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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세정 "자꾸 넘어지고 아팠던 시간 지났죠"

이우정 기자 기자 ㅣ lwjjane864@chosun.com
등록 2022.04.15 17:38

사진: 젤리피쉬 제공

김세정이 국민 아이돌로 활약하더니 이젠 국민 로코 여신이 됐다. 아이오아이로 데뷔한 후 구구단, 솔로 아티스트, 그리고 배우로, 또 뮤지컬 무대까지. 이제 데뷔 7년 차를 맞이하는 김세정은 20대를 오롯이 일에 쏟았다.

20대 후반에 접어드는 시기에 만난 '사내맞선'은 김세정에게 또 다른 꽃길을 열어줬다. 로맨틱 코미디 맞춤형 배우로서 제대로 눈도장을 찍은 기회였다. 전작 '경이로운 소문'에 이어 글로벌 OTT 서비스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덕에 해외 K드라마 팬층도 다졌다.
극 중 김세정은 절친한 친구의 부탁으로 대신 선 자리에 나갔다가 자신이 근무하는 회사 사장을 맞선 상대로 맞이하는 식품 연구원 '신하리'로 분했다. 하리는 열심히 살지만 빚이 줄어들지 않는 집안에서 장녀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사는 인물이다.

그런 하리에게는 비밀이 하나 있다. 오래된 친구를 짝사랑하고 있는 것. 7년간 마음에 품은 친구를 잃을까 고백도 하지 못하는 그의 앞에 완벽한 외모와 재력, 능력을 가진 남자 '강태무'가 나타난다. 뜻밖의 계약 연애를 시작한 두 사람은 그야말로 안방극장을 들었다 놨다.
전작 '경이로운 소문'에 이어 흥행 2연타를 친 김세정과 '사내맞선' 종영 후 화상으로 만났다. 소감을 묻자, 김세정은 "두 가지 마음이 공존한다"며 노력이 늘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님을 알고 있다고 했다. 그렇기에 기대와 바람보다 그저 제 할 일에 집중했다.

"일단 두 가지 마음이 공존하는데요. 첫째로는 너무 감사하다는 점이고, 열심히 했는데 이런 좋은 결과까지 받아내기가 쉽지 않은데, 전작도 이번에도 열심히 한 만큼 좋은 성적을 받아서 감사했어요. 두 번째는 그만큼 부담이 된다는 점이겠죠. 감사하게도 다 운이기도 한데요. 열심히 한 것에 대한 대가를 늘 받는 게 당연하지 않다는 걸 알고 있어요. 혹여나 '다음에도 잘될 거야'라고 생각하실까봐 부담스러운 면도 있지만, 그럼에도 저는 열심히 할 거고, 걱정은 크게 없어요."

사진: SBS 제공

제대로 된 로코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오롯이 로맨스 호흡에 집중해야 하는 작품이었다. 다행히 극 중 '하리'의 발랄하고 당찬 매력이 김세정과 닮아 있었다. 캐스팅 소식이 전해졌을 때부터, 드라마 팬들의 기대가 쏠렸던 건 당연했다. 하지만 김세정의 생각은 달랐다. 처음엔 하리와 자신에겐 거리가 있었다고 말했다.

"저는 처음에 하리와 제가 말이 멀어져 있다고 생각한 사람 중 하나였어요. 제가 워낙 성격이 사내대장부 같고 털털한 성격이다 보니까 (감정을) 잘 가려내지 못하는 편인데, 하리는 상황에 닥치면 판단을 잘 하는 친구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 점에서 다르지 않을까 싶었는데 (연기를) 하면 할수록 동화되는 부분이 많았어요. 지금 점수를 매기자면 90% 정도 닮아 있지 않을까 싶어요."
김세정은 '신하리' 그 자체로 분해 코믹함과 사랑스러움을 한껏 끌어올렸다. 여기에 상대역 안효섭과의 비주얼, 로맨스 케미가 더해졌다. 시청률이 우상향했다. 방송 3주 만에 시청률 10%를 넘기며 대세 드라마임을 입증했다.

작품의 관전 포인트였던 사장과 직원의 아찔한 계약 연애. 초반부터 진한 러브신은 없었지만, 서서히 가까워지는 신하리, 강태무 커플의 모습에 '하태커플'이라는 애칭도 얻었다. 말 그대로 두 사람은 점점 핫해졌다. 안효섭과는 커플 화보도 찍고, 시청률 공약으로 노래까지 함께 불렀다. 이런 모습이 시청자의 과몰입을 부추겼다.

"저 커플 화보 처음입니다.(웃음) 그래서 걱정도 많이 했고, 얼마만큼 친하게 보이도록 찍어야 할까 생각을 했어요. 사실 커플 화보 찍기 전에는 효섭 선배와 (극 중) 커플 신을 전혀 찍지 않았던 상태였거든요. 어찌 보면 그 화보 덕분에 친해진 것도 있어요. 그 이후로 커플 신이 많아서 화보를 기점으로 더 편하게 촬영할 수 있었어요. 초반 메이킹 보면 서로 뚝딱 거리는 게 보이거든요.(웃음) 화보 이후에 도움을 많이 받았죠."
처음으로 베드신도 소화했다. "부끄러워서 모니터링도 못  했다"고 말한 김세정은 생각보다 진한 러브 신이었지만 걱정보다는 감정선을 다잡는 것에 집중했다.

"부끄러워요. 모니터링도 못 했어요. 사실은 관람등급을 생각했기 때문에 덜어내야 하는 부분이 있어서 그 정도로 나온 것 같아요. 태무와 하리의 여러 감정선을 봤을 때, 시련과 곤란을 겪고 그 끝에서 사랑을 나누는 장면이거든요."

"저는 노출이 크게 있지 않아서 준비는 안 했는데 효섭 선배는 관리를 많이 하신 것 같아요. 제가 준비한 지점이라면 감정선을 잇는 점이었어요. 그 감정에 대한 회의를 정말 많이 했거든요. 그냥 걱정돼서 안아주고 포옹하는 느낌이 아니라 감정을 끌어올려서 해야 하니까요."
'사내맞선'로 시청자의 연애 세포를 제대로 자극한 김세정이지만 현실은 달랐나 보다. 과거 한 인터뷰에서 '연애가 적성에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말한 이후 연애관에 변화가 생겼는지 물었다.

"하.. 저는 아직도 크게 변한 게 없는 것 같아요.(웃음) 왜냐하면, 왜 현실에는 그렇게 사랑해 줄 것 같은 사람이 없을까요? 하하. 언젠가는 만날지 모르지만, 아직 제 인생에서 일만큼 저를 사랑해 줄 사람을 못 만났어요. 아직도 전 운명을 믿거든요. 저만큼 저를, 제 일을 같이 사랑해 줄 사람이 있을 거라고 아직 믿어요. 그저 아직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에 드라마로만 로맨스를 보여드릴게요.(웃음)"
'사내맞선'은 김세정에겐 20대 후반에 찾아온 선물이었다. 20대 초중반이 가수 김세정으로서, 아이오아이, 구구단으로서 보낸 봄이었다면, '사내맞선'은 봄 후반전을 열어준 기점이 됐다. 스스로도 또 하나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20대 후반기에는 '사내맞선'이 너무 잘 열어주지 않았나 싶어요. 작품을 통해 얻은 것이라 하면, 저는 '가능성'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감사하게도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어서 더 넓은 시장에서 할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지 않았나 싶어요."
수년간의 연예계 생활에서 스스로를 채찍질하던 때도 있었다. 노력한 것에 상처를 받고 싶지 않아 게을렀던 때도, 반대로 열심히 한다는 것에 대해 강박을 가지던 때도 있었다. 그 모든 순간을 거쳐, 지금의 김세정은 더 단단하고 평안해졌다.

"그동안은 자꾸 넘어지고 다치고 아팠거든요. 이젠 저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는 습관이 생겨서 걱정이나 강박도 없고, 방전이 될 때면 제겐 좋은 친구들이 있거든요. 좋은 사람들 속에서 방전된 것을 채우기도 하고 이겨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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