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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손석구, '범죄도시2'에서 느낀 마동석의 주먹 타격감?

조명현 기자 기자 ㅣ midol13@chosun.com
등록 2022.05.22 00:01

영화 '범죄도시2'에서 강해상 역을 맡은 배우 손석구 / 사진 : ABO엔터테인먼트 제공

사회면 기사를 보다 보면, 두 주먹 불끈 쥐게 하는 상황이 있다. 잔혹한 범죄에 한번 놀라고, 경미한 처벌에 두 번 놀란다. 그래서 우리에겐 영화 '범죄도시'가 필요한 게 아닐까. 그리고 그 통쾌함의 중심에는 극악한 범죄자 강해상(손석구)을 처단하는 마석도 형사(마동석)의 엄청나게 무시무시한 주먹이 있다. '범죄도시2'에서는 악인은 더 악랄해지고, 마석도의 주먹도 그만큼 더 크게 움직인다.

'범죄도시2'는 베트남 일대를 장악한 최강 빌런 '강해상'(손석구)을 잡으러 출동한 '마석도'(마동석)와 금천서 강력반 형사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강해상은 베트남에 관광차 온 한국인들을 납치하고, 극악무도하게 살해해 시신을 유기했다. 이를 알게 된 마석도 형사는 그를 잡으러 나선다. 늘 그렇듯, 맨주먹은 마석도의 가장 큰 무기다. '범죄도시'의 팬이기도 했던 손석구는 계속 들어오는 악역 제안에 "가장 센 놈 하나만 하자"라는 마음으로 '범죄도시2'에 합류했다. 그에게 마석도의 맨 주먹맛은 어땠을까.

영화 '범죄도시2' 스틸컷 / 사진 : ABO엔터테인먼트 제공

Q. '범죄도시'에서 장첸 역의 윤계상의 존재감이 컸다. 그만큼 '범죄도시2'의 빌런 자리가 선뜻 도전하기 어려웠을 것 같다.

"제게 악역 제안이 많이 들어왔어요. 저는 막 피 칠갑하고 거친 액션, 거친 언행 등 이런 역할에 매료되는 편은 아닌데요. 그런 캐릭터가 많이 들어오다 보니, 할 거면 들어오는 악역 중 가장 센 것하고 당분간 그만하자는 생각에 '범죄도시'를 선택했죠. 그리고 1을 너무 좋아했고요. 촬영할 때도 주변에서 그런 얘기가 많았죠. '메인 빌런이야? 그럼 장첸보다 잘해야겠네, 부담되겠네'라고요. 저는 그냥 제 식대로 시나리오를 해석하고, 늘 하던 걸 했어요. '범죄도시2'에서 제 역할은 딱 하나라고 생각했어요. 관객분들이 마석도라는 캐릭터 등 뒤에서 안전하게 있으면서 '아, 저놈 잡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끔 하고 마지막에 통쾌한 액션을 통해서 악인이 무너지는 모습을 관객이 통쾌하게 보게 하는 것이라고요. '범죄도시2' 특유의 코미디가 있고요. 그런 단짠단짠에서 많이 나오지는 않지만 나왔을 때 강렬하고 무서운 임팩트를 줘서 '저 악인을 잡고 싶다'라는 마석도의 마인드에 관객이 빙의될 수 있도록 그 역할을 충실히 행하자고 생각했어요. 전작에 대한 그런 것보다 2편이지만 하나의 독립된 영화로 생각하고 한 것 같아요."

Q. 강해상은 어떤 인물이라고 생각했나.

"강해상의 키워드는 '울분'이었던 것 같아요. 울분에 차 있고 그러다 보니, 화가 많은 인물? 외적인 고민을 많이 했어요. 복잡하지 않고 통쾌한 영화라 직관적이고 보는 맛이 있어야 하는 영화잖아요. 그래서 의상 피팅, 분장 피팅 이런 걸 한 번에 끝나지 않고 분장 실장님과 감독님과 엄청 많이 회의했어요. 되게 많은 버전을 거쳐서 지금의 강해상이 됐어요. 찍기 바로 전까지 머리를 기르기도 했거든요. 머리를 기른 상태에서 기를지, 자를지, 피부 톤은 어떻게 할지, 의상도 화려한 옷은 아니지만 거의 제작해서 입었고요. 몸에도 살을 찌우고 싶었거든요. 태닝을 정말 많이 했고요. 거의 1년 동안 다닌 것 같아요. 피부도 많이 상했고. 내적으로는 내가 더 혈기 왕성할 때 가졌던 울분과 화가 가득한 시절을 많이 떠올리려고 한 것 같아요."

영화 '범죄도시2'에서 강해상 역을 맡은 배우 손석구 / 사진 : ABO엔터테인먼트 제공

Q. 몸무게를 10kg 정도 증량했다고 알려졌다. 증량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

"저는 그냥 무조건 많이 먹었어요. 전문 트레이너분께 도움을 받기보다, 현실감 있게 잘 먹고, 해외에서 호의호식한 몸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래서 그냥 무식하게 했어요. 대신 무거운 걸 많이 들었어요. 벤치 프레스도 120kg 정도 들었어요. 100kg 넘는 무게는 처음 들어봤어요. 무식하게 무거운 걸 들었어요. 강해상이라면 운동도 이렇게 했겠다 싶었어요. 먹는 걸 마음대로 먹었어요. 자기 전에도, 촬영 직전에도, 얼굴이 부어도 되니까 막 먹고 했어요. 그게 진짜 좋았어요. (웃음)"

Q. 액션 장면 중 가장 힘들었던 액션 장면과 가장 즐겁게 촬영했던 액션 장면이 있다면.

"가장 힘들었던 장면은 역시 마지막 장면을 가장 오래 찍었고요. 그 장면만 3~4일 찍은 것 같아요. 본 액션 들어갈 때 문제가 없도록, 리허설을 많이 했어요. 그리고 뿌듯했던 장면이 있어요. 마석도를 본격적으로 만나기 전에 강해상의 엘리베이터 장면이 있는데요. 그건 제가 감독님께 직접 제안한 거예요. '마석도를 만나기 전에, 마석도보다 더 위협적으로 보일 수 있는 사람과 직접 붙어보는 설정은 어떨까요?'라고요. 제가 촬영 때 감독님께서 '오케이'하면 거의 이견을 낸 적이 없거든요. 그런데 그 장면 때는 '한 번만 더 하고 싶다'라고 했어요. 액션 연습을 정말 열심히 했거든요. 그 이유 중 하나가 제가 '한 번만 더 하고 싶다'라고 할 때, 현장에서 '쟤가 한 번 더 하고 싶다고 하면 이유가 있을 거야'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믿음을 주고 싶었어요. 그리고 그때 마지막에 제가 한 버전이 영화에 담긴 장면입니다."

Q. 빌런 표현을 위해 촬영 전 어떻게 마인드 컨트롤을 하는 편인가.

"촬영 전에 팔굽혀펴기하고요. 거친 호흡이 가짜처럼 보이면 안 되잖아요. 그래서 액션 전에 팔굽혀펴기하고, 뛰고 해서 좀 에너지를 끌어 올리고 찍는 것 같아요. '범죄도시2'는 한 번 뛰기 시작하면, 끝까지 달려야 하는 영화라서 연기도 뭔가 한순간도 힘이 빠져 보이거나 이러면 안 되잖거든요. 마인드 컨트롤보다는 몸의 에너지를 끌어 올리면 정신도 깨어나는 것도 있어요."

영화 '범죄도시2' 스틸컷 / 사진 : ABO엔터테인먼트 제공

Q. 직접 느껴본 마동석의 타격감은 어땠나.

"(마)동석이형이 액션의 전문가세요. 사실 타격감을 느끼지 못합니다. 정말 안전하게 촬영을 하면서도 보이는 타격감은 어마어마하죠. 믹싱이 들어가고 하면. 뭐, 더더욱 어마어마하고요. 맨 마지막 액션 찍을 때 저희끼리 보면서 모니터링하면서 많이 웃었어요. 현실에서는 한 대 맞으면 이미 기절했어야 했는데 오래도 버틴다고요. (웃음)"

Q. 마동석과의 호흡은 어땠나, 배우고 싶은 지점이 있었나.

"(마)동석이 형 연기는 리얼하잖아요. 실제를 보는 것 같고요. 저도 그런 걸 추구해서, 그런 연기를 해내시는 분의 연기는 꼭 챙겨봐요. 제 촬영이 아니더라도요. 본인이 어떤 사람인지 너무 잘 알고 계셔서, 보는 사람이 보기에도 편안한 것 같아요. 사실 '범죄도시2'에서 저희가 많이 붙지는 않아요. 그런데 재미있어요. (마)동석이 형이랑은 연기하는 것 같지 않아요. 그냥 진짜 사람을 보는 것 같아요. 그래서 함께하면 저도 진짜 사람이 되는 것 같은 느낌을 많이 받죠."

Q. '범죄도시2'가 흥행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범죄도시2'의 매력은 뭐라고 생각하나.

"단짠단짠(달고 짜고의 줄임말) 같아요. 무서울 때 무섭고, 웃길 때 웃기고, 중간이 없어요. 그게 1번 같아요. 2번은 현실감 같아요. 현실 범죄, 현실 형사의 모습이요. (마)동석이 형은 실제 형사분들이랑도 친분이 많아서, 실제 범죄를 많이 알고 계세요. 그리고 영화답게 녹이는 법을 천재적으로 잘 알고 계시고요. 감탄이 나와요. 배우고 싶어요. '범죄도시'에 합류하며 알게된 것은 1편 부터 만들어진 촬영 문화가 있어요. 시나리오에 얽매이지 않고, 현장에서 태어나는 애드리브와 아이디어를 믿고 간다는 것. 감독님만 주가 되어 아이디어를 내는 게 아니라, 촬영 감독님, 무술 감독님, 스태프, 주·조연 배우 상관없이 누구나 와서 아이디어를 낼 수 있어요. 오픈되어있는 유기적인 문화예요. 배우로서 경직된 문화 없이 하고 싶은 거 다 할 수 있는 말도 안 되는 시도를 해볼 수 있는 것, 그것이 '범죄도시' 현장의 매력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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