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틀조선TV 유튜브 바로가기

사람·건물·마을이 함께 늙어간 성남 태평동···개발 사업 정상화에 조합원들 기대

김동성 기자 ㅣ estar@chosun.com
등록 2021.10.22 15:25 / 수정 2021.10.23 15:11

태평1동 지주택 추진위, 고소·고발 등 관련 형사법적 문제 해소
사업부지 내 토지소유자 약 71% 지구단위계획 동의서 받아···아파트 건설 예정 세대수 662세대 중 470여 세대 조합원 가입.
주민·조합원, 방범 CCTV·가로등 없는 마을···“아이 울음 들리는 활기찬 마을로 재탄생 바람”

경기 성남시 태평동 퍼스트힐 조감도./태평1동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회 제공

경기 성남시 태평1동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회가 고소·고발 등 관련 형사법적 문제가 해소됨에 따라 사업이 정상화될 전망이다. 추진위에 고소·고발을 한 태평1동 지역주택조합 비상대책위원회의 위법행위가 드러나면서 논란의 종지부를 찍었다.

 

조합원들과 지역 주민들은 태평1동 개발 사업의 정상화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지난 8일 경기 성남시 수정구 태평동의 한 골목 입구에서 만난 장모(68)씨는 이 지역에서 33년을 거주하며 제2의 고향이라고 했다. 그는 "태평동은 서울과 가장 인접한 지역임에도 낙후된 도시, 노인 도시라는 불명예를 안아왔다""다른 곳들은 재개발도 많이 되던데, 성남시나 나라에서도 태평동은 신경도 안 썼다. 말뿐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지역이 최근 개발된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참 오래도 걸렸다""나이를 먹어 정든 고향을 떠날 수도 없고 타지역에서 또 정착하기도 힘이 들 나이다. 개발을 통해 활력이 넘치는 동네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수정구와 중원구는 성남지역의 대표적인 구도심으로, 1968'광주대단지' 사업을 계기로 조성됐다. 현재 성남지역은 당시 경기 광주군 중부면 일대로, 서울시의 빈민가 정비 및 철거민 이주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된 것이 '광주대단지' 사업이다.

 

현재 태평동 지역은 50년 이상이 지났음에도 당시 모습 그대로, 사람과 함께 건물도, 지역도 늙어가고 있었다. 이 지역은 광주대단지 조성 당시 산을 깎아내는 과정 없이 언덕을 몰아내지 않고 나무만 베고 그대로 집을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언덕 곳곳에 계단과 함께 골목 등이 많았다. 지역에 노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특성상 주거환경이 좋지 않은 상태다.

 

주민들은 만성적인 주차난과 통행난에 시달렸다. 큰길을 제외한 대부분의 도로는 왕복 2차선으로 차량 통행 수에 비해 차선이 부족해 보였다. 차선 갓길에는 개구리 주차 등 불법 주차가 줄지어 있어 마을버스나 트럭 등 큰 차량이 도로에 진입을 하게 되면 오가는 차량들과 불법 주차 차량이 뒤엉켜 정체가 발생하기도 했다.

 

또 이 지역에는 주차시설이 없고 건물들은 지하주차장이 마련돼 있지 않아 왕복 4차선 도로의 끝 차선은 주차 표시까지 돼 있어 사실상 주차장으로 이용되고 있었다.

 

골목에는 단독 주택들이 다닥 다닥 붙어있지만 방범용 폐쇄회로(CC)TV가 전무했고 흔한 가로등조차 없어 범죄의 위험이 우려됐다. 이와 함께 골목에는 전신주와 전선들이 어지럽게 뒤엉켜 미관은 물론, 전선 합선으로 인한 화재의 위험성도 도사리고 있다.

 

한 주민은 "이 지역은 골목이 많은데, 골목 끝에는 꼭 차량 1~3대가 주차돼 있어 사람 통행하기도 불편하고, 동네에 가로등이나 CCTV도 없어 불안하다""이번 개발로 태평동 지역이 잘 정비돼 많은 사람들이 유입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소·고발과 가짜뉴스 등의 의혹을 벗은 태평1동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회는 다시 사업 진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경기 성남시 태평동 지역 개발 조감도./태평1동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회 제공

최근 주택법 위반 혐의에 대해 경찰 수사 결과 무혐의 처분을 받은데 이어 이번 논란으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가 사문서 위조 등 위법 행위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22일 추진위에 따르면 비대위가 임시지위 및 신탁지급집행 가처분 신청과 성남시 민원접수 과정에서 설문조사를 명목으로 조합원 연락처 등 개인 정보를 알아낸 뒤 조합원 동의 없이 명의를 무단 도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명의를 도용당한 조합원들은 각종 신청 서류를 작성한 적이 없다며 사실 확인서를 제출했고, 추진위는 비대위 측 관계자들을 사문서 위조와 영업방해 등으로 고소했다. 추진위 측은 조합원이 아닌 외부인이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며 조합원 피해 발생 시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추진위는 현재 사업 부지 내 토지소유자 3분의2(약 71%) 이상의 지구단위계획 동의서를 받아 올 2월 성남시에 주민제안 지구단위계획을 접수했다. ·공유지까지 포함하면 약 76%의 토지사용권원을 확보한 상태다. 또 현재 아파트 건설 예정 세대수 662세대 중 470여 세대가 조합원에 가입했고 70% 이상 조합원을 확보했다.

 

이에 지역 주민들은 지역 개발을 통해 태평동이 깨끗하게 정비되고 활력 넘치는 동네가 되길 기대했다.

 

경기 성남시 수정구 태평동에서 40여년을 거주하고 있는 조합원 송모(62)씨는 태평동 지역이 개발돼 비가 새지 않는 아파트에서 거주하는 것이 인생의 마지막 바람이라고 말했다. 송씨는 "두꺼비집 동요같이 '헌집 대신 새집이 생기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을 한다. 현재 집이 물이 새서 비라도 오면 세숫대야로 빗물을 받아내고 있다"고 말했다. 송씨는 1984년에 지어진 단독주택을 1988년에 샀다. 현재는 집이 노후하다 보니 비가 새고 벌레가 나와 다른 세입자는 없이 송씨만 거주하고 있다. 천정 등 수리 비용도 만만치 않아 리모델링은 꿈도 못 꾸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TV를 보면 '어디는 얼마가 올랐네', '몇억이 됐네' 하는데, 그런 것은 상관없이 깨끗한 집에서 살고 싶다""여기도 개발이 돼 아파트가 들어선다고 하니까 기대가 된다. 무릎도 좋지 않은데 빌라 계단보다는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고 싶다"고 말했다.

 

태평동에서 42년째 거주하고 있는 박모(68)씨는 '아이들과 노인이 인사하고 갓난 아이 울음소리가 들리는 사람 사는 동네'를 이야기 했다. 박씨는 "태평동은 교통의 요지로 서울과도 가깝다. 개발이 된다면 서울과 분당, 판교로 직장을 다니는 사람들도 이 지역에 많이 거주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젊은 사람들도 유입돼 아이들도, 어른들도, 노인들도 함께 어우러지는 태평동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강석옥 태평1동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장은 "고소·고발과 가짜 뉴스 등으로 조합 가입자 약 10%가 이탈을 하기도 했지만, 법적 절차를 거치며 모든 의혹은 해소됐고 사업은 다시 박차를 가하고 있다""조합원들과 함께 투명하게 사업을 진행해 내년 조합 설립을 목표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강석옥 성남시 태평1동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장./사진=김동성 기자


모든 의혹 해소, 투명한 사업 진행으로 내년 조합 설립 목표

강석옥 성남시 태평1동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장 인터뷰


경기 성남시 수정구 태평1동의 세대수와 조합원은 얼마나 되는가. 사업은 언제부터 이뤄졌나.

태평1동은 서울과 가까워 입지가 좋은 지역임에도 여러 제약을 받아 낙후돼 관심을 받지 못하던 곳이었다. 그러던 중 20195월 태평1동은 성남시 도시정비사업 2030에서 해지됐다. 이에 민간개발 방식인 지역주택조합아파트 개발을 목적으로 주민들과 함께 추진위를 구성해 개발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202012월 개정된 주택법에 의한 조합원 모집 신고 필증을 받아 조합원을 모집했고 사업 부지 내 토지소유자 3분의2(약 71%) 이상의 지구단위계획 동의서를 받아 올 2월 성남시에 주민제안 지구단위계획을 접수했다. 국공유지까지 포함하면 약 76%의 토지 권원을 확보한 상태다. 현재 아파트 건설 예정 세대수 662세대 중 470여 세대가 조합원에 가입했고 70% 이상 조합원을 확보한 상태다. 서울 및 성남지역 지역주택사업 최초의 사례라고 할 만큼 사업 진행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사업 진행 과정 중 고소·고발과 가짜 뉴스 등으로 어려움이 있었다고 들었다.

최근 자칭 비상대책위원회라 하는 사람들이 어떠한 목적인지는 모르겠지만 고소·고발을 진행하는 등 추진위원회, 업무대행사, 조합가입자를 대상으로 사업을 방해하는 일이 있었다. 그들은 '임시지위를 위한 가처분'을 신청했으나 고소인이 가처분 취하서와 '가처분 신청 사실 없음' 사실 확인서를 제출했다. 1·2차 모두 고소인이 불출석해 사건이 종결됐다. 성남시청에 접수된 '태평1동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회 조합원모집신고필증 취소 및 주택건설사업자 면허 정지' 민원은 민원인들이 '민원 신청 사실 없음' 사실 확인서를 제출했다. 대신 이 건에 대해 사문서위조로 고소장을 접수해 사건 조사가 진행중이다. 업무상배임횡령 검찰 고발은 추진위를 와해시키려는 세력에 의한 고발로, 비대위 위원장이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추진위 사무실을 방문해 이들의 악의적인 행동에 대해 알게 돼 고소취소장을 직접 접수하고 자진 사퇴했다. 비대위 위원장이 고소를 취소하자 모집 조합원의 명의를 빌려 재차 같은 내용으로 고발을 했으나, 고발인이 추진위를 방문해 사실 확인 후 스스로 고발을 취소했다. 이 세력은 사업을 방해한 뒤 추진위와 업무대행사를 몰아내고 본인들이 이 사업을 차지하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지금까지 고소·고발 등 4건의 사건이 모두 종결돼 사업 진행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

 

업무대행사의 주주 및 대표이사 부사장, 모집 대행사의 등기이사 등을 겸하고 있다는 오해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모집신고필증을 받기 위해서는 성남시에 추진위 발기인의 조합원자격 결격사유가 있는지를 확인하게 된다. 성남시에서 발기인들의 결격사유가 없기 때문에 모집 신고 필증을 허가해 준 것이다. 하지만 추진위 위원장이 업무대행사 주주 및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조합원 모집 대행사 등기이사라는 가짜 뉴스가 나왔다. 이에 성남시는 '주택법 위반'이라며 지난 6월 성남 수정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했다. 결과는 주택법에 의거해 문제가 없어서 7월 무혐의로 내사 종결 처리됐다. 정말 문제가 있었다면 성남시가 수사의뢰가 아닌 정식 고발을 했을 것이다.

 

고소·고발 등이 이어지면서 조합원이 탈퇴하는 등의 피해도 발생한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대응을 준비 중인가.

가짜 뉴스 등으로 인해 조합가입자 약 10%가 이탈했다. 추진위를 와해시키려는 세력에 대해 수정경찰서에 사문서 위조, 개인정보법 위반 등으로 고소·고발을 했으며 수사 진행 중이다. 어떠한 세력인지는 수사 결과를 통해 밝혀질 것으로 기대한다.

 

위원장으로서 마음고생도 많았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의 사업 진행에 대해 이야기해준다면.

태평1동의 개발을 위해 밤낮으로 노력해왔다. 그럼에도 오해와 비방으로 마음고생을 한 것은 사실이다. 여러 고소·고발이 이어졌지만 어떻게 보면 가짜 뉴스로 인한 추진위에 대한 의혹을 벗어버릴 수 있었다. 추진위원회와 업무대행사는 조합원들과 함께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투명하게 사업을 진행할 것이며 각종 의혹이 해소된 만큼 내년 조합 설립을 목표로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겠다.

 



최신기사


    최신 뉴스 더보기


        많이 본 뉴스

          산업 최신 뉴스 더보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