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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추앙할 수밖에 없는 손석'구 씨' 유니버스

조명현 기자 기자 ㅣ midol13@chosun.com
등록 2022.05.22 00:02

영화 '범죄도시2' 강해상(왼쪽),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구씨를 맡은 배우 손석구 / 사진 : ABO엔터테인먼트, JTBC '나의 해방일지' 홈페이지

"나, 요즘 추앙하는 사람이 생겼어."

최근 주변 사람들에게 많이 듣는 말이다. 이는 현재 방송 중인 JTBC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에서 '구 씨'로 등장하는 손석구에 대한 이야기다. 구 씨는 어느 날 갑자기 마을에 들어와 술만 마시는 정체가 흐릿한 외지인에서 염미정(김지원)을 추앙하게 되며 점점 선명해지는 인물이다. 추앙하는 두 사람의 모습은 발 닿는 대로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묘한 위로를 전하며 '추앙 커플' 앓이를 양산했다.

그런데 '나의 해방일지'의 구 씨가 묘하게 '범죄도시2'의 강해상과 연결된다. 조직 생활에 몸담았던 구 씨의 과거가 바로 '범죄도시2'의 강해상이라는 것. 이는 '구 씨 유니버스'라는 이름으로 '나의 해방일지'를 보는, 영화 '범죄도시2'를 보는 또다른 재미를 더했다. 손석구 역시 이를 알고 있다. '범죄도시2'에서 그는 강해상 역을 맡아 베트남에 관광차 온 한국인들을 납치하고, 극악무도하게 살해해 시신을 유기하는 최강 빌런의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 '범죄도시2' 강해상 역을 맡은 배우 손석구 / 사진 : ABO엔터테인먼트

Q. '나의 해방일지'가 굉장히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 구 씨와 강해상 캐릭터가 연결된 '구 씨 유니버스'가 화제가 되고 있다.

"친구들이 저에게 그 농담을 많이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 마을로 숨은 거야?'라고 물어봐요. 그런게 재미죠. 그렇게 되어 너무 기분이 좋아요."

Q. '나의 해방일지'의 방송 시기와 영화 '범죄도시2'의 개봉 시기가 맞물리며, 완전히 다른 온도차의 캐릭터로 대중과 만나는 것에 대한 재미가 있을 것 같다. 스스로 느끼는 만족감도 있나.

"만족감이 커요. 상반된 캐릭터가 같은 시기에 나왔을 때, 제가 만족감을 느끼는 부분은 보시는 분들의 재미 같아요. '여기서는 이랬고, 저기서는 이랬네, 재밌네'라는 생각을 하실 텐데, 이건 제가 의도한 게 아니잖아요. 1년의 텀을 두고 나왔으면, 이런 재미를 드릴 수 없는데 의도치 않게 새로운 재미 포인트가 생긴 것 같아서 만족스럽습니다. 두 작품 모두 엄청나게 오래 걸렸어요. '나의 해방일지'도 정말 옛날에 하기로 했거든요. 그런데 제 기억에 작가님께서 '글을 좀 더 쓰고 싶다,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라고 하셔서 촬영 시기도 좀 미뤄졌던 것 같아요. '범죄도시2'도 팬데믹 상황으로 미뤄지기도 했고요. 배우에게는 중간 텀이 길어져서 조금 불안하기도 했고, 조급하기도 했는데요. 그만큼 2배로 즐길 수 있게 돼 좋아요."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구 씨 역을 맡은 배우 손석구 / 사진 : JTBC '나의 해방일지' 홈페이지

Q. '범죄도시2'에서도, '나의 해방일지'에서도 달리기, 멀리뛰기 등 피지컬이 남다른 연기를 해냈다. 과거 운동선수를 꿈꿨다고 했는데, 타고난 운동신경일까.

"어릴 때부터 운동했으니까 좀 더 그런 건 있겠죠. 그런데 타고났다고 해도, 전문가분들의 리드 없이는 불가능해요. 그런 연기를 하면 잘하지 못할까봐 저도 엄청 조마조마 해요. 그런데 방법이 없는 것 같아요. 스턴트 팀이 시키는 대로, 리드해주는 대로, 잘 따르는 수밖에 도리가 없는 것 같아요."

Q. 전작에서도 거친 역할을 해왔지만, 늘 다른 사람처럼 느껴졌다.

"저는 캐릭터를 맡으면, 키워드를 하나씩 생각해요. 사람마다, 작품마다, 캐릭터마다 키워드가 다 다르니까요. 강해상은 '울분'이었어요. 한 사람 안에서도 키워드들이 다를 수 있으니까요. 시나리오도 다른 시나리오고, 캐릭터도 다른 캐릭터고요. 그래서 같은 결에서 다른 느낌이 나오는 게 아닐까 싶은데요."

Q. '범죄도시2'의 강해상부터 '나의 해방일지'의 구 씨까지 전성기를 맞은 것 같다. 스스로 느끼나.

"(웃음) 저는 사실 그걸 잘 몰라요. 필리핀에 한 달 반 정도? 드라마와 영화 개봉 전부터 여기 있었어요. 소식으로만 드라마가 많은 사랑을 받고 있고, '범죄도시2'가 반응이 좋다고 들었지, 체감은 못 하고 있어요. 하기가 어렵죠. 그런데 필리핀에서도 드라마로 알아보시는 분들이 계세요. 넷플릭스를 통해서도 공개됐으니까요. 그러면 매우 기분이 좋고요. 그런 정도예요. 한국에서 친구들에게 전해 듣는 정도입니다."

영화 '범죄도시2' 강해상(왼쪽),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구씨를 맡은 배우 손석구 / 사진 : ABO엔터테인먼트, JTBC '나의 해방일지' 홈페이지

Q. 구 씨와 강해상 중, 어떤 이미지로 더 많이 기억되고 싶나.

"둘 중에 하나를 고른다면요? 저는 너무 극악무도한 것보다는 그래도 부드러운 면이 있는 게 낫지 않을까요? (웃음) 공존하는게 좋을 것 같아요."

Q. 예능프로그램 '방구석1열'에서 왓챠 단편영화 프로젝트 '언프레임드' 속 단편영화 '재방송'을 연출한 것에 대해 "30대에 가장 잘한 일"이라고 했다. 연출 계획은 없나.

"제가 앞으로 더 나이를 먹었을 때, 노후 옵션을 하나 더 만든 것 같았어요. 꼭 연기만 하는 게 아니라, 다른 것도 하면서 즐길 수 있는 가능성을 본 것 같아요. 그리고 다른 옵션이 없으면, 연기가 재미없어져도 계속 해야 하잖아요. 그런데 영화라는 범주 안에서 갈아탈 수 있는 배가 하나 생긴 것 같은 거죠. 연출할 수 있다면 저는 무조건 할 거고요. 그런 것에 대해서도 (마)동석이 형과 이야기를 많이 했고요. 글을 빨리 써야 하는데, 계속 촬영이 있어서요. 저는 사실 올해 한 작품 연출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벌써 5월이네요. 그러니까 빨리해야죠."

Q.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나.

"저는 그냥 늘 제 것 하는 배우로 기억되고 싶어요. 저 자신에게, 스스로 솔직한 배우로 기억되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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