것을 추천합니다. 신규 경구용 항응고제(NOACs,: 자렐토, 프라닥사, 릭시아나, 엘리퀴스 등)의 경우 일반적으로 시술 48시간 전에 중단할 것을 권유하며, 시술 후 출혈이 없으면 24~48시간 이내에 다시 복용하면 됩니다.

하지만 중단 시의 위험 정도가 개인별로 다르고, 연령, 기저 질환, 다른 약물 병용 투여 등의 많은 개별적인 인자들이 있으므로, 내시경 시술을 받기 전, 심혈관/뇌혈관 질환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 주치의와 약물 중지에 대한 상의가 꼭 필요합니다. 중지가 어려운 경우에는 검사의 필요에 따라, 조직 검사나 용종 절제 등을 하지 않고, 진단적 검사만 시행하거나, 검사를 연기해 볼 수 있고, 주사제 등의 약물 사용이 필요한 경우에는 입원을 하여, 시술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심혈관/뇌혈관으로 치료 받고 있는 분은 자신이 어떤 약제를 복용하고 있는지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하며, 내시경 검사 전에는 임의로 약제를 절대로 중단해서는 안 되고, 주치의의 진료 및 약물 중지에 대한 상담을 받는 것이 필수입니다. 위/대장 내시경 검사를 앞두고 있는 분들 중에 항혈전제를 복용하고 있는 분은 꼭 이 사실에 유념해서 안전하고 효율적인 위/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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