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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대통령 선택시 조건 꼼꼼히 따져봐야

윤요섭 기자 ㅣ ys501@chosun.com
등록 2022.01.15 11:19 / 수정 2022.01.17 14:50

황전원(전 사회적참사특조위 상임위원)/본인 제공

대통령 선거가 5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정치인은 모두 도둑놈이고 그 사람이 그 사람이라고 흔히 말하지만, 사실 정치지도자를 뽑는 것은 자신과 나라의 운명이 달려있는 중차대한 사건이다. 나라를 잃고 죄 없는 국민들이 온갖 고초를 당한 것이 불과 100여년 전 이다. 


잘못된 정치지도자를 뽑는 것은 이런 지옥같은 역사의 되풀이에 공범이 되겠다는 선언이다. 따라서 정치인을 선택할 때 혈연, 학연, 지연 등 친소관계가 아니라 내 자신은 물론 우리 후세대들의 삶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물건을 살 때는 온갖 고민을 다 하면서, 정작 나라의 운명이 달린 문제는 대충 친한 사람을 뽑는다는 것은 무책임한 행위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대통령 선택의 기준은 크게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 일관성이다.우리 국민들이 교육정책에 불만이 높은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해방 이후 50여 차례 이상 바뀐 대입정책 때문이다. 정책이 수시로 변죽을 부리면 국민은 자신의 삶에 대한 예측이 불가능해지고 종국에는 정치 지도자에 대한 신뢰를 거두게 된다. 신뢰를 잃어 버리면 아무리 좋은 정책을 내세워도 그것을 곧이 곧대로 믿을 국민은 없다. 학자들은 경제가 가장 싫어하는 것으로 예측불가능성을 꼽는다. 국민도 마찬가지다. 입으로는 환경을 이야기하면서 태양광을 빙자하여 산림을 마구잡이 훼손하고, 새마을운동을 적폐로 몰면서 해외에서는 수출하겠다고 자랑을 하는 앞뒤가 다른 지도자는 더 이상 설자리가 없어야 한다.


둘째, 정직성이다.정치지도자의 정직성은 일반 국민들의 그것과는 결이 다르다. 정치지도자에게 요구되는 정직성은 바로 자신에게 불리한 것, 자신의 잘못을 인정할 줄 아는 용기이다. 정치지도자도 인간인 이상, 실수할 수 있다. 또 현대사회의 복잡한 매카니즘으로 당초 정책 의도와는 달리 엉뚱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도 있을 수 밖에 없다. 이때 필요한 것은 바로 자신의 잘못된 판단을 인정하고 이해를 구하는 용기 즉 정직성이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뒤로 숨거나 또는 거짓말 같은 변명으로 되풀이 할 때 순간은 모면할 수 있을지 몰라도 결국에는 드러나게 된다. 실수하는 정치인은 용서해도 현란한 말솜씨로 임기응변하는 지도자, 거짓말하는 지도자는 용서받을 수 없다.


셋째, 형평성이다.형평성은 한마디로 말하면 기회의 공정성이다. 자신의 이념에 맞는 사람에게만 특혜를 주는 행위, 표 되는 사람에게만 기회를 주는 공정성을 잃은 정책은 국민을 내편, 네 편으로 갈가리 찢어 놓는다. 10명의 사람으로 100명의 효과를 거두는 지도가가 있는 반면, 100명의 사람으로 10명의 성과도 거두지 못하는 지도자도 있다. 국민을 한 마음으로 모아서 힘을 발휘하기는커녕 오히려 갈가리 찌어 동력을 상실하는 경우의 대부분은 형평성을 잃어버렸을 때 발생한다. 


스웨덴의 문화심리학자 홉스테드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상향식 평등주의 욕구가 높은 나라이다. 즉 지위의 고하, 재력의 여부에 따라 기회를 차별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매우 높은 사회다. 미국의 경우 학교에 기부를 많이 한 사람의 자녀에게 기여입학을 허용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 도입되지 않는 이유는 기회의 평등에 대한 국민적 욕구가 높은 데에도 그 원인이 있다. 조선시대의 당쟁을 비판하면서 그 당쟁을 그대로 재현하는 지도자는 애당초 선택하지 않아야 한다.


정치인의 말은 믿으면 안되고 행동을 보고 판단하라는 말이 있다. 현란한 말 재주가 아니라 그 사람의 살아온 궤적과 행동을 예의 주시하면 과연 위 세 가지 조건에 부합하는 지도자가 누구인지 답이 나온다. 우리의 손에 나라의 운명이 달려있다.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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