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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법안, 기업 지원 정책 좀 더 고려할 필요 있어"

김종훈 기자 ㅣ fun@chosun.com
등록 2021.09.09 17:49

최근 발의된 ESG 4법 일부 개정법률안의 개정 주요 내용/상장협 제공.

한국상장회사협의회, 한국경영자총연합회,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주요 경제단체들이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표 발의한 일명 ‘ESG 4법’에 대한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입법 전에 경제계의 목소리를 더욱 더 반영해야 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9일 재계에 따르면, 국회에 계류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법안 가운데 규제·처벌 관련 조항이 지원 관련 조항의 11배에 달해 지원정책을 좀더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제21대 국회 계류법안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국회에 계류된 ESG 관련 법안은 97개로 이 가운데 ESG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조항이 244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21대 국회 개원 이후 올해 8월까지 계류 중인 법안을 IMF의 분류기준에 따라 전수조사한 결과다.

ESG 법안 97개 가운데 환경(E)과 관련된 법안은 14개(14.4%), 사회(S)는 71개(73.2%), 지배구조(G)는 12개(12.4%)로 사회 부문과 관련된 법안이 가장 많았다.

또 244개 조항을 유형별로 보면 권리를 제한하거나 의무를 부과하는 식의 규제 신설·강화가 130개(53.3%)를 차지한 것을 비롯해 처벌 신설·강화 66개(27.0%), 지원 18개(7.4%), 일반조항 30개(12.3%)로 규제 신설·강화가 지원 조항의 7.2배에 달했다.

규제 신설·강화 조항과 처벌 신설·강화 조항을 합산하면 196개로 전체의 80.3%를 차지해 지원 조항의 10.9배에 이른다는 분석이다.

이 같이 국내 5개 경제단체가 공공부문 경영활동에 사회적 책임·친환경·투명한 지배구조(ESG)를 고려해야한다는 내용을 담은 'ESG 4법'과 관련해 반대 의견을 내놓고 있어 입법을 추진하는 정치권과 경제계의 더 많은 대화가 필요해 보인다.

앞서 한국상장회사협의회는 전국경제인연합회·한국경영자총협회·한국중견기업연합회·코스닥협회와 함께 ESG 4법이라 불리는 4개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해 경제계 공동 의견서를 소관 위원회인 보건복지위원회와 기획재정위원회에 제출했다. 기금·조달사업 등에 ESG 고려를 법제화하는 법안에 대한 우려를 담았다.

상장협은 "최근 사회의 많은 분야에서 ESG만 앞세우면 비효율적 결과가 발생하더라도 간과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어 이에 대한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상장협은 “특히 ESG가 기업에 있어 최대의 화두가 된 상황에서 기업은 ESG 경영을 이행함에 있어 그 자체의 가치뿐만 아니라 효율성도 중요한 요소로 판단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며 “법안 통과 시 공공분야뿐 아니라 기업에게까지 ESG가 강요될 것을 우려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금 수익성(국민연금법·국가재정법), 조달사업의 공정성·효율성(조달 사업법), 공기업 재무건전성(공공기관운영법)이라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야 한다”며 “특히 국민연금의 ESG 의무화는 수익성 악화로 인한 국민 노후 불안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SG 4법’은 국민연금법, 국가재정법, 공공기관운영법, 조달사업법에 각각 ESG 요소를 반영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한다.

그러나 개정안의 세부내용을 살펴보면 기금의 관리·운용에 있어 ‘수익성’, 공공조달에 있어 ‘조달사업의 공정성과 효율성’, 공공기관 운영에 있어 ‘재무건전성’이라는 핵심 가치를 훼손시킬 우려가 있다는 게 경제단체들의 입장이다.

이들은 국민연금법 개정안의 경우, 기금 관리·운용의 목적은 ‘수익성’이 유일한 목표이기 때문에 ‘지속가능성’이라는 용어 변경에 따라 확대 또는 확장될 수 있는 개념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글로벌 주요 연기금 사례에서도 법률에서의 기금 운용 목적은 ‘연금수급자의 이익’ 및 ‘최대 수익의 달성’으로 규정하고 있다.

국가재정법 개정안에 관해선 ESG와 관련해 국제적으로 통일된 공시, 평가 기준이 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모든 기금에 대해 ESG 요소의 고려를 의무화하는 법 개정은 성급하다고 지적했다. 기금 운용에 직간접으로 영향을 받게 되는 기업들을 자의적으로 평가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고 주요국에서도 찾기 어려운 입법 사례란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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